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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350685 / 260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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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아버지의 사연을 모십니다
1
아버지를 떠올리면 온몸이 시려 옵니다. 이 글을 쓴 필자들 모두 저무는 연륜이니 아버지라는 호명조차 무거웠던 유년의 기억들입니다. 식민지시대와 대동아전쟁, 6·25와 독재 시국에서 혼신으로 식솔을 지키던 이름자들입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약진이 자리를 잡았을 새천년 즈음 몸이 쇠했거나 세상과 작별을 했으니 그 신산고초의 무게를 형용할 수 없습니다.
2
먼저 따뜻한 사연입니다. 소월의 「초혼」 을 노래하던 초로의 조부가 망아지만 한 손녀의 머리카락을 말려 주는 풍경이 아른거립니다. 아들의 잃어버린 교과서를 구하기 위해 소도시 책방을 헤매신 아버지의 부성애도 진하게 아련합니다. 또 있습니다. 쉰둥이 막내아들의 고입 시험 동행 때 여관방 타고 침입하는 깨꽃 같은 신음소리를 모르쇠 견디던 부자지간 장면이 그것입니다. 그 후 혼자 남은 어머니의 오토바이를 타고 온 사랑 이야기가 참으로 풋풋합니다.
다음으로 애잔함입니다. 집 나간 막내딸을 찾다가 마루에 앉아 후엉후엉 울음을 토하는 가장의 모습은 ‘울 수 없는 공간’에의 토로입니다. 동족상쟁 좌우 이데올로기의 소용돌이에서 월남한 후 북녘 땅에 두고 온 핏줄을 떠올리는 굿마당의 처연함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립 사범대생인 막내아들의 자취방에서 동침하지 못한 채 쓸쓸히 돌아서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제방뚝에서 흐느끼던 덩치 큰 아들의 황소울음도 시나브로 자양분으로 탈바꿈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픈 시국입니다. 일본 밀정에게 무시무시한 구타를 당했던 청년은 식민지 학도병으로 끌려간 블라디보스토크 전쟁터에서 탈영을 감행합니다.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백수십 구의 주검을 겪은 또 다른 분단시대 청년은 끝까지 침묵을 지키다가 학살 사건이 조명되던 60년 후에야 비로소 입을 뗍니다. 독재 타도를 외치다가 감옥에 끌려간 아들을 공들여 꺼내 오고도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한 아버지의 가슴도 모두 자식들을 열혈청년으로 키운 업보입니다.
3
아버지의 그늘에서 그렇게 뿌리내리고 대궁을 키웠습니다. 그들의 둥지에서 바람막이 받은 채 등허리 데우다가 몸피 키우며 역사를 배우고 정의를 외쳤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식들이 거친 격랑과 싸울수록 아버지는 응달진 그늘에 남아 외롭게 씨앗 뿌렸습니다. 그들이 강물처럼 넉넉한 웃음 지운 채 골목길 어디쯤에서 흘린 낟알 헤아리던 이유였습니다.
이제 비로소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전해 드립니다. 예전의 그 뒷모습의 닮은꼴을 확인하며 지난했던 세월들을 사무치게 반추합니다. 이 땅의 모든 독자들과 그날의 사연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10명의 필자를 대신하여 강병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