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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소프 에로스와 타나토스

퍼트리샤 모리스로 저 | 윤철희 역 | 을유문화사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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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431406 / 736쪽 130 x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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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전무후무한 욕망으로 불타던 70~80년대의 뉴욕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뉴욕에서 활동한 사진가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정확히 그 시공간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남아 있다. 한동안 이 시기는 한국 독자들에게 다소 낯선 시대였지만, 이제는 다른 어느 시기보다도 친숙한 시절이 되었다. 뉴트로 열풍의 진원이자 <보헤미안 랩소디>나 <로켓맨>과 같은 유명 음악 영화의 배경이 된 시대이기 때문이다. 욕망을 통제하지 못했던, 혹은 통제하지 않는 것이 유행하던 시대. 매스 미디어를 통한 대리 체험이 욕망으로 갈음되는 현대 한국에서 이 ‘7080’의 뜨거운 욕망은 거의 신비해 보이기까지 한다.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전기 역시 앞서 언급한 두 영화처럼 욕망의 드라마로 가득 찬 책이다. 욕망을 통해 삶의 기쁨을 찾아 떠난 수많은 여정이 이 안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욕망은 추구할수록 결핍되어 가고, 그 기쁨은 성취할수록 더 멀어진다. 책 속에서 메이플소프의 주요 후원자인 새뮤얼 웨그스태프가 사진 예술의 특성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그와 메이플소프, 그리고 그 시대를 관통했던 시대정신에 대한 고찰처럼 보인다. “기쁨은 사진에서 많은 측면을 차지해. 슬픔의 기쁨, 소홀함의 기쁨, 난폭함의 기쁨, 심지어 죽음의 기쁨까지.”순수한 욕망이 이끌어 낸 파격과 서정의 예술 로버트 메이플소프가 이 시대의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이러한 욕망들을 숨김없이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이다. 팝 아트의 선봉장인 앤디 워홀이 이러한 소비와 욕망의 문화를 일종의 제스처로 활용하고 그 자신이 어떤 상징 자체가 되어 버렸음에 반해, 메이플소프는 자신의 예술은 물론 제 몸과 영혼마저 시대의 흐름에 밀어 넣고 그것과 하나가 되었다. 워홀이 신이 되기를 원했다면, 메이플소프는 사도가 되기를 바랐다. 그는 다른 누구를 판별하고 심판할 수 있는 권위를 얻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이 인정받거나 벌받기만을 원했다. 사도마조히즘과 게이 문화를 열렬히 포착한 메이플소프의 충격적인 사진들은 실제로 그가 자신의 그러한 욕망을 마주하면서 발견한 이미지들이다. 그처럼 노골적일 정도로 진솔한 욕망이 메이플소프의 사도마조히즘 사진에 에너지를 부여하고, 그 에너지는 곧 성적 욕망으로 가득 찬 1970년대 뉴욕의 정신적 초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메이플소프는 그보다 더 복잡한 인물이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대단히 단순한 욕망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대상을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예술가적인’ 열망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진정성은 메이플소프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는 그저 호기심이 가는,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사물이나 인간을 찍었고, 호기심이 채워지면 즉각 버렸다. 그러나 그는 딱히 내키지 않았던 대상들도 곧잘 찍었는데(여기에는 시각적으로 메이플소프가 가장 화려하게 이뤄 낸 성취인 ‘꽃’ 시리즈가 포함된다), 왜냐하면 그런 예쁜 사진들이 ‘잘 팔렸기’ 때문이다. ‘잘 팔린다’는 것이야말로 메이플소프가 가진 최고의 욕망이었다. 인정받고 유명해지고 많은 돈을 벌고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것. 메이플소프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없이 인맥을 쌓았고, 필요 없는 인맥을 버렸고, 때로는 자신의 성 정체성마저 감추었다. ‘장사꾼 같은 예술가’였던 그는 예술이 점점 더 자본과 긴밀하게 결탁해 가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인물이기도 했다. 열망과 파멸이 뒤섞인 시대의 ‘인간 희극’ 이 기이한 욕망의 시대와 영락을 함께한 메이플소프의 이야기에는 그만큼이나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그의 소울메이트인 뮤지션 패티 스미스가 있다. 어릴 때부터 환영을 보고, 거기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이야기와 시를 지어 내고, 거기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아내 펑크 록의 대모가 된 그녀의 이야기는 이 책의 또 다른 축을 구성한다. 또한 메이플소프를 사랑했고 후원했던, 본인도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삶의 허무함에 잠식당하고 만 존 매켄드리의 비극적인 삶도 있다. 이런 존 매켄드리를 대체한 후원자였던, 뉴욕 최고의 미남이자 예술사가였던 새뮤얼 웨그스태프의 영락 역시 한 편의 드라마처럼 굴곡진 스토리를 선보인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도 하나같이 특이하고 드라마틱하다.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은 절제 대신 발산을 선택했고, 열광 속에 빠져들어 꿈속을 헤매듯 살아갔다. 메이플소프는 그 시대를 상징하는 예술을 작업했고 그 시대를 상징하는 삶을 살다가 그 시대를 상징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종말이 눈앞에 있더라도 멈추지 못하고 끝없이 욕망하며 타오르던 삶. 뉴욕이 그 어느 때보다 어둡게 불타올랐던 70~80년대, 메이플소프는 그 뜨거운 밤하늘에서 가장 어둡게 빛나는 별이었다.

