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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ROGUE MALE

제프리 하우스홀드 저 | 이나경 역 | 아르테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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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0977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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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위대한 작품을 스크린에 옮기게 되어 배우로서도, 제작자로서도 무척 흥분된다 _ 베네딕트 컴버배치

하우스홀드는 서스펜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_ <뉴욕타임스>

고전의 반열에 오른 위대한 스릴러, 서스펜스의 승리 _ <아마존 북리뷰>

모든 문장이 흥미진진하다. 반드시 읽어볼 것! _ <멘스저널>

환상적 플롯만큼이나 예리한 심리 묘사와 시대를 초월한 언어의 힘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끝까지 입술을 씹으며 보게 되는, 긴장감 가득한 탈출과 추적 이야기 _ <타임스>

하우스홀드는 날것의 요소에 서스펜스와 생생한 스토리를 넣어 압축했고, 그 효과는 아찔하다 _ <플레이보이>

모험 서스펜스의 클래식이 탄생했다 _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잔인한 독재자에게 쫓기는 한 남자의 위태로운 모험 서사시 _ <파이낸셜 타임스>

위대한 암살범에 관한 위대한 책. 최고의 오프닝 페이지를 만나게 될 것이다 _ <데일리메일>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나갔다. 처음 다섯 페이지에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 이 책은 내가 읽은 가장 생생하고 고독한 늑대 이야기다 _ 콘 이굴든, 『위험한 책』 저자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제프리 하우스홀드
제프리 하우스홀드 Geoffrey Household
정치 스릴러와 서스펜스 소설 등 다양한 작품을 남긴 영국 소설가. 옥스퍼드의 막달레나 컬리지를 졸업한 후 25년 이상 동유럽과 미국, 중동, 남아메리카 등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은행가, 회사원, 백과사전 집필가로 일했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영국 정보부에서도 근무했다. 작품으로는 『발송 The Sending』 『불량 정의 Rogue Justice』 『그림자 속 감시자 Watcher in the Shadows』 자서전 『바람에 맞서다 Against the Wind』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이나경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애프터 유』『비포 아이 고』『라스트 런 어웨이』『배반』『뮤즈』『살아요』『샤이닝』『딱 90일만 더 살아볼까』『피버 피치』『모히칸족의 최후』『더 게이트』『주석 달린 안데르센 동화집』『백악관의 사생활』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처음에 그들은 내가 공무상 임무로 암살을 수행하던 중인지 궁금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심은 접었던 것 같다. 그 어떤 정부도―적어도 우리 쪽 정부들은 모두―암살을 주도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단독으로 움직인 것이란 말인가? 단독 범행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무런 범행 동기도 없이, 내 주장대로 그저, 추적 불가능한 상대에게 접근해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사냥꾼일 뿐인 걸까? -본문 중에서

나는 늪으로 곤두박질쳤다. 작지만 깊은 늪이었다. 지금, 나는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는 살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상태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 예측하기는 망설여졌다. 상처가 얼마나 나았는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었다. 사방이 어둡고, 거의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다. 무성하게 자란 풀을 붙잡고 몸을 일으켰다. 나는 진흙 덩어리 같은 존재, 붕대를 감은 채 진흙으로 뒤덮인 존재였다. 늪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자갈 비탈이 있었다. 그 비탈로 굴러떨어진 것이 분명했다. 더 이상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자들이 나를 절벽에서 밀기 전보다 더 심하게 다친 데는 없다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그들이 내 시체를 찾으러 오기 전에 몸을 움직여서 숨을 용기를 내야 했다. -본문 중에서

이제 내가 납득할 수 있는 행동을 해야만 했다. 이 고백―이 글을 고백록이라고 불러야 할까?―은 머릿속에서 같은 일을 자꾸만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위해, 겪은 일을 순서대로 기록한 것이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서는 그런 상황에 대해 만족스러운 설명을 얻을 수가 없다. 이 노트에 상황을 기록함으로써, 어느 정도나마 만족스러운 설명을 찾아보고자 한다. 나는 제2의 자아를, 나의 현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과거의 자아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연이든 의도적으로든 이 글이 집단의 이익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내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내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싸구려 언론매체에서 내건 현수막의 찬양 문구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이다. -본문 중에서

나는 밤에만 움직였다. 낮에는 산림이나 잡초 속에서 지냈다. 사냥감을 향해 접근하던 때가 그처럼 즐거운 적은 없었다. 짐승을 3킬로미터쯤 뒤쫓아본 사람이라면, 사람 무리, 보초, 갑자기 산기슭에서 나타나는 수컷 짐승들을 뚫고 160킬로미터 이상 발각되지 않고 추적하는 것이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이해할 것이다. 돌팔매 한 번으로 새 두 마리를 잡는 셈이었다. 그것은 내 속에 잠들어 있던 모험 정신을 일깨웠다. -본문 중에서

