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30106481 / 112쪽 140 x 22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조아란, 권희, 이정윤
-
김현경
-
김이나
- 15,120
- 19,800
- 16,650
- 16,200
출판사 리뷰
같은 연필에서 태어난 고독 이생진은 어린 시절부터 섬과 바다를 좋아해 직접 섬에 가 걷고 스케치도 하며 시를 쓴다. 작년 2018년 구순을 맞아 낸 『무연고 (無緣故)』가 38번째 시집이니 이번에 나온 『개미』가 39번째로, 다른 예술가의 그림에 조응해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새롭고 특별하다. 어렵지 않은 평범한 시어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는 이 시집에서도 그런 편안한 언어들을 풀어 놓는다. 시인은 연필을 들고 흰 종이 앞에 앉은 화가의 살아 있는 시선으로 들어가 그와 함께 공감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에는 ‘고독’ ‘외로움’ ‘죽음’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텅 빈 여백에 덩그러니 떠 있는 연필 한 자루(<연필>, 1996)를 보고, 그림이란 아무렇게나 그리는 게 아니라 “모두 말없는 고독에서 나온 그림이다”(「그림」)라며 화가의 외로움을 알아채며 시작한다. 이어지는 나무, 개미, 마늘 등의 평범한 소재 들에서도 모두 고독을 본다. 그리고 “죽음은 말이 없고 / 고독은 뒤따라가고 / 매달린 목 / 발버둥치다 지친 / 발가락 / 잠보다 깊이 잠든 눈 / 잘 가라”(「죽음 2」)고 하며 인간이라면 끝내 다다르게 되는 죽음과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식칼>(1998)이나 <도마 위의 생선>(1974) 같은 그림에서는 예술가의 예민함과 날선 분노를 발견하기도 한다. “연필에서 태어난 식칼이 / 민감해지더니 / 소름끼치더니 / 덜덜 떨더니 / 도마 위로 올라가 / 생선을 탁 탁 / 내리친다”(「식칼 2」). “생선은 세 토막이 나 / 벌린 입에서 / 다 쏟지 못한 피 묻은 욕설이 / 발딱거린다”(「식칼 4」). 화가가 예순이 넘은 나이인 1980-1990년대에 그리기 시작한 철물 시리즈는 강해 보여도 세월이 지나면 녹슬고 마는 자신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고독이나 분노를 노래한다는 것은, 그 외로움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 함께하고 싶은 그리움을 동시에 드러내는 일이다. “너무 앞서가지 마 / 혼자 되면 / 힘들어”(「개미 3」) 하며 멀리 걷는 이를 불러 세우고, “까치들은 어떻게 사나 / 서로 이웃하며 사는 살림이 보고 싶어”(「나무 7」), “나도 외로울 땐 / 슬그머니 나무 곁으로 / 간다”(「나무 2」)고 고백한다. 언뜻 차가워 보이는 그림 속에 숨겨진 화가의 따뜻한 시선이 시인의 언어로 잔잔하게 전해진다. 이는 아내를 그린 초상들에서 가장 숨김없이 드러나고, 시인 역시 먼저 보낸 아내를 떠올리며 마음을 보탠다. 개미로 표현된 인간의 초상 원석연의 그림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소재 중 ‘개미’는 각별하다. 이 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육이오전쟁의 상흔을 표현한 대표작 <1950년>(1956)은 수많은 개미들이 바퀴와 군화 자국으로 파인 땅 위에서 뭉치거나 흩어져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이후 개미는 그의 그림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데, 죽어가는 군상(群像)의 형식은 인간이 살아가며 겪는 갈등과 비극을 보여주고(<개미> 1986, pp.42-43), 넓은 여백에 단 한 마리를 극사실적으로 묘사해 배치한 작품들은 절대 고독에 대한 페이소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원석연 자신의 모습을 반영한다(<고독한 녀석> 1988, pp.32-33). 마늘, 생선, 나무, 집 등 다른 소재들도 여럿이 있는 모습과 단 하나만 남긴 모습을 대비적으로 그렸지만, 개미야말로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적합한 소재였을 터이다. 이생진은 “집단에서 / 하나하나 / 떠나든가 / 하나하나 모여서 집단을 이루든가”(「개미 1」)라며 연대와 고립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심리를 건드리고, “어디까지 갈 수 있어 / 가 보면 알아 / 언제까지 살 수 있어 / 살아 보면 알아”(「개미 2」)라며 어디에 도달할지 알 수 없지만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운명을 낮게 읊조린다. 이 책의 제목 ‘개미’와 표지에 놓인 한 마리의 개미는 고독과 연민 사이를 오가며 시대를 살았던 화가, 그를 알아본 시인의 시선, 그리고 인간 보편의 모습을 상징한다. 열화당은 지난 2013년, 작품집 『원석연』을 갤러리아트사이드에서 열린 원석연의 10주기 회고전에 맞춰 출간했다.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는 갤러리아트사이드는 「우리가 바라보는 것」이라는 제목 아래 원석연, 김기철 2인전을 2019년 8월 30일부터 9월 28일까지 연다. 이 책 『개미』는 원석연이라는 화가를 다시 한번 기리기 위한 후대들의 노력과 시도로, 출간을 기념해 이생진 시인의 낭독회가 9월 19일 갤러리에서 열린다.
서문
그림
민들레 홀씨
나무 111
개미 15
마늘
식칼 15
굴비의 눈물
가오리
집 16
고독 15
사람 12
죽음 15
아내의 얼굴 16
자화상
후기
수록 작품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