저자 소개

  • 저자 : 퍼트리샤 모리스로
저자 : 퍼트리샤 모리스로Patricia Morrisroe
미국 매사추세츠주 앤도버에서 나고 자랐고 터프츠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으로 학사 학위를, 뉴욕대학교에서 영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지에서 객원 에디터로 활동하며 다수의 글을 썼고 『보그』, 『배니티 페어』, 「뉴욕 타임스」 등 다른 여러 매체에도 글을 실었다. 주요 저서로 『메이플소프 평전Mapplethorpe: A Biography』(1995), 『와이드 어웨이크: 불면증에 관한 기록Wide Awake: A Memoir of Insomnia』(2010)이 있으며, 현재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디파처스』에서 객원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역자 : 윤철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영화 전문지에 기사 번역과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L.A. 레퀴엠』, 『마지막 탐정』, 『콘돌의 6일』, 『콘돌의 마지막 날들』, 『히치콕』, 『한나 아렌트의 말』, 『스탠리 큐브릭』, 『클린트 이스트우드』, 『제임스 딘』, 『위대한 영화 1,2』(을유문화사), 『지식인의 두 얼굴』(을유문화사), 『로저 에버트』, 『알코올의 역사』, 『런던의 역사』, 『에퀴아노의 흥미로운 이야기』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윤철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영화 전문지에 기사 번역과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L.A. 레퀴엠』, 『마지막 탐정』, 『콘돌의 6일』, 『콘돌의 마지막 날들』, 『히치콕』, 『한나 아렌트의 말』, 『스탠리 큐브릭』, 『클린트 이스트우드』, 『제임스 딘』, 『위대한 영화 1,2』(을유문화사), 『지식인의 두 얼굴』(을유문화사), 『로저 에버트』, 『알코올의 역사』, 『런던의 역사』, 『에퀴아노의 흥미로운 이야기』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저는 패티 스미스라고 해요. 그리고 밖에 로버트 메이플소프를 데려왔어요. 저희를 모르시겠지만, 저희는 언젠가는 빅 스타가 될 거예요. 지금 당장은 돈이 한 푼도 없지만요……. 로버트가 아파요. 심각한 건 아니고, 참호성 구강염이에요.” 그런 다음, 그녀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바드에게 내밀면서 그걸 ‘담보’로 써 달라고 강권했다. 스미스는 바드가 방을 주거나 자신들을 쫓아낼 때까지 독백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 “좋아요, 좋아.” 그가 마침내 말하면서 호텔에서 가장 작은 객실의 열쇠를 건넸다. 스미스는 의기양양했다. “바드 씨,” 그녀는 큰소리로 외쳤다. “이 일을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 136~137쪽

옷을 다 벗어 던진 메이플소프는 “나는 악마다!”라고 여전히 고함을 쳐대면서 알몸으로 23번가를 뛰어가기 시작했다. 로프트에 있던 크롤랜드가 그를 붙들고 위층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크롤랜드가 그를 진정시키려 애쓰는 동안, 메이플소프는 크롤랜드도 악마라고 주장했다. “내가 어떻게 악마일 수 있어?” 크롤랜드는 물었다. 그러자 메이플소프는 대답했다. “너는 아름답잖아. 아름다움하고 악마는 같은 거야.” - 182쪽

