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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319872 / 24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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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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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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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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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현
- 1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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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가난 때문에 대학을 포기하고 직업훈련원에 입학한 날부터 심상치 않았다. 기계를 다루는 일을 배우는 학교였기에 여학생 지원자가 적었고 합격자는 더 적었다. 그래서 그곳에는 아직 제대로 된 여자 기숙사가 따로 없었던 것이다. 입학 첫날 안내받은 곳은 문서 창고를 개조한 비좁은 공간이었다. 씻을 곳도 변변치 않고 난방도 되지 않던 그곳에서의 생활은 마치 앞으로 펼쳐질 녹록지 않은 인생의 예고편 같았다. 툭하면 사람들은 ‘여자들은…’이라는 말을 기분 나쁜 꼬리표처럼 사용했다. 그럴수록 그녀는 남초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더 강하게 스스로 채찍질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 무시와 편견, 실질적인 임금 차별은 물론이고 성희롱이나 성추행까지도 당연한 일상처럼 벌어졌기에 그녀도 피할 수 없었다. 몸은 망가져갔지만 ‘버티는 마음’만이 그녀의 무기였다. 아무런 힘이 없었으므로 참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아이 둘을 낳고도 누구보다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업무에 매달리며 회사 일에 매진했다. 하지만 경력 단절의 시기는 그녀의 성과나 의지와 상관없이 불청객처럼 삶에 끼어들었다. 아이들은 자꾸 아팠다. 늘 최선을 다했는데 이상하게 가족에게는 늘 엄마로서 아내로서 미안할 뿐이었다. 더는 못할 짓이라는 생각에 잠시 일을 포기하기도 했다. 현실을 감당하기 위해 다시 돌아가도 결국 ‘회사의 사정’이라는 게 그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아 기혼 여성 고경력자로서 눈치껏 퇴사를 결정하기도 했다. 분명 사랑해서 스스로 선택한 일들이었는데도 머릿속엔 자꾸 이런 질문이 맴돌았다. ‘신데렐라는 결혼해서 행복했을까?’ 내 탓이 아닙니다 그녀가 부잣집에서 태어났다면, 아니 이후에 직장에서라도 승승장구했다면 이 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를 끊임없이 노력하게 한 동력은 바로 ‘결핍’이었다. 1분 1초 열심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도 때때로 아니 꽤 자주 세상은 그녀를 배신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남을 탓하기보다는 ‘모두 내 잘못’이라고 자책하곤 했다. 하지만 부당한 일을 반복적으로 겪으며 구조의 갈라진 틈을 목격하고 만다. 권력의 이기심이 곳곳에 균열을 내고 있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채용 비리’가 그때도 만연했다. 같은 부서에 직영으로 들어온 신입 사원의 경우 설계를 한다는 사람이 CAD 프로그램도 다룰 줄 몰랐다. 알면 알수록 이 나라는 어디까지 잘못된 건지 강자들의 탐욕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결코 내 잘못이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정규직인 내가 그에게 CAD 교육까지 시켜가며 일해야 했다. 그러나 정작 업무에 필요한 교육이나 프로젝트 회의는 비정규직에게 철저하게 닫혀 있었다. (본문 90쪽) 내 잘못이 아니었다. 지금까지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남성 중심의 조직에 여사원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곳에선 이러한 추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당사자들 스스로가 가해자라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다. (본문 121쪽)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로 고단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싶은 독자에게 [버티는 마음]이 적당한 책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권하는 것은 그녀가 ‘내 탓이 아님’을 깨달아가는 중요한 장면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반드시 큰 목소리로 동의하며 응원하고 싶어질 것이다. 함께 버티는 우리로서.