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동해 소금길

이애리 저 | 토담미디어 | 2019년 08월

북트리

정가
$18.00
판매가
$9.9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20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10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93541571 / 128쪽 / 166g / 125 x 20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동해 출생하여,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육학과 박사를 졸업했다. 2000년 《문학세계》, 2002년 《강원작가》로 등단했으며, 2011년 첫 시집 『하슬라역』을 발간 후, 8년 만에 『동해 소금길』이 발간되었다. 이애리 시인은 작가동인동안, 강원작가, 한국시인협회 회원이며, 2019년 강원문화재단의 생애최초지원 프로젝트 지원을 받았다. 현재는 가톨릭관동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머리말

쌍둥이돼지국밥에 별 눈물을 말아먹고
「소돌항 눈사람」을 품었습니다.

앞을 볼 수 없던 눈먼 시절에도
시는 입덧하며 소금꽃으로 피어
『동해 소금길』이 태어났습니다.

순산하도록 도움 주신 분들께
연연(娟娟)한 해연풍 한 잔
대접하겠습니다.

2019년 여름, 동해 소금길에서 이애리


책 속에서

소돌항 눈사람 1

바다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바다를 떠나와서야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울퉁불퉁한 파도 재우며 살아오는 동안
손목 꼬옥 잡아준 소돌항 눈사람

용광로 같았던 지난여름
느닷없이 눈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몸이 나를 기억하며 지내던 한 달간
바다가 보고 싶어서 몸으로 찾아간 소돌

사람을 기다리면 첫눈이 먼저 옵니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은 슬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눈사람의 눈물은 별이 되어 태어나지요
소돌항에 첫눈 내리던 날
눈사람 키가 세 뼘은 커졌습니다
첫눈 내려서 한 뼘, 목이 길어져서 한 뼘
마음이 풍선 되어 한 뼘
사랑을 하면 눈사람 키가 더 커지겠지요



별지누아리 바다 사근진

갈매기보다 별지누아리가 먼저 자라는 곳
사람이 가장 먼저 지누아리 맛에 빠지는 바다
몸 먼저 육지의 경계를 허무는 사근진 바다
사근작사근작 씹으면 오독오독 터지는
별지누아리 맛이란

한 사나흘 사근진 바닷가에 머물며
고봉밥에 올리고 싶은 별지누아리 장아찌와
흰 양떼를 몰고 온 파도와 별빛 데려와
파도 꽃병에 느리게 별지누아리 담으며
가난한 시인은 밥상머리에서조차
두 번째 시집 ‘동해 소금길’을 궁리한다

그동안 별지누아리를 모르고 살았다
그동안 사근진 바다가 어딘지 모르고 지냈다
그동안 사랑을 멀리하고 살았다




장수공깃돌바위

동해에서도 바다와 가장 먼 동네 서학골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전깃불이 없던
호롱불 아래서 코 까매지도록 귀신놀이와
장수공깃돌바위가 어릴 적 놀이터였다

달방댐 지나서 가장 서쪽인 동네
예쁜 달구경 가자고 손목 끌던 어머니는
여름 원추리꽃 피던 계절, 흰 고무신 신고
아버지 따라 하늘나라 가셨다

곡우穀雨 내리는 밤, 아버지와 막걸리 한 잔
나누기를 즐겨하며, 흥이 많던 우리 어머니
장수바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달래 냉이
두릅 다듬던 엄마 대신, 코고무신 한 켤레만
밤송이를 몇 년째 품고 있다


참지누아리* — 사랑

불혹을 지나 곧 폐경이 올지도 모를 여자가 무슨 연애 맛을 알겠냐만, 밥숟가락을 들고 애인에게 참지누아리를 얹어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 끈덕지게 착 달라붙는 참지누아리 지네발처럼 서로 피를 통하고 몸을 통해 전해지는 연애 맛이 동해 소금길 걷는 소금별 소년에게 따로 참맛이 있는 것이다

명색이 시인의 애인이 죽을 때까지 꼭 시로 쓰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연애의 참맛과 같은 이 오묘한 참지누아리 맛이다 첫사랑을 경험하며 자란 동해 소금 길에서 참지누아리 그 연애의 빛깔이 동해 바다 물빛만 큼이나 만날 때 층층이 달라서 물속에 잠겼다 떠오르는 해와 달의 흔적을 다 머금고 있는 것 같고, 금진항 헌화로 합궁골 바다 맛이 겹겹이 찰지고 뜨거워서 마치 칠월 칠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것과 같다