“빗질하고 싶지 않은 거야?” 그가 스미스의 삐쭉 빼쭉한 머리칼을 보고 물었지만, 그녀는 머리에 손을 대지 않으려 했다. 대신에 그녀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포즈를 취하면서 낡은 재킷을 한쪽 어깨에 걸쳤고, 자신을 고다르에게 촬영되고 있는 프랑스 여배우 안나 카리나라고 상상했다. 메이플소프는 그녀의 쇄골에서 삼각형이 천사의 날개처럼 튀어나오도록 그녀의 몸을 확실하게 배치했다. 그는 밀착 인화지를 보지 않고서도 자신이 뛰어난 사진을 찍었음을 알 수 있었다. - 299쪽

메이플소프는 훗날 미술 평론가 피터 슈젤달에 의해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꽃 정물 사진”을 창작해 냈다는 격찬을 들은 사람치고는 기이할 정도로 꽃에 적대적이었다. 웨그스태프는 1984년에 쓴 에세이에 이렇게 썼다. “우정을 표현하는 구식 제스처로서, 언젠가의 부활절에 메이플소프에게 꽃을 몇 송이 보냈다. 그런데 분하게도, 메이플소프는 딱딱거리는 소리로 꽃을 맞았다. ‘나는 꽃 싫어해요.’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꽃에 침을 뱉는 시늉을 했다.” - 342쪽

메이플소프는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걸 불가능하게 만드는 쪽으로 밀고 갔다. 그런데 그 역시 대로는 인생이 끝날 때 혼자 남게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내가 늘 술집에 죽치고 있었다고 해서, 사랑할 사람을 찾지 않았다는 건 아니에요.” 그는 말했다. 나는 되도록 많은 사람을 원했어요. 그게 나한테는 힘든 일이었을 뿐이죠.“ - 425쪽

에드도 마찬가지였다. 이튿날 하얏트 호텔에서 감정적인 대결이 펼쳐지는 동안, 그는 형에게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할 거라고 말했다. 로버트는 노발대발했다. 에드가 아버지의 목소리를 떠올리게끔 만든 노한 목소리로, 그는 이기적이고 지각없이 군다면서 동생을 몰아세웠다. “어떻게 네가 나한테 감히! 나는 너를 훈련하느라 에너지를 쏟았어. 그런데 일을 그만두는 걸로 신세를 갚는 거야? 너한테 주어진 의무에 부응하지 못하면 평생 어느 곳에도 도달하지 못할 거야. 명심해, 너는 내 직원이야.” - 512쪽

언젠가 메이플소프는 프랫의 룸메이트였던 해리 맥큐에게 말했다. 자신은 명성을 위해서라면 영혼도 팔 의향이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는 궁지에 처한 자신의 현실이 지닌 아이러니를 이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에이즈에 관한 소문이 자신의 평판을 망칠 거라는 그의 두려움과는 반대로, 그 질병은 그의 매출 잠재력을 증가시키기만 했다. 그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사진작가 중 한 명이었다. 지난 10년간 그의 작품은 69회에 걸친 단독 전시회, 책 다섯 권, 카탈로그 열다섯 부의 주제가 되었다. 하지만 에이즈는 조만간 그를 명성의 또 다른 차원에 올려놓을 터였다. 불행히도, 그가 삶의 세계를 떠날 거라는 예상보다 그의 삶을 더 드높여준 요소는 없었다. - 586쪽

목차

추천의 글 / 이 책에 대한 찬사 / 들어가는 말

머리말
1. 어두운 비밀들
1. 사랑의 대용품 / 2. 꼬마 병정 / 3. 악마를 찾아서 / 4. 앙팡 테리블 / 5. 미드나잇 카우보이

2. 수호성인들
6. 사악한 코미디언 / 7. 아름다움하고 악마는 같은 거야 / 8. 광활하고 영원한 외로움 / 9. 부끄럼 많은 포르노 사진가

3. 섹스와 마법
10. 선지자들 / 11. 정교한 감식안을 가졌던 남자 / 12. 상승 기류 / 13. X-PG / 14. 당신이 항상 섹스에 대해 알고 싶었던 모든 것 / 15. 남성 시각 예술 전문가

4. 검은 것들과 하얀 것들
16. 검은 것은 아름답다 / 17. 원시인과의 동거 / 18. 꽃병 떨어뜨리면 안 돼! / 19. 무덤 위를 걷는 거위들 / 20. 카포시 육종

5. 완벽한 순간
21. 유령의 집 / 22. 고통과 쾌락 사이 / 23. 해피 버스데이

나가는 말 / '완벽한 순간' 전시회를 둘러싼 논란 연표 / 감사의 글 / 인터뷰 출처 / 참고 문헌 / 옮긴이의 글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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