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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를 낭송하다

시리즈 :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이승하 저 | 천년의시작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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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4248 / 144쪽 128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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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이승하
경북 의성 출생, 김천에서 성장.
1984년 《중앙일보》로 등단.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시집 『사랑의 탐구』 외 다수.
평론집 『한국 시문학에 나타난 사史와 사死』 외 다수.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머리말

시인의 말


2007년 2월 19일
어머니 돌아가신 날
2011년 4월 16일
아버지 돌아가신 날

아버지 8주기에 맞춰
시집을 낸다
제1부의 제목을
生으로
제2부의 제목을
愛로
제3부의 제목을
苦로
제4부의 제목을
死로
생각해 보았다


2019년 2월 16일
이승하

책 속에서

우주를 향해 재채기하다


1. 전동 열차 안에서

엊그제 밤,
집안 어른이 곡을 하라고 이르셨지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곡을 하지 않느냐고
처음에는 가성으로 곡을 했는데
울음이 울음을 불러 눈물과 콧물이
침까지 흘리며 나 오래 울었네

오늘 저녁에는 해물탕을 먹었지
도대체 몇 마리의 목숨을 씹어 삼킨 것인가
참 놀라운 일, 나는 살생 거듭하며 살아있고
나를 태운 쇠붙이는 달리고 있고

이 한 칸 열차 안에 빼곡히 동승해 있는 동시대인들
두세 다리 건너면 다 알 만한 이웃사촌
묵묵히 곁눈질 혹은 먼 산 보듯 하지만
말 건네고 싶다 안녕하세요?


2. 블랙홀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
다 제 목숨 태우며 빛나는 것이라면
태양도 죽는 날이 올 것이다
영하 수백 도로 식을 그날까지
체온으로 덥히고 체취로 확인하는
우리는 사람이니까
사람 사이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人間이니까

타오르다 타오르다 더 타오를 것 없어
오늘 죽은 별의 무덤들
블랙홀이 될지라도
저 무한 천공의 수많은 별은 여전히
어딘가를 향해 달려갈까
아테네를 향해 마라톤 평원을 달렸던 그리스 병사는
“우리가 이겼다!”고 외치며 죽었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몇 명이 몇 명을 죽였을까
인류 마지막 인간이 숨 거둘 날이
언제쯤 올까 벌레보다 작은 지구
우주의 먼지가 되는 날이


3. 재채기

콧속이 간질간질하더니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나 자신이 깜짝 놀란 엄청나게 큰 소리
전동 열차 옆자리의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호리호리한 사람이 소리 하나는?

열차는 지하를 달리고 있지만 우주 한 공간이
나로 인해 한순간 흔들렸던 것
낯선 승객들 틈에서
나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나’라는 존재를 한번 증명해 본 것?
가슴 후련하여 씩 웃는다
미안한 마음에 한 번 더 웃는다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모두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는 존재
밤하늘의 별들 죽을 때까지 모두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듯
우주 안에서, 우주를 뒤흔들며
우리 지금 이렇게 살아있음에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生

제2부 愛

제3부 苦

제4부 死

해설
이숭원_우주적 상상력의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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