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그 메시지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협력사 가족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얼마 전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라는 신간 도서를 접했다. 이 책에서는 조선업을 휩쓴 침체와 위기를 직면하면서 성장 국면에서 견고하게 구축된 ‘중공업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대해 명확하게 분석해놓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중공업 가족’에 합류하지 못한 존재들이 바로 나와 우리 가족이었다.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 노동자’였고 ‘여성 엔지니어들을 잘 기용하지 않는 업계’, 나아가 ‘여성들의 일을 가사 노동 혹은 사무직 보조의 영역에 국한하는 ‘남초’ 지역’이라는 혹독한 현실이 바로 내가 버텨온 삶의 현장이었다. (본문 237쪽) 1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자가 몸담은 조선 해양 산업에서 흔히 말하는 ‘하청업체’, ‘하청 노동자’란 대기업 직영이 아닌 ‘협력사’, ‘협력사 직원’을 말한다. 당사자인 저자는 자칫 비하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하청이라는 표현 대신 이들을 협력사 직원이라고 일컫는다. 대한민국 중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 직영이 아닌 협력사 소속 노동자들은 업계 불황에 더해 불안정한 고용 환경이라는 이중고를 떠안는다. (수많은 협력사 직원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정부 지원 카드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토요일 유급 휴일을 강제로 없애 임금은 사실상 동결이 되거나 오히려 더 줄어드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불안정한 노동 환경과 낮은 임금으로 살 길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원정 노동을 떠난 그녀의 남편과 구조 조정이라는 바람을 맞아 퇴사한 후 업무 공백의 시간을 보낸 그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일자리를 얻었지만 저평가된 조선업에서 인건비가 최저치로 떨어진 시기에 턱없이 낮아진 연봉으로 재취업을 할 수밖에 없는 저자의 현실이 바로 증거이다. 올해로 벌써 IMF 21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오늘,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주역으로 살아온 독자들에게 결코 우리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지나간 숱한 잿빛 요일을 걷어내고 다가올 오늘은 행복한 산책을 준비할 수 있는 선택으로 채워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본문 241쪽) 하지만 저자는 남의 탓만 하며 비관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떤 빛이 난다. 아무리 애써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이라지만 그녀가 스스로 불을 밝히며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독자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버텨내는 삶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녀는 오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시작하는 문장을 쓴다. 꽃을 피우기 위해 필요한 밤을 견디며. 글 쓰는 삶을 통해 오롯이 내 삶을 다시 살아가는 이 시간이 내겐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열리고 나 스스로의 가능성에 자신감을 얻는다. 살다보니 살아졌던 것처럼, 쓰다 보니 써졌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려 하는 나와 여러분의 내일에 건투를 빈다. (본문 242쪽)
나란 여자를 이렇게까지 홀대해온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열아홉의 나이에 남자들이 우글대는 직업훈련원에서 기계를 배웠다. 취업 후 고졸이라는 멸시 속에 최저임금을 받으면서도 싫은 내색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 살려고 먹진 말았어야 했는데, 꾸역꾸역 마른 밥을 입속에 밀어 넣으며 새벽 출근길을 재촉했다. (9쪽)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주역으로 산다고 살았다. 여성으로서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해양플랜트 구조설계 엔지니어로서의 삶. 그 속에서도 비정규직이었기에 살아남기 위해 더욱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다. 동시에 엄마와 아내, 딸과 며느리로도 살았다. 전문직 여성으로서 회사의 성장에 힘을 실었던 지난 삶에 모두 겹쳐져 있다. (10쪽)
