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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나는 마침내 깨달았다. 그동안의 삶은 그저 리허설일 뿐이었다. 이 순간, 입을 잘 닥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지난밤 케빈은 입술을 거의 맞대다시피 하고 속삭였다.
「너는 입을 닥치게 될 거야.」
어젯밤 그의 말이 명령이었다면, 오늘은 그저 진실이 되어버렸다. 안경을 추켜올렸다. 무대공포증처럼 뱃속이 울렁거렸다. 내 몸 전체가, 내 몸의 안과 밖이 모두 욱신대고 덜덜 떨리고 있단 걸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수없이 많은 식사를 함께했던 케빈의 옆에 아무렇지 않은 듯 앉았다. 우리 가족은 케빈을 가족으로 여겼고, 엄마 역시 항상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환영받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 p12
이제 와서야, 망할, 거짓말이 어디서 끝나고 또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모두 흐릿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너무 너저분하고, 너무 잿빛이었고, 너무 불확실했고, 무서웠다. 내가 아는 건 일이 완전히 틀어졌다는 거다. 내 계획은 이게 아니었다. 내 계획은 어떻게 해서든 더 나아지는 것, 더 행복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여전히 텅 빈, 공허하고 부서진 기분이었다.
– p310
5분. 초로 따지면 300초. 그게 다였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에 따라 짧은 시간처럼 느껴질 수도, 긴 시간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예를 들어 알람 버튼을 누르고 5분 뒤에 일어나야 한다면, 그 5분은 시간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하지만 교실 앞에 나가, 그 모든 시선을 받아내며 발표를 해야 한다면, 혹은 충치 치료를 받는다면, 5분은 아주 긴 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또는,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하고 고문을 받는다고 쳐보자. 그것도 믿었던 사람, 같이 자라온 사람, 좋아했던 사람에게. 5분은 마치 영원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 5분은 남은 평생, 망할, 쓸모없는 평생과도 같다는 말이다.
– p400
제1장\t열여섯\t04
제2장\t열일곱\t66
제3장\t열여덟\t200
제4장\t열아홉\t2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