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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517694 / 336쪽 130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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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수수께끼 변주곡》은 《그해, 여름 손님(CALL ME BY YOUR NAME)》으로 국내 독자에게 이름을 알린 안드레 애치먼이 2017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수수께끼 같은 사랑 이야기 다섯 편으로 구성했는데, 각 장마다 독특한 언어를 구사해 감각적이고 진솔한 목소리로 독자의 마음을 흔든다. 우선 첫 번째 이야기 〈첫사랑〉의 폴(파올로)은 《그해, 여름 손님》의 엘리오와 닮았다. 작가가 가장 자신 있는 소재로 소설을 시작한 셈이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짝사랑을 향한 소년의 목소리는, 특히 가슴속에 품은 솔직한 성적 욕망이 화자와 독자를 순식간에 하나로 만든다. 당신이 지금의 나를 만든 거예요, 난니. 어디를 가든, 누구를 보고 갈망하든, 결국은 당신의 반짝이는 빛을 잣대로 재게 되죠. 내 삶이 배라면, 당신은 배에 올라 야간 항행등을 켜 놓고 영영 사라져 버린 사람이죠. 모두 내 생각뿐일지도, 내 머릿속에만 머무는 것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당신의 빛으로만 살아왔고 사랑을 했어요. -본문 중에서 〈봄날의 열병〉에 들어서면 다른 작가의 글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현재 시제와 현대적 도시를 배경으로 남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 그리고 남자의 수수께끼를 날카롭게 풀어 간다. 하지만 화자가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따라 페이지를 넘기자면 어느새 우리가 아는 작가의 의도대로 함께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만프레드〉에 이르러 최고조의 욕망을 표출한다. 성인이 된 남자의 목소리로 다시 속삭임이 시작되는데 잘 다듬어진 문장이 갈증을 일으킬 만큼 애를 태운다. 당신은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나를 보지만 제대로 보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들 모두가 나를 보지만 내 안에서 점점 세게 휘몰아치는 폭풍을 아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없죠. 나만 아는 은밀하고 작은 지옥. 난 그 안에서 살고 그 안에서 잠들 뿐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 좋아요. 당신은 알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알까 봐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별의 사랑〉에서는 과거를 회상하는데, 한 여자를 통해 깨어난 욕망의 불꽃을 키운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인 〈애빙던광장〉에서는 한 사람의 인생을 통틀어 사랑의 대상, 의식과 성적 욕망이 어떻게 흐르고 완성 혹은 좌절되는지 보여 준다. 《수수께끼 변주곡》은 한 사람의 어지러운 사랑 이야기로 읽어도 좋고,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변주곡의 악보를 넘기는 지휘자의 욕망으로 들어도 무방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에는 그 수수께끼 같은 감정에 한동안 아찔한 욕망을 느낄 것이다.
P. 10 그 때문에 돌아왔다.
여객선 갑판에서 마침내 산지우스티니아노가 눈에 띄었을 때 노트에 적었다. 오로지 그 때문에 돌아왔다. 우리 집이나 섬, 아버지를 위해서도 아니고, 우리가 이곳에서 보낸 마지막 여름의 끝 무렵에 버려진 노르만 양식의 예배당에 홀로 앉아 왜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어야 하는지 의아해하며 바라보던 본토의 풍경 때문도 아니다.
P. 21~22 내가 속상한 것은 이제 우리 집이 없고 그 안의 살아 있던 것들도 사라졌으며 이곳에서 보내는 초여름이 결코 예전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마을 지리에 바삭하지만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소심한 유령이 된 기분이었다. 기다리는 부모님도 없고 수영 후 배가 고파서 헐레벌떡 돌아온 나에게 간식을 챙겨 줄 사람도 없었다. 우리의 모든 의식이 해체되고 무효가 되어 버렸다. 이곳의 여름에는 더 이상 내가 없었다.
P. 25 그를 쳐다볼 수도 없었다.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의 눈이 너무 맑았다. 그 눈을 만지고 싶은 건지, 그 안에서 헤엄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었다.
P. 52 매일, 매시간, 매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삶이 어떻게 펼쳐져 나갈지 추측하곤 한다. 그것이 추측의 묘미다. 추측은 우리를 닻처럼 잡아둔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라는 작은 힌트조차 주지 않고서.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가 언제까지나 그대로이고 영원히 그 이름을 간직할 거라 믿는다. 친구들과 영원히 친구일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영원히 사랑할 거라고 믿는다. 우리는 믿는다. 그리고 믿음으로써 믿어 온 것을 잊어버린다.
첫사랑|9
봄날의 열병|103
만프레드|161
별의 사랑|215
애빙던광장|295
감사의 말|3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