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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0980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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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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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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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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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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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지금 역사가 있는 가게를 이어받아 경영하고 있는 이들의 부모, 조부모의 대에서 있었던 일이 교토의, 일본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 그 자체였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교토에서 대를 거듭하면서 영업을 이어온 여러 기업의 발자취를 아는 것이 살아 있는 교토의 역사와 만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야에서 생업으로 경영하고 있는 이들의 증언과, 자료로 남아 있는 객관적인 역사를 조합하다 보면 역사를 다른 형태로 재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교토의 역사인 동시에 일본의 역사를 스케치하는 일이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아버지는 뒤를 이으라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지만 제가 ‘제가 가게를 잇는 거죠?’라고 물으면 ‘네가 원한다면 그러렴. 하지만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해.’라며, 졸업하기 전까지는 칼 한번 잡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스물네 살이 되자, 이즈우에서 배우면서 일하던 분이 새롭게 창업한 ‘이즈마쓰’라는 가게에 맡겨져서 수행을 시작했다. 다이쇼 시대에 이즈우의 4대 장인이고 명인이라 칭송받던 사사키 나오지로에게 사사한 이가 창업한 ‘이즈마쓰’에는 이즈우의 옛날 방식이 살아 있다며 사사키 씨가 수행할 곳으로 그의 아버지가 선택했다. 여기서 드디어 처음으로 칼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직원 식사용 양배추 채썰기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열 손가락 모두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때는 무급이었고 여름과 겨울에만 보너스를 받는 정도였다. 반 년 정도 지났을 때 주인이 고등어 초밥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눈동냥으로 배운 고등어 초밥을 조심조심 만들었더니 주인이 “완성된 모양이 ‘이즈마쓰’가 아니라 ‘이즈우’의 초밥이 되었다.”며 감탄했다.
― 1장 이즈우: 까다로운 교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극상품 고등어 초밥집
귀국 후 그는 가네가후치화학이라는 회사에 취직해 샐러리맨 생활을 시작했다. 때마침 1964년에 바라고 바라던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고 1968년에는 일본의 GNP가 서독을 앞질러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훈장을 빛내던 시기였다. 당시 대기업을 다니던 샐러리맨들은 장래를 보증받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 그가 스물여덟 살 때 아버지가 중학교 동창이었던 마쓰이 주조의 13대 마쓰이 하루지에게 데릴사위로 보내기로 부모들끼리 약속한 것이다. 넥타이와 화이트칼라에 익숙했던 다다 야쓰카호가 완전히 미지인 주조 세계에 발을 들이고 마쓰이 야쓰카호로 다시 태어날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전통과 격식이 겹겹이 쌓이고 엮인 것 같은 교토의 생활은 외부에서 온 신참자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본격적으로 주조에 뛰어들기 전에 마쓰이 씨는 한때 교토 외국어 대학교의 비서실장을 역임했었는데 그 일이 결과적으로 연고가 없던 곳에서 인맥을 넓히는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고 한다.
― 3장 마쓰이 주조 주식회사: 동서양의 문화가 은밀하게 부딪혀 절묘한 맛을 내는 술도가
이 가게의 역사는 무척 오래됐다. 원래 후쿠이의 쓰루가에서 쌀과 보리 장사를 했는데, 짬짬이 보리로 사탕을 만들었다고 한다. 항구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가게 이름이 ‘미나토야(항구라는 뜻의 미나토와 가게라는 뜻의 야가 합쳐진 이름이다—옮긴이)’가 되었을 거라고 20대 점주인 단즈카 기미코 씨는 말한다. 하지만 그게 언제쯤이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단즈카 씨의 집안 가보로 남아 있는 ‘제니바코’라는 돈궤가 500년이나 그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고도 하니, 가게는 최소 500년 전, 혹은 그 이전의 헤이안 시대에 시작되었을 거라고 한다.
― 7장 미나토야: 500년을 이어온 전설 속 사탕 가게
유레이코소다테아메 이야기에 관련된 일화 중 하나는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 『묘지의 기타로』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도서 대여점에서 빌려서 본 기억이 있는데, 유령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 기타로가 어머니가 매장된 땅 속에서 자력으로 땅 위로 기어 나오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미즈키 시게루는 유레이코소타테아메의 팬이고 이 가게에 왔던 적도 있다고 한다. 그 기타로가 유령의 아이 키우기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면 내가 그 원점이 된 이 가게에서 취재를 하는 것도 특별한 인연인지도 모른다. 사실 1930년대에 인기가 있었던 그림연극에도 〈묘지의 기타로〉라는 작품이 있고 그 원작은 민화의 아이 키우는 유령 이야기였다는 설도 있다. 가령 죽어서도 아이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영혼이 그 아이의 목숨을 지켜준다는 스토리는 일본인의 정신에 깊게 새겨져온 모성애의 이상형이라고도 볼 수 있다.
― 7장 미나토야: 500년을 이어온 전설 속 사탕 가게
평소에 좋아하던 세잔이나 앵그르 등의 화집을 책장에서 꺼내어 ‘성벽’처럼 쌓아올리고 그 위에 선명한 레몬을 하나 올려둔 제3고등학교 학생 가지이 모토지로처럼, 마루젠 서점의 책 위에 레몬을 올려두고 가는 사람이 지금도 있다고 한다. 특히 1940년부터 영업해온 가와라마치점이 2005년에 폐점하게 되었을 때는 이별을 아쉬워하는 손님이 서점 여기저기에 레몬을 놓아두고 가는 일이 있어 가게 직원이 그것들을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 장식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청년 가지이는 4년 반 동안 교토에 있으면서 많은 문학 청년들과 깊이 교류하고 연애를 동경하며 몸을 좀먹는 병마의 예감을 뿌리치듯이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 생활의 일부에 당시 마루젠 점포 앞에 있던 “호박색이나 비취색의 향수병, 담배 파이프, 주머니칼……”이 있고, 사지는 않고 몰두해서 열심히 봤던 화집이 있었다. 열에 취한 것처럼 거리를 방황하다 마루젠에 다다른 그는 자신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답답한’ 가게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무시무시한 폭탄을 설치(‘가지이 모토지로 단편’ 「레몬」 중에서)”하는 것으로 잠깐 동안의 해방감을 맛보고 돌아갈 수 있었다.
― 9장 마루젠: 출판 불황의 시대에도 무너지지 않는 지식인의 보물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