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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기억하는

한지은 저 | 보통의나날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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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5607563 / 328쪽 140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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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추억의 이야기 주고받기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그때의 나를 기억하고 있다니 나는 그게 더 신기하네요. 어쨌든 상처 줬다면 미안해요. 아마 귀엽고 예뻐서 그랬을 거예요. 그나저나 그때 그 꼬마 아가씨가 이렇게 커서 별걸 다기억하는, 작가가 되었군요. 세월이 정말 빨라요. 덕분에 인연이라는 걸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잠깐 그 시절로 돌아가 추억에 잠겼네요. 고마워요. 이 특별한 기억들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길 응원할게요. - 배우 길용우 그때 울어서 미안해요, 아저씨. 그래도 아저씨는 내가 처음 만난 연예인이라 그때 해주신 사인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요 아저씨…, 저 그 이후로 무럭무럭 자라 170cm까지 컸어요! 이젠 괜찮아요.저의 별별 기억에 답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늘 응원할게요. - 작가 한지은 ‘배우 길용우’와 ‘작가 한지은’의 맞닿은 기억이 궁금하신 분은 <내 나이를 묻지 마세요> 편을 참고하세요. 책 속에서 P.28 익숙한 동요가 메들리로 들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싶어 대문을 박차고 나가보니 역시나 저 멀리 말 아저씨가 리어카를 끌고 우물가 삼거리를 지나고 계셨다. “50원만!” 말 아저씨를 확인한 아이들은 잽싸게 집으로 돌아가 엄마를 들들 볶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작 말 한마디로 말 한 마리를 획득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그간 했던 심부름, 앞으로 할 심부름들을 들먹이고 말을 타고 난 이후 달라져 있을 나의 마음가짐과 향후 좋아질 남매간의 우애 같은 다짐들을 나열하며 엄마의 치맛자락 안에서 빙글빙글 맴돌아야 겨우 50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우리 엄마는 진짜 딱 ‘50원’만 주셨다. 나와 동생은 두 명, 말 한 마리는 50원. 그러면 100원을 줘야 마땅한데 엄마는 달랑 50원만 쥐어주며 “나눠 타!”라고 하셨다. P.89 우리는 편을 나누기 전에 깍두기를 먼저 골랐다.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을 내세워. 가끔 ‘이번엔 내가 하면 안 되겠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하고, 한 번씩 진짜로 깍두기가 되어 동생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기도 했다. 그러면 동생들은 서로 먼저 깍두기를 시켜달라고 손을 번쩍번쩍 치켜들었다. 우리는 뭐라도 된 듯 동생들에게 장기자랑이나 달리기 시합, 심부름을 시켜 깍두기를 뽑아주었다. 당당히 깍두기에 선발된 동생은 뿌듯해했고, 우리는 비실비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슬슬 동생들이 깍두기 역할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술래에게 잡혀도 잡힌 게 아닌, ‘얼음’을 해도 아무도 ‘땡’을 해주지 않는, 아무리 많은 공기알을 낚아채도 카운팅 되지 않는, 고무줄에 걸리거나 말거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자신들의 처지를 의아해했다. “나 깍두기 안 해!” P.224 지금은 초등학생이지만 내가 다닐 때에는 국민학생이었던 시절, 우리를 순식간에 공포로 몰아넣은 주인공이 있었다. 홍콩 할머니, 홍콩 할매, 홍콩 할매 귀신 등으로 불리던 할머니 귀신. 어떤 할머니가 고양이와 함께 홍콩으로 가는 도중 비행기가 추락해 죽었는데 고양이의 영혼이 할머니의 영혼과 합쳐져 귀신이 됐고, 그 영혼이 한국을 떠돌며 아이들을 살해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임시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도 있었고, 저녁 뉴스에도 보도가 될 정도로 전국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된 사건이었다. 100미터를 10초 안에 질주하고 아이들을 잡아가 잔인하게 살해한다는 무시무시한 홍콩 할머니. P.283 티나, 바나나킥, 스카치 캔디, 연양갱, 포도맛 알사탕, 돈돈 초콜릿, 참깨 과자……. 아이가 둘이라고 종합선물세트가 두 개씩 들어오지는 않았다. 어쩌다가 알록달록 예쁜 포장지에 빨간 리본이 묶여 있는 종합선물세트를 선물 받는 날이면 동생과 살벌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누나라고 내가 더 많이 가져가는 것도, 동생이라고 양보하는 것도 없었다. 승부는 늘 정정당당한 가위바위보. 이긴 사람이 원하는 품목을 하나씩 가져갔다. 긴장감 가득한 가위바위보 전쟁이 끝나면 과자와 사탕이 반으로 갈리고, 각자의 비밀 장소로 획득물들을 갖고 사라지기 바빴다.

저자 소개

  • 저자 : 한지은
저자 : 한지은
어릴 적부터 비상한 기억력으로 주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TV가이드로 한글을, 고스톱으로 산수를 깨우치며 일찌감치 어른들에게 ‘텄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취학 전 도화동 로터리 골목대장을 역임했고, 학창 시절엔 학교 안팎 구별 없이 노느라 공사가 다망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불쑥 ‘놀고 싶다’고 사표를 던지고 배낭여행을 떠난 후 큰 깨달음을 얻어(더 본격적으로 놀기 위해) 아지트 겸 여행카페 ‘레인트리’를 차리고 10년 넘게 여행을 다니며 놀았다.
사는 것과 노는 것이 다르지 않은 삶을 실천하기 위해 3년 전 제주로 이주, 가끔 지나간 ‘별것’들을 기억하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어떤 것’들을 상상하며 행복했던 ‘어린이’로, 여전히 행복한 ‘어른이’로 놀듯이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딴지, 여행에 똥침을 쏘다》(공저), 《보라카이 Boracay》 가이드북, 《다르게 시작하고픈 욕망, 서른 여행》 등이 있다.