결론은 이렇다. 나는 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내 나라에서도 범법자였고, 내가 죽어야 한다면 쉽게 죽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들이 내 죽음을 사고나 자살로 위장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살인 동기도 밝혀낼 수 없을 테니 살인범은 잡히지 않을 것이다.
당시에 나는 베이너 씨가 생각 없이 한 말에 괜히 걱정하는 것이고, 이런 불안은 얼토당토않은 것이라고 여겼다. 그들이 영국에서 나를 제거하느라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내가 또다시 사냥하러 가서 그들에게 겁을 줄 거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결국 인정하게 되었다. 그들은 내가 원한다면 그들의 나라로 되돌아가 그 거물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는, 만만찮은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그런 선택을 할 것이냐에 대해서 말하자면……. 유명한 사냥꾼들 중에서는 한 번 놓친 사냥감을 다시 찾아가고 싶은 유혹을 완전히 떨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본문 중에서

홀본에 도착한 뒤, 내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자리에 계속 앉아 있었다. 역시나 검은 모자는 열차에서 내려 플랫폼에서 얼쩡대더니 문이 닫히기 직전에 다시 탔다. 그들은 내가 당해내기에는 너무나 똑똑했다! 필시 검은 모자에게 홀본과 올드위치 사이를 오가며 내가 망할 열차에 올라타거나, 내가 다른 경로로 떠났다는 신호를 보낼 때까지 계속 자리를 지키라고 명령한 것이 분명했다. 내가 해낸 것은 퀴브-스미스를 블룸즈버리로 보낸 것인데, 분명 그는 벌써 택시를 타고 내 이동 경로를 전화로 모두 전달하는 중앙 연락 지점 같은 곳으로 향했을 것이다.
올드위치로 다시 떠날 때, 검은 모자는 열차 뒤쪽에, 나는 앞쪽에 있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었다. 우리 둘 다 서로를 죽일 수도 있는 잠재적 암살자였지만, 마주 보고 앉기에는 어색함을 느낀 것 같다. 그가 뻔뻔하게 나를 마주 보고 앉았거나, 비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면 좋았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사이드카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데 누군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몸을 세웠지만 너무 놀라고 넋을 잃은 상태라 한순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가느다란 빛이 내 얼굴을 비추더니 굉음과 엄청난 충격과 함께 내 심장으로 떨어졌다. 나는 사이드카를 가로질러 뒤로 자빠졌고 내 왼쪽 옆구리는 진흙탕에, 머리 절반은 물속에 빠졌다. 쓰러진 기억은 없고, 빛과 동시에 터진 폭발음만이 기억난다. 진흙 속에서, 심장이 뛰는 습관을 회복하는 동안 의식을 잃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오늘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낚시하던 사람이 빌려준 거울을 처음 보았을 때 놀란 것처럼, 내 얼굴에서 영적인 면을 발견하기를 바랐다. 내 얼굴에서 위안을 얻기를 바랐고, 지난번에 겪은 고통처럼 이 고통이 내 얼굴을 섬세하게 바꾸어놓았기를 바랐다. 흙이 묻어 더러워진 눈, 피처럼 붉은 진흙을 뚝뚝 떨어뜨리는 머리털과 수염, 짓이긴 지렁이처럼 잿빛으로 부어오른 피부가 보였다. 굴속에서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짐승의 낯이었다. -본문 중에서

“하지만 나를 건드리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나를 죽인다면 경찰의 추격을 받을 뿐이고, 당신이 떠났다고 내가 믿게 하는 편이 분명 더 현명하니까. 실제로도 그렇게 했고.”
그의 음성에서 피곤하고 냉혹한 기색이 느껴졌다. 농장에서 지내던 내내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을 것이다. 나보다 더 용감하고 약은 사람이지만―윤리 의식이 없다고 쓰려고 했다. 하지만 내게 그런 소리를 할 권리가 있을까? 내게는 잔인함도, 야심도 없는 것 같다. 퀴브-스미스와 나의 차이는 그것뿐이다.
“이보다 더 깨끗하게 죽여줄 수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이보시오, 당신이 죽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가 말했다. “지금은 그렇군요. 이곳을 봉쇄하는 동안 당신이 지각을 잃지 않아 다행입니다. 이런 처지가 되다니, 당신도 놀랍겠지만 나도 놀랍습니다.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당신의 죽음은 완전히 불필요한 것 같군요.”
“죽음이 아니면 갈 곳은 동물원뿐이지.” 내가 말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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