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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와 몸

알프레트 되블린 저 | 신동화 역 | 민음사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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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9514 / 144쪽 113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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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의 병든 영혼을 빨리 도와주십시오!” 알프레트 되블린의 문학적 정수가 담긴 열두 가지 이야기 그녀는 몸을 유폐하고 쇠사슬로 묶었다. 그것은 이제 그녀의 몸, 그녀의 소유물이었고 그녀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몸은 그녀가 사는 집이었다. 사람들은 그녀 집을 내버려 두어야 마땅했다. 매일 사람들은 망치로 가슴을 두드렸고 심장의 대화를 엿들었다.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가슴 위에 그녀 심장을 그렸다. 그 속에 숨은 빛을 끄집어냈다. 아, 사람들은 그녀를 약탈했다. 온갖 질문을 하며 그녀의 일부를 가져가 버렸다. 바늘과 탐침보다도 미세한 독극물로 그녀에게 침입했다. 그녀의 전부를 알아냈고, 그녀를 완전히 여우 굴로 되몰았다. 도둑들이 그녀에게서 모든 걸 가져갔기에 그녀는 자신이 날마다 점점 더 쇠약해지고 죽은 사람처럼 창백하게 누워 있어도 놀랍지 않았다. ('무용수와 몸' 중에서) 민들레꽃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다, 꽃이 이미 죽었다는 걸 도대체 어떻게 안단 말인가? 나뭇가지로 받쳐 거나 머리와 줄기 같은 데에 반창고를 감아 주면 다친 꽃을 다시 낫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신사는 걸음을 서두르고 자제력을 잃고 달리기 시작했다. 기대감에 부풀어 갑자기 몸을 떨었다. 그리고 길이 굽은 곳을 따라가다 벌목된 나무줄기로 쓰러져 가슴과 턱을 부딪히고 크게 신음했다. 몸을 추슬렀을 때 그는 모자를 풀밭에 두고 깜박했다. 지팡이가 부러져 소매가 안쪽에서 찢어졌다. 하지만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하하, 날 막으려 하다니. 무엇도 날 막을 수 없어. 곧 민들레꽃을 찾을 테니까. 신사는 다시 길을 내려갔다. 어디더라? 그곳을 찾아야 했다. 민들레꽃을 부를 수만 있다면. 그런데 이름이 대체 뭐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민들레꽃 살해' 중에서) 『무용수와 몸』은 되블린이 1912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집 『민들레꽃 살해』를 우리말로 모두 옮긴 책이다. 원래 표제작은 「민들레꽃 살해」이나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가장 짧지만 가장 강렬한 작품인 「무용수와 몸」을 골라 제목으로 삼았다. 열두 편의 보석 같은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객관적 사실의 묘사나 조화와 완결성 같은 시민적, 전통적 예술의 틀을 벗어나 내면의 감정과 에너지, 현대인의 (주로 부정적이고 혼란스러운) 체험을 생생하게 표현하려 한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인 ‘표현주의’ 사조를 대표한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민들레꽃 살해」는 표현주의 문학의 상징이라 평가된다. 어느 날 산길을 걷다 충동적으로 민들레꽃을 ‘살해’해 버린 한 상인의 기이한 체험을 그린 이 단편은 현대인의 정신 불안, 인간과 자연의 관계, 부르주아의 위선적 삶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주제를 절묘하게 엮어 놓았다. 또 『무용수와 몸』에 수록된 단편 하나하나에 나타나는 감각적이고 강렬한 묘사와 인상적인 색채 이미지에서는 당대 표현주의 미술과의 친연성 또한 엿볼 수 있다. 되블린 스스로는 이 책을 “환상적이고 익살스럽고 그로테스크”하다고 표현했는데, 확실히 각 단편의 이야기는 대체로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이다. 죽은 자의 환영이 산 자의 앞에 나타나고(「항해」), 죽음의 조력자가 뉴욕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들을 평온한 죽음으로 인도하고(「조력자」), 옛날 바다 괴물이 깨어나 난동(「푸른 수염의 기사」)을 피우기도 한다. 때로는 동화나 전설이, 때로는 성경 속 모티프가 기묘하게 변주되어 나타난다. 되블린은 평범한 사람이라 하기에는 어딘가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비이성적이고 모순적인 행동과 광기, 분노, 우울, 공포와 같은 심층 감정을, 정신 병원에서 근무하였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마치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듯 끈질기게 파고든다. 