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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나는 이 짧은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남성이 남성에게 말하는 가장 단도직입적인 페미니즘
지식보다는 상식에 가까운
가장 쉽고도 직접적인 책, 맨박스
이 책이 불러일으킨 거대한 공감은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는다. 배우 김윤석, 가수 RM(방탄소년단), 배우 하정우 등 다양한 세대의 ‘셀럽’들이 자발적으로 이 책을 찾아 읽는다. 출간 전 300건도 되지 않았던 ‘맨박스’ 검색 결과는 현재 2,500만 건에 이른다. 국내 유력 일간지들을 비롯해 ‘맨박스’라는 단어를 쓰지 않은 매체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출간 후 2년 9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이 책을 통해 촉발된 다양한 논쟁은 우리 사회에서 고착화된 기존의 성역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제 《맨박스》는 특별한 ‘지식’보다는,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적인 ‘상식’을 다루는 책으로 소비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가부장제라는 걸림돌이 더해진 국내의 현실을 감안하면 변화의 폭이 매우 크다. 변화에 발맞춰 이 책의 개정판에도 많은 수정이 이뤄졌다. 성평등에 적합한 어휘를 세심히 골라 그간 달라진 인식의 반영을 꾀했으며, 기존의 정보 요소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새로운 판형과 간결한 디자인을 통해 가볍지만 힘 있는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맨박스’는 이제 페미니즘을 논할 때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유명사다. 크고 작은 논쟁을 꽃피우며 사회는 앞으로 나아간다. 이 책은 혐오 감정으로 편을 가르고 정신없이 싸우느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이성과 싸워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대하는 방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지난한 반목을 깰 해답은 어쩌면 여기 있을지 모른다.
출판사 리뷰

남성들은 남자다움을 집단적으로 배워왔다. 이를테면 남자는 여자와는 다른 행동을 하고 다른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거나,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은 몇몇 여성을 제외하고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교육받아 왔다. 이는 남자가 악하거나 매정해서가 아니다. 모든 남성들이 이런 남자다움의 정의에 일괄적으로 동의한다는 말도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대다수의 남성들이 이처럼 집단적인 강요를 통해 남자다움의 정의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문 18~19쪽
폭력적인 남성은 우리 같은 평범한 남성들로부터 자신이 저지른 나쁜 행동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다. 남자들이 ‘나쁜 놈’들을 용서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간섭하지 않고 자기 일에나 신경 쓰는 것이 이에 속한다. 남자들이 남의 가정 폭력 문제에 개입하기를 거부하는 저변에는 여성이 남성의 소유물 (그 사람의 아내 혹은 여자 친구)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남성들이 침묵을 지킬 때 그 침묵은 폭력적인 남성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하고 결과적으로는 남성들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방해물로 작용한다. -본문 27~28쪽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성 경험이 없다는 건 절대 인정하거나 자발적으로 고백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만약 용감하게 그 사실을 입 밖에 낸다고 하더라도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말하는 정도였다. 그나마도 평생 비밀을 지키라고 신신당부했다. 우리 ‘남자’들은 마치 첫 경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우리들은 마치 두 살 때부터 섹스를 해온 것처럼 행동했다. -본문 37~38쪽
동지애에 기반을 둔 남성들의 문화는 폭력적인 남성과 선한 남성이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선한 남성들이 폭력적인 남성들을 대놓고 지지하지는 않는다. 무언의 합의에 따라 그들의 행동을 묵인할 뿐이다. 남성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루어진 묵시적 규범이자 기대치 그리고 남성들의 행동과 생각을 제한하는 모든 규범들이 맨박스 안에 엉켜 있다. -본문 47~48쪽
맨박스는 남자가 남자다울 것을 강요한다. 남자다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병신, 또라이, 고자 그리고 그중 최악인 ‘계집애’라 는 소리를 각오해야 한다. 이런 말들이 여성에게 어떻게 들릴까? 이처럼 여성에 빗대어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들은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전반적인 인식 수준을 보여준다. -본문 49~50쪽
‘여자다운’ 행동과 필사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남성들의 경향은 굉장히 우려스럽다. 남자는 절대 여자처럼 행동하지 말아야 하며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그릇된 믿음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여성보다 우월하므로 여성들을 리드하고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여지를 준다. 이는 여성에게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도 된다는 허락과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맨박스는 이런 문화를 지속시키고, 우리 사회 남성들은 이를 답습한다. 폭력적인 남성이든 평범한 남성이든 가릴 것 없이 누구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본문 64쪽
