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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606800 / 29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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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용서란 단순히 있었던 일을 없는 것처럼 덮는다거나, 피해자가 아픔을 간직한 채 힘겹게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세간의 오해와 달리 용서는 부당한 행위에 대한 기억과 비판, 분노를 전제한다. 정의롭지 않은 일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생각하고 정의를 세우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강남순 『용서에 대하여』에서) 그런데 저들은 세월호 참사를 일개 교통사고라며 이제 그만 잊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국가폭력에 대해 유족들은 아직 비판도 분노도 다 표출하지도 못했는데 덮어버리라고 윽박지른다. 원인을 파헤치고 정의를 세우려하는데 이제 그만 모두 잊으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도 거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가해자 국가를 피해자 국민이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성찰적 분노 없이 어찌 화해를 꺼낼 수 있는가. “처참한 모습으로 떠오른 선체를 차마 마주보지 못한다. 모든 것이 내 잘못인 것만 같아서다. 좀 더 일찍 정신을 차리고, 눈을 부릅뜨고 세상을 살펴야 했다. 그러지 못해서 우리는 지금 많은 불행을 겪고 있다. 어머니가 겪은 4·3사건, 내가 겪은 세월호 참사, 그리고 아이의 엄마가 당한 가습기살균제 사건들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되풀이되는 국가권력의 횡포는 깨어 있는 국민만이 막을 수 있다. 그래야 내일의 세상은 진실이 힘을 얻는 사회로 바로 설 것이다.”(본문 중에서) 제4부를 끌어가는 화자, 미소의 아버지 오진국은 처절하게 반성한다. 이렇게 깨어있는 국민만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건강한 국가 사회를 이룰 것이라는 희망을 공유하고 싶다. 소설에 묻힐 때마다, 그 소설책을 낼 때마다 항상 힘을 보태주는 油然 님이 고맙다. 그리고 내 삶의 울타리가 되어 주는 아들 내외, 사랑스러운 손주들 璘·多·朗도 바르게 자라주어 고맙다. 좋은 책으로 엮어주신 ‘청어출판사’ 이영철 대표님과 편집진에게도, 아울러 소설집을 낼 수 있도록 마중물을 부어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에도 감사를 전한다.
제1장. 숨이 막히다
숨이 막힌다.
지금까지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참 별일이네! 물 밖으로 나가려고 몸을 솟구치면서 속으로 중얼거린다. 손에는 작은 전복 하나가 달랑 들려있다. 호오이. 참았던 숨을 내뱉는 입술이 바르르 떨린다. 수경을 통해 주위를 살핀다. 같이 물속으로 들어갔던 해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따라 별스럽게 두려움이 몰려온다. 은진이 엄마의 우려처럼 이제 정말 물질을 그만두어야 할 때가 되었나보다. 하긴 여든 살 나이에 물질을 한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오랫동안 나이를 잊고 살았다. 아니 나이를 생각하고 말고 할 여유조차 없이 지금까지 왔다. 그날 이후 오로지 목숨 하나 건사하기 바빴다. 어찌하다보니 가족이 생겼고, 새로 생긴 가족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물속에 들어갔다. 살다보면 어찌 기쁜 일만 있었겠는가. 다만 그날과 같은 참혹한 비극은 다시는 없을 거라고 그러니 웬만한 일엔 슬퍼하지 말자고 입술을 앙다물며 살았다. 두 번 다시 그런 황망한 일을 겪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는데……, 용왕님도 참 무심하시지! 저절로 입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에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란다. 물질을 하는 해녀가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신성한 존재를 그만 입에 올리다니! 이 무슨 불손한 태도란 말인가. 자책하는 마음에 혀를 끌끌 차며 다시 주위를 살핀다.
물발이 세지 않은 고래머리 쪽에서 물질을 익히고 있는 은진이의 머리가 보인다. 반갑다. 제법 떨어진 곳이어서 보일 리가 만무했지만 습관처럼 한 손을 높이 들어 흔든다. 예상대로 손짓을 발견하지 못한 아이는 이내 물속으로 자맥질하여 모습을 감춰버린다. 물질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보는 것만 같다.
열 살, 저 아이와 같은 나이에 나는 물질을 시작했다. 사실 물질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물질을 하고 싶다고 떼를 쓰는 내 고집에 어머니는 한심하듯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작가의 말_ 4
제1장. 숨이 막히다_ 10
제2장. 숨이 가빠오다_ 81
제3장. 숨이 벅차오르다_ 149
제4장. 숨을 거두다_ 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