거기에는 평생 그대를 향한 간절함으로 애간장이 다 녹 은 사람의 구절양장 같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남아 있어서, 씹으면 씹을수록 해와 달이 동해 바다 속으로 잠겼다 떠오르는 것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사랑하면 할수록 애인의 해와 달이 동해 바다 속으로 스며들었다 떠오르는 것이 반복되니, 누군들 이 첩첩(疊疊)하고 아름답고 도 맛있는 심곡항과 금진항 바다를 오고며 뜨거웠던 연 애 맛의 빛깔을 어떻게 시에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먼 훗날 당신을 향한 사랑의 빛깔을 다 볼 수 없을지라도, 사랑의 기쁨과 사랑의 고통에 대하여 함께 나누게 되 지 못할지라도, 늙어 가는 애인의 이름을 부르면 자꾸만 참 계집아이라고 들리고 마는 환청의 날 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겠다 오늘처럼 당신이 애인의 고봉밥에 얹어주 던 이 참지누아리 맛으로 세상을 사랑하면 좋겠다 그리하여 강릉 초당 ‘차현희 순두부 청국장집’에서 먹은 순 두부 맛 같이, 순수한 그대 사랑 맛에 참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오늘처럼 애인에게 생선뼈를 발라주던 손길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마는, 내가 당신의 여자이고, 그대가 나의 남자임을 기억하는 하는 한, 동해 소금길 걸어 고향 장독대에 박힌 참지누아리 장아찌 맛이 몸에 배어 있는 한, 우리는 영원히 함께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천천히 단오 그네를 타면서 동해 바다 속에 잠겼다 떠오르는 해와 달의 노래에 고개 끄덕이며, 지누아리** 같이 맛깔스러운 사랑이 영원히 진행되는 것이다 참지누아리 몸의 맛을 먼저 안 것 같이, 그대 몸 먼저 바다를 허락한 진실한 연애의 참 맛이다

* 참지누아리 : 꽃지누아리, 지네지누아리, 개지누아리, 넓은 지누아리, 털 지누아리 등의 명칭이 있으며, 어릴 때 된장이나 고추장 단지에 박아서 지누아리 장아찌로 먹거나, 새콤달콤 무침으로도 먹었던 동해안에서 자라는 해조류 이름.
** 이홍섭 시인의 시제목 ‘지누아리’

목차

1부
묵호항 | 이윽고 | 바다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 | 남항진 애너벨리 | 해누넘 바닷가 | 순포 점박이물범 | 소돌항 눈사람 1 | 소돌항 눈사람 2 | 소돌항 눈사람 3 | 토종 다시마 | 남애리항 | 별빛 흐르는 밤 | 바다학교 모자반 | 별지누아리 바다 사근진 | 주문진 해녀

2부
당신과 나 사이엔 우두커니가 산다 | 다람쥐눈물고개 | 감잎차 | 화비령 | 안묵호 덤불해무 | 아우라지 단풍열차 | 소돌항 아들바위 | 정동진 첫눈 | 장수공깃돌바위 | 장수고인돌바위 | 용화암그림바위 | 장수샘물웅덩이 | 겨울 서학골 | 경포호 옛 이름 | 안도리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는 다정하다

3부
별 보러 가자고 보채는 애인 | 안반데기 마을 | 손목 | 낙산사 홍련암 | 순비령 | 안목항 | 하늘말나리 | 허구한 날 | 길고양이 밥 주는 시인 |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 시 쓰는 애인 | 능소화 피는 계절을 사랑하네 | 물외 | 사랑한다는 말을 쏟았지 | 쌍둥이돼지국밥 |

4부
동해 소금길 | 테헤란 소식 | 눈먼 사랑 | 참지누아리 | 도원리 복사꽃 | 보슬비해장국 | 고욤나무감나무 접붙이기 | 꽃말 | 물깨말 구구리길 | 삼인행 필유아사 | 소금강 서어나무 | 곤드레나물죽 | 바다열차 | 세상에서 제일 예쁜 말 | 달방 가는 길

해설
장소의 정동_ 남기택/강원대 교수/평론가

추천사
삶과 앎이 함께하는 세계_ 김희배/가톨릭관동대 교수/교육공학박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