남자들의 삶은 기본적으로 자동주행 모드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반성이나 비판적 사고를 하겠지만, 웬만해서는 평소 하던 대로 남들이 하는 대로 큰 의심 없이 살아가는 걸 선호한다. 신입 여학생을 동물에 비유하는 여성의 비인격화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그래 왔으므로 별다른 거부반응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비인격화의 대상이 추상적인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의심 없이 내뱉던 표현에 180도 바뀐 반응을 보이게 된다. -본문 86~87쪽
한 여성 친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럼 왜 남자들이 하는 기분 나쁜 행동이나 말에 대해 바로바로 지적하지 않는 거야?” 그녀의 답변은 이랬다. “말하기 시작하면 남자들은 못 버텨.” 그 답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정말 맞는 말이었다. … 여성들은 이걸 안다. 그래서 당신과 다른 남성들을 보호하고자 아무 말도 않기로 결심한다. 여성들은 맨박스에서 비롯된 남자들의 허세가 이런 갈등 상황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은 남성들의 안전과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들이 겪은 상황들을 말하지 않고 속에 담아둔다. 심지어 여성들이 내게 털어놓기로는 만약 자신들이 성적 대상으로 취급된 경험을 전부 다 고백하면 자신의 남자 친구나 남편의 절친한 친구들조차 이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다. -본문 91쪽
맨박스에 대해 거센 반발과 반박이 몰려오는 예외적인 장소가 있는데 바로 온라인에서다. … 남성들의 마음속에는 ‘어디서 여자가 자꾸 이런 시비를 걸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치는 내용을 여성 강연자가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나보다 더 상냥하게 전달한다고 해도 결국 남성들은 같은 남성이 가르치는 것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건 남성들이 착하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남성들은 이런 식으로 반응한다. 착한 남성들도 다른 남성들만큼이나 성차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그 어떤 남성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본문 180~181쪽
한 명의 착한 남성이 있다. 남자는 집 벽에 구멍이 생긴 것을 보고 보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아내가 방으로 들어와서 구멍을 보고 말한다. “내가 전에 봐둔 새로 나온 연장이 하나 있는데 그걸 쓰면 구멍을 메우는 데 딱 좋을 것 같아요.” 남자(다시 말하지만 이 남자는 착한 남자다)는 아내가 하는 말을 들으며 생각한다. ‘이걸 메우는 데 어떤 연장을 어떻게 쓸지는 나도 이미 알고 있어. 구멍 하나 메우는 건 내가 알아서 한다고!’ 반대로 어떤 이웃집 남자가 들렀다 치자. 벽에 있는 구멍을 보고 그가 말한다. “어쩌다 벽에 이렇게 구멍이 뚫렸어요? 제가 전에 봐 둔 새로 나온 연장이 하나 있는데요.” 솔직하게 인정하자. 이 남성은 이웃집 남자가 말하는 연장이 무슨 종류인지, 어떻게 사용하면 될지를 집중해서 들을 것이다. 아내 즉 여성이 구멍을 메우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이웃집 남자의 열 배쯤 갖고 있다고 해도 소용없다.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이웃집 남자의 말이 아내의 말보다 훨씬 가치 있게 여겨진다. 아내의 말에는 주목하지 않으면서 이웃집 남자의 말에는 집중한다. 일부 남성들에게는 실제보다 과장된 듯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남성은 집단 사회화를 통해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배워온 게 사실이다. -본문 182~183쪽
중요한 점은 지배 집단인 남성들이 인간애의 큰 부분을 상실하고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 집단에게 인간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아채지도 경험하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그들이 결핍된 인간애를 되찾는 첫 계기가 바로 딸을 낳고 ‘우리 공주님’과 처음 눈을 맞추는 시점이다. 그 순간 남성은 자신의 세계가 변화함을 느낀다. 자신이 지금껏 주변 여성들에게 내주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자신의 딸에게 주어지길 바라게 된다. 이게 바로 딸을 둔 아버지들이 겪는 내부적 갈등이다. 딸을 둔 남성들은 자문해야 한다. “나는 내 딸이 나 같은 남자와 결혼하는 게 달가울까?” -본문 197쪽
프롤로그_어머니가 알려주신 남자다움
chapter 1. 당신은 착하고 평범한 남자가 아니다
모든 문제는 남자가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chapter 2. 여자의 일생은 남자의 그것보다 가치가 낮을까?
소년들이 배우고 있는 ‘남자다움’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chapter 3.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이 아니다
남자들은 관성대로 살아간다.
chapter 4. 평범한 남자들의 고백
“남자인 내가 경제권을 갖는 이상, 다른 모든 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 제임스
chapter 5. 여성들과 관계 맺기
결혼 생활이나 동거를 오래 지속해온 경우에만 남자는 섹스를 거절할 수 있다.
chapter 6. 아이들이 알아야 할 진짜 남자다움
맨박스는 남성들이 자신의 감정의 가드를 한껏 올리게끔 만든다.
가드를 내려놓고 감정에 충실하는 것은 자신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chapter 7. 불편한 진실
아내를 때린 남편은 가정법원으로 보내진다.
만약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을 때렸다면 형사법원으로 보내질 텐데 말이다.
chapter 8. 그럼에도 남자를 믿는다
남성들은 자신의 기존 행동이 주는 편안함보다
새로 알게 된 지식이 주는 불편함이 더욱 크게 느껴질 때 변하기 시작한다.
chapter 9. 다시 쓰는 남자다움
여성 폭력의 일차적 원인은 남성이다.
감사의 말 / 이 책에 관하여 (테드 번치, ACTM 공동설립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