책 속에서

P. 28 익숙한 동요가 메들리로 들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싶어 대문을 박차고 나가보니 역시나 저 멀리 말 아저씨가 리어카를 끌고 우물가 삼거리를 지나고 계셨다. “50원만!” 말 아저씨를 확인한 아이들은 잽싸게 집으로 돌아가 엄마를 들들 볶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작 말 한마디로 말 한 마리를 획득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그간 했던 심부름, 앞으로 할 심부름들을 들먹이고 말을 타고 난 이후 달라져 있을 나의 마음가짐과 향후 좋아질 남매간의 우애 같은 다짐들을 나열하며 엄마의 치맛자락 안에서 빙글빙글 맴돌아야 겨우 50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우리 엄마는 진짜 딱 ‘50원’만 주셨다. 나와 동생은 두 명, 말 한 마리는 50원. 그러면 100원을 줘야 마땅한데 엄마는 달랑 50원만 쥐어주며 “나눠 타!”라고 하셨다. 


P. 89 우리는 편을 나누기 전에 깍두기를 먼저 골랐다.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을 내세워. 가끔 ‘이번엔 내가 하면 안 되겠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하고, 한 번씩 진짜로 깍두기가 되어 동생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기도 했다. 그러면 동생들은 서로 먼저 깍두기를 시켜달라고 손을 번쩍번쩍 치켜들었다. 우리는 뭐라도 된 듯 동생들에게 장기자랑이나 달리기 시합, 심부름을 시켜 깍두기를 뽑아주었다. 당당히 깍두기에 선발된 동생은 뿌듯해했고, 우리는 비실비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슬슬 동생들이 깍두기 역할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술래에게 잡혀도 잡힌 게 아닌, ‘얼음’을 해도 아무도 ‘땡’을 해주지 않는, 아무리 많은 공기알을 낚아채도 카운팅 되지 않는, 고무줄에 걸리거나 말거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자신들의 처지를 의아해했다. “나 깍두기 안 해!”


P. 224 지금은 초등학생이지만 내가 다닐 때에는 국민학생이었던 시절, 우리를 순식간에 공포로 몰아넣은 주인공이 있었다. 홍콩 할머니, 홍콩 할매, 홍콩 할매 귀신 등으로 불리던 할머니 귀신. 어떤 할머니가 고양이와 함께 홍콩으로 가는 도중 비행기가 추락해 죽었는데 고양이의 영혼이 할머니의 영혼과 합쳐져 귀신이 됐고, 그 영혼이 한국을 떠돌며 아이들을 살해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임시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도 있었고, 저녁 뉴스에도 보도가 될 정도로 전국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된 사건이었다. 100미터를 10초 안에 질주하고 아이들을 잡아가 잔인하게 살해한다는 무시무시한 홍콩 할머니. 


P. 283 티나, 바나나킥, 스카치 캔디, 연양갱, 포도맛 알사탕, 돈돈 초콜릿, 참깨 과자……. 아이가 둘이라고 종합선물세트가 두 개씩 들어오지는 않았다. 어쩌다가 알록달록 예쁜 포장지에 빨간 리본이 묶여 있는 종합선물세트를 선물 받는 날이면 동생과 살벌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누나라고 내가 더 많이 가져가는 것도, 동생이라고 양보하는 것도 없었다. 승부는 늘 정정당당한 가위바위보. 이긴 사람이 원하는 품목을 하나씩 가져갔다. 긴장감 가득한 가위바위보 전쟁이 끝나면 과자와 사탕이 반으로 갈리고, 각자의 비밀 장소로 획득물들을 갖고 사라지기 바빴다. 

목차

프롤로그
그때 그 시간, 우리가 있던 시간 속으로

라일락 나무 집

우리들만의 널따란 골목 놀이터
친엄마
솜사탕 나무
비 오는 날
말 아저씨
못 찾겠다, 꾀꼬리
박카스
그림 떡볶이
개미집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뽑기
달고나
손톱
50원짜리 세계 여행

소꿉놀이 할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왕딱지
공기놀이
종이인형
소꿉놀이
소독차
깍두기
고무줄놀이
스카이콩콩
약수터
썰매 타기
논두렁 썰매장
기찻길
이사 가는 날

학교 앞, 추억이 방울방울
병아리 아저씨
구슬 뽑기
우산
10원에 다섯 개
오복 통닭
두부 공장
비에 젖은 바나나
반장, 짜장면, 통닭
은하 슈퍼
학교 괴담
Y의 비밀
최루탄
운동회 날

그때 그 시절, 그때 그 사람
<브이>, 다이애나, 도노반
WWF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아카데미 오락실
내 나이를 묻지 마세요
비29
골목 만화방
책 아저씨
리어카 아저씨
황도 통조림
백호부대 이 대위
버스 안내양과 엘리베이터 걸

믿거나 말거나, 추억의 전썰
종이학의 전설
우정 테스트
요술 잠바
홍콩 할머니
분신사바분신사바 오이떼구다사이
<전설의 고향>
이름점
족보
철마다 바뀌는 종교
크리스마스 선물 사건
휴거
사랑방 캔디
행운의 편지

이거 모르면 진짜 옛날 사람도 아니다
대한민국 시간표
<주말의 명화>냐, <토요 명화>냐
그 시절, 그 만화 영화
공중전화
X세대 필수품
카폰
경보 극장
종합선물세트
신문 사절
컬러텔레비전
회수권과 토큰
연고전
부라보콘과 빵빠레
상상놀이
벨벳 언더그라운드

에필로그
별걸 다 기억하는, 옛날 사람
별걸 다 기억하는 그녀에게 그가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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