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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77769 / 208쪽 127 x 195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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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첫 삽질에서 출판까지 무려 스무해가 걸렸던 민족서사시 『홍범도』를 한창 신명나게 써나갈 때 나는 마치 접신(接神)과 유사한 체험을 했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12월 초순, 미국 시카고의 미시건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책상을 놓고 『홍범도』 집필에 몰두하던 때 백마를 탄 홍범도 장군이 온몸에 눈을 맞으며 창문 바깥쪽으로 가까이 다가와 나를 물끄러미 지켜보시던 환시(幻視)를 경험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시집 『강제이주열차』의 작품을 쓰면서도 가슴에서 불덩이처럼 뜨거운 무엇이 울컥 쏟아져 들어오는 놀라운 충격을 자주 겪었다. 이번에는 1937년 그 아비규환의 강제이주열차를 타고 고려인들과 더불어 장장 42일 동안 2만 킬로미터의 먼 길을 시름없이 달려가는 회상의 동일성(identity)을 체감했다. 시베리아 철도의 칼바람이 갈라진 열차 널판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데, 저쪽 구석에서는 앓던 노약자가 몸을 비틀며 죽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강제이주열차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참혹한 광경을 나는 한사람의 시인, 즉 견자(見者)로서 낱낱이 목격하고 현장에 동참하였다.
그로부터 어느덧 80여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고려인 강제이주 문제는 우리 민족문학사에서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다. 그동안 소외와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었기에 더욱 그러하였다. 이제라도 나는 강제이주 문제를 내 문학의 화두로 삼고 당시 현실과 정황을 정성껏 복원해내고자 한다.
(…)
이 시집에 담긴 작품들은 우리 민족이 연해주와 사할린, 중앙아시아에서 겪었던 모든 고통과 시련, 그리고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만 두고 차마 꺼내지 못했던 애환을 내가 시인으로서 대신 불러내고 모셔온 것이다.
당시 강제이주열차에서 목숨을 잃은 2만여 슬픈 영혼들께 이 시집을 바친다.
2019년 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