그 시절엔 왜 그랬는지 모든 여성 직원을 이름이 아닌 성으로만 불렀고 나 또한 ‘미스 정’이나 ‘정 양’으로 불렸다. 게다가 경리 업무를 보던 언니는 그 회사에서만 10년을 넘게 근무했는데도 만년 경리였고 호칭은 ‘미스 리’, 아니면 ‘이 양’이었다. 이해되지 않는 문화였지만 그들에게는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보였고 아무도 부당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동료들이 악의가 있었다거나 하대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문화가 그랬다. 아무도 거기에 토를 달거나 불합리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당연한 일상이었다. (37쪽)
나도 모르게 내가 봄처럼 그의 곁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아침이 된 것처럼 그가 성큼 내 눈앞에 피어 있었다. 내 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그는 내게 ‘형’이 아닌 ‘오빠’가 되었다. (56쪽)
결혼하면 무언가 달라질 줄 알았다. 기나긴 터널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여자에게 결혼은 언제든 조직에서 정리될 수 있는 가혹한 낙인이었다. 삶의 무게가 더해질 때마다 나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80쪽)
성추행은 권력의 위계에서 발생한다. 강자가 약점을 잡아 집요하게 자신의 탐욕을 채우려는 동안 피해자를 포함해 그 누구도 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곳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다.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했던 불미스런 기업 문화는 어느 특정 계층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런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어리고 소외된 계층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났을 것이다. (122쪽)
“실례합니다. 바닷가로 나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그 말은 들은 나는 머리가 하얘졌다. 사무실에서 내려다보였던 해변을 매일 보고 살았지만 아직 바닷가 근처도 못 가봤다. 어느 방향인지는 알겠는데 가는 길을 모르겠다. 그래도 해운대에서 살고 있고, 걸어서 출퇴근도 하는 지역민인데 이럴 수가……. (147쪽)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흰둥이와 검둥이를 키우고 있는데 이들이 싸우면 내가 밥을 준 놈이 이긴다고 한다. 그러니 이왕이면 내가 이기기를 바라는 흰둥이에게 먹이를 주면 된다. ‘잘될 거야, 잘될 거야.’ 하면 잘되게 되어 있다고……. (192쪽)
이런 현실에서 내가 꿈을 쫓아간다면? 정말 그래도 될까? ‘그래. 여태 치열하게 잘 살아냈으니 이제 진짜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도 돼’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누구든……. (203쪽)
나의 IMF는 끝나지 않았다. 아니, 우리 모두의 IMF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며 첫 번째 IMF보다 더 힘든 공황 상태가 다시 오고 있는 만큼 우리 인생에서 두 번째 IMF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략) 나는 이 길을 당연히 극복할 것이다. 내 아이들의 꿈을 위해 행복을 희망할 것이다. (214쪽)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단 말이 내겐 그 무엇보다 잔인한 말이었다. (216쪽)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글을 통해 또 다른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해나가는 새로운 나를 발견한 셈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는 실업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당신 또한 여기서 포기하지 않기를. 우리에게는 내일을 살아야 할 이유가 있으니 말이다. (220쪽)

- 프롤로그
1. 잿빛 터널의 시작
- 열아홉
- 내가 던져진 세상
- 삶이 사막 같아도
- 이해할 수 없는 일들
- 하이힐이 아닌 안전화를 신고
2. 어떻게든 살아
- 다시 시작하는 봄
- 돌이킬 수 없는
- 내 잘못이 아니야
- 연 16.5퍼센트의 적금을 깨다
- 봄처럼 다가온 사람
- 그녀를 기억하며
- 나는 IMF 시대를 살았다
- 가시나무
- 살고 싶어졌다
3. 신데렐라는 결혼해서 행복했을까
- 현실도피
- 신데렐라는 결혼해서 행복했을까
- 시한부 직으로 살아내기 ①
- 시한부 직으로 살아내기 ②
- 예상치 못한 소식
- 가장 귀한 선물
4.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 엄마 한 살
- 두 번째 선물
- 위험한 동거
- 경력 단절은 넘어섰지만
- 나가주세요
- 워킹맘의 비애
- 내가 싫어질 때
- 별 볼 일 없는 삶, 참 별 볼 일 많다
5. 삶의 무게를 누군가와 나눌 수만 있다면
- 수신자가 잘못 입력된 메시지
- 바나나와 사과
- 죽음을 기억하며
- 네가 날 알아?
- 퇴사 그리고 재취업
- 이대로 괜찮을까?
6. 마흔셋, 퇴준생
- 우리, 데이트할까요?
- 내 꿈은 어디에
- 불안한 현실
- 새 치즈
- 마지막 출근
- 마흔셋, 퇴준생이 되다
7. 잿빛 요일의 산책
- 파란 하늘을 기다리며
- 버티는 마음
- 협력사 가족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 긴 터널 밖으로
- 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