그런 까닭에 이 책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광인들이 등장한다. 「무용수와 몸」에서는 정신과 육체가 분열된 무용수를, 「아스트랄리아」에서는 기적을 기다리는 광신자를, 「변신」에서는 끝없는 우울 속에서 허우적대는 여왕과 부군을, 「틀린 문」과 「제삼자」에서는 각각 그릇된 확신과 결코 위로받을 수 없는 의혹에 사로잡힌 인물들을 낱낱이 묘사한다. 그뿐만 아니라 성경과 기독교적 주제를 비튼 「마리아의 수태」, 「수녀원의 여인과 죽음」과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패러디한 「냉담한 남자의 회고록」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무용수와 몸』이 발표된 1912년은 타이타닉호의 침몰이 상징적으로 보여 주듯 현대 자본주의와 기술 문명의 낙관적 발전론이 빛을 잃고 세계에 몰락의 기운이 드리운 때이기도 하다. 이에 되블린은 합리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해 나가는 근대 문학의 주인공이 아니라 현실에서 휘청이는 개인의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인간의 깊숙한 내면을, 그리고 더 나아가 현대 사회의 심리적 병증을 그려 내는 데에 주력했다. 이처럼 되블린 문학의 출발점이자 그 특징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무용수와 몸』은 되블린이 구축한 기묘하고도 잔혹한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데에 더할 나위 없이 걸맞은 작품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알프레트 되블린
저자 : 알프레트 되블린
1878년 동부 독일의 슈테틴에서 폴란드 출신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애정 행각을 벌이며 도피하자 어머니와 함께 베를린으로 이사하여 어려운 삶을 살았고, 청소년 시절부터 대도시에서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어두운 측면을 체험하였다. 1900년에 베를린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시작해서 1905년에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창 시절에 독일 철학, 특히 칸트와, 쇼펜하우어, 니체의 저작들과, 횔덜린과 클라이스트의 문학 작품에 심취하였다.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예술운동 ‘미래파’의 자극을 받아 1910년에 표현주의 예술가 잡지 [슈 투름]에서 이미 콜라주와 동시성의 기법을 선보였다. 1911년 알렉산더 광장이 있는 곳이자 빈민층이 많은 동부 지역에 병원을 개업하고 20여 년간 의사로 활동하였다. 의사로서의 직업 경험은 되블린이 다양한 계층과 도시민의 삶의 현장을 알게 해 주어 작가로서 집필 활동에 많은 자양분이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군의관으로 자원입대하여 엘자스 지역의 전염병 야전병원에서 근무했다. 1915년에 18세기 중국 혁명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왕룬의 세 도약]을 발표하여 ‘폰타네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25년에 브레히트 등과 좌파 성향의 작가들 모임 ‘그룹 25’를 결성해 활동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프랑스 정보국에서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망명해 MGM 영화사의 각본가로 활동하였고, 종전 후 프랑스 점령군의 문화담당관으로 독일로 귀환하였다. 1957년 파킨슨병으로 독일 슈바르츠발트에서 세상을 떠났고, 뒤따라 아내 에르나 되블린도 파리에서 자살하였다.

역자 소개

  • 역자 : 신동화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표현주의 문학에 나타난 과학 기술 인식―되블린의 『산 바다 그리고 거인들』을 중심으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한국문학번역원 번역 아카데미 특별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는 게르하르트 노이만의 『실패한 시작과 열린 결말―프란츠 카프카의 시적 인류학』, 토마스 만의 『괴테와 톨스토이』가 있다.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목차

항해
무용수와 몸
아스트랄리아
마리아의 수태
변신
조력자
틀린 문
민들레꽃 살해
푸른 수염의 기사
제삼자
냉담한 남자의 회고록
수녀원의 여인과 죽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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