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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336103 / 192쪽 / 250g / 113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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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헝가리 부조리 문학의 대가가 전하는 죽음 혹은 존재에 대한 통찰 작가 외르케니 이슈트반은 헝가리 현대 문학에서 독특한 위상을 점하는 작가로, 르포르타주, 시, 소설, 희곡, 시나리오 등 장르를 뛰어넘어 활약했다. ‘에지페르체시’(1분짜리 소설)라는 헝가리판 초단편 문학 장르의 ‘발명자’이며, 연극으로도 널리 상연된 《토트 씨네》는 헝가리 최초의 부조리 문학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책 《장미 박람회》에서는 이러한 작가의 장기가 훌륭한 주제의식 아래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기묘하다 못해 슬프고, 슬프다 못해 웃긴, 그런 ‘블랙 코미디’적인 재미와 통찰이 작품 곳곳을 수놓는다. <월드 리터러처 투데이>는 《장미 박람회》에 대해 “사회적 관습이나 문화적 조건화뿐만 아니라, 삶과 예술 사이의 복잡하면서도 언제나 모호한 관계를 탐구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특히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위해 폭주하는 피디와 J. 너지의 마지막 대화는 단순히 영상 시대에 대한 통찰뿐만이 아니라, 영원한 인간의 화두인 ‘죽음’에 대한 묵직한 통찰을 던져준다. “시청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 앞에서 죽게 될 것입니다”라고 선언하는 J. 너지의 모습에서는 기이할 정도로 왜곡된,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사상을 독자들은 마주하게 된다. 피디와 J. 너지의 대화는 마치 사무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속의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대화를 연상시키며, 인간 존재와 언어의 ‘무의미성’에 대해 갈파하는 듯하다. 작가 외르케니 이슈트반은 영상 시대의 새로운 갈등 상황과 인간 존재의 부조리한 조건을 솔기 하나 없이 말끔하게 봉합해 새로운 걸작을 탄생시켰다.
P. 19 유감스럽게도 저의 말 많고 오지랖 넓고 사교적인 관계를 선망하는 성격은 가보르의 진지함, 일중독, 그리고 나중에는 전혀 말이 없는 단계로까지 진행된 과묵함과 어울리지 못했어요. 아침에 말없이 블랙커피를 한 잔 마시고는, 벌써 모든 것을 잊은 채 자신의 일에 파묻혔어요.
P. 25 남편은 죽음이 두려웠던 게 아니라 바로 이 점을 두려워했어요. 남편은 죽음과는 얘기를 나눌 가치가 없다고 다시 한 번 얘기했어요. 죽음이란 ‘ NO’라는 대답 하나만을 말할 줄 알기 때문에, 죽음은 논쟁을 할 상대가 아니라고요.
P. 47 “마치 세상에 저희 촬영팀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하세요. 어머님, 저희는 없다고 생각하세요.” 아론이 말했다. 큰 실수였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차라리 금전을 지급했으니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원하는 사람처럼 이런저런 과한 요구를 했더라면, 어머니는 진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터지고야 말았다. 모든 것을 엉망으로 뒤집어놓고, 벽을 파고, 거기다 회반죽을 발라놓고, 망치질까지 해대더니 자기들은 없다고 생각하라니?
P. 58 “여기서 끝내. 사회적인 결속이 인간의 죽음을 편하게 받아들이게끔 하는 것, 그것이 우리 방송의 목적이야. 윗분들의 생각은 내가 잘 알고 있잖아. 그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그거야.” 첫 번째 촬영 필름을 끝까지 보고 나서 울러릭 부장이 말했다.
P. 65 “여보게, 친구, 그건 눈속임, 사기야. 현대 물리학은 작고 민감한 실험의 측정에서 그 측정도구 자체가 현상의 진행을 왜곡한다는 사실을 간파했잖아. 달리 말하자면, 카메라 앞에서는, 마치 내 연인 어런커가 보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내가 죽을 것이란 거야. 그러니까 네 다큐멘터리가 얘기하는 학문적인 가치 또한 단지 환상이라고.”
미 박람회
작가 소개 / 예리한 감각으로 부조리를 그려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