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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0599939 / 108쪽 / 140g / 13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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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모더니즘의 트렌드를 뛰어넘어 투박하고 단순하며 불완전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다 ‘와비사비’의 의미에 대해 일본인에게 물었을 때 과연 얼마나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까? 대부분 대답하기를 꺼려하면서 설명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이런 모습을 두고 지은이 레너드 코렌은 와비사비의 역사가 그 의미를 불분명하게 만들었고 그것을 제대로 알려주는 이가 없었다고 지적한다. 사실 와비わび, 侘와 사비さび, 寂라는 일본어는 의미가 전혀 다른 뜻이었다. 와비는 자연에서 홀로 지내는 참담함과 허탈함, 생기 없는 감정을 나타내지만 사비는 쓸쓸하고 수척하며 메마른 것을 나타냈다. 하지만 선불교, 다도와 결합되고 긴 역사를 거치면서 그 경계는 모호해져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현대에는 그 본래의 의미가 변질되어 모더니즘에 바탕을 둔 라이프 스타일의 일종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실 와비사비의 맥락은 모더니즘의 그것과 사뭇 다르지만, 어떤 맥락에서는 확실히 모더니즘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둘 다 그 시대의 주류였던 미적 감성의 반작용으로 태어났고 불필요한 모든 장식을 배제하며 전혀 반대되지만 뚜렷한 표면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은 다른 점이 훨씬 더 많다. 모더니즘은 영구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인공적이고 매끈한 표면과 완벽한 물질성을 추구하며 차갑다. 반면 와비사비는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현재지향적이며 자연적이고 가공되지 않은 거칠고 투박한 본연의 물성을 중시하며 따뜻하다. 와비사비의 아름다움은 일상의 소박함과 까다롭지 않은 단순함, 자연에 순응하며 변해가는 불완전함을 즐기는 데 있다. 그리고 이는 모두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한 켠 어딘가에 소소하게 존재하는 것들이며 현재에 집중해 자신을 마주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다. 와비사비는 왜 한중일의 아름다움인가 초기 와비사비는 도교와 선불교의 소박함과 자연스러움, 현실을 수용하는 태도와 9-10세기 중국의 시와 수묵화에서 느껴지는 적막함과 우수, 미니멀리즘적 감각에서 기인했다. 이런 요소들이 16세기에 일본풍의 와비사비로 통합되면서 다도에서 가장 포괄적으로 실현되었고 승려이자 다진 센노 리큐千利休를 통해 그 정신이 확립된다. 센노 리큐는 중국식의 화려하고 완벽한 보물을 가치 있게 보던 미적 관념에서 벗어나 조선의 막사발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농촌의 오두막을 원형 삼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온전히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한 평짜리 다실로 와비사비 미학을 완성한다. 이것이 레너드 코렌이 조선의 막사발이 없었다면 와비사비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며 와비사비를 한중일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와비사비는 센노 리큐 이후 상당히 변질되어 지금은 와비사비하게 들리고 와비사비하게 보이는 것들로 넘쳐난다. 그렇다면 한중일의 미적 감성이 융합되어 탄생한 와비사비를 어떻게 되돌려야 할까? 이 책에서는 그 해결책으로 센노 리큐가 말한 일기일회一期一會, 바로 이 순간 발생하는 모든 것에 집중해 지금 여기에 온전히 머무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P.30
본래 와비わび, 侘와 사비さび, 寂라는 일본어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지녔다. 와비는 세상과 동떨어져 자연 속에서 홀로 지내는 참담함과 낙담하고 허탈한 마음 그리고 생기 없는 감정의 상태를 뜻했고 사비는 원래 ‘쌀쌀한’ ‘수척한’ ‘메마른’ 등을 뜻했다. 14세기 무렵부터 두 단어의 의미는 더 긍정적인 미적 가치의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은자隱者와 도인의 자발적 고립과 금욕은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기회로 여겨졌다. 이상적 취향을 가진 이들의 이러한 삶의 방식은 그리 중요할 것 없는 일상의 세세한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과 눈에 잘 띄지 않는 존재들의 아름다움 그리고 모른 채 지나치는 자연의 면모를 보는 통찰력을 길러주었다. 결국 별 매력이 없던 소박함이 새롭고 순수한 아름다움의 기반이 되어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잠정적 정의」에서
P.41~42
전쟁이 빈번하던 센고쿠 시대戰國時代가 지속되었지만, 16세기 후반은 예술 분야에서 위대한 창조의 시대였다. 다도는 다구, 건축 공간 그리고 의례 자체에 대한 상당한 실험이 행해졌다. 리큐는 바로 이런 문화적 흐름 한가운데에서 가장 확고한 미적 업적을 세웠다. 그는 일본과 조선의 이름 없는 장인이 만든 투박하고 토착적인 민예품 즉 와비사비한 것들을 중국에서 온 완벽한 보물들과 동급으로, 아니 그보다 더 높은 예술적 지위로 확고히 격상시켰다.
「역사적 배경」에서
P.46
새로운 와비사비의 철학적 근거는 첫 만남이 곧 마지막 만남이라는 ‘일기일회一期一?’다. 이는 선불교의 옛 격언을 리큐가 달리 표현한 것으로, 바로 이 순간 발생하는 모든 것에 최대한 관심을 기울여 지금, 여기에 온전히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다.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이 특별한 일탈이 다도를 더욱 와비사비적인 방향으로 인도해줄지 그 성과는 지켜봐야 한다.
「역사적 배경」에서
P.62
와비사비는 서구의 이상적 아름다움, 즉 기념비적이고 장대하며 영구적인 것의 정반대에 존재한다. 와비사비는 꽃과 초목이 만개했을 때가 아닌, 피거나 질 무렵 자연에서 발견된다. 와비사비는 우아한 꽃, 장엄한 나무, 화려한 풍경에 있지 않다. 와비사비는 사소하고 숨겨진 것, 잠정적이고 일시적인 것이다. 너무나 미묘하고 순간적이어서 범속한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정신적 가치」에서

한중일의 미적 감성, 와비사비
불완전한 아름다움
역사적 관점에서 본 와비사비
불명료화의 역사
잠정적 정의
와비사비와 모더니즘
역사적 배경
와비사비의 우주
형이상학적 원리
정신적 가치
마음의 상태
도덕적 계율
물질적 특성
주석
사진 설명
옮긴이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