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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하는 매 동방문학총서 3

자밀 아마드 저 | 박선주 역 | 훗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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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5736737 / 22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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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여든 살의 첫 소설에 아시아가 주목하다. 사막 부족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의 잔혹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 테러리스트들의 땅으로 불리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 지대. 그곳에서 오래 전부터 살아왔던 부족들이 맞닥뜨려야 했던 낯선 운명. 부족장의 자손이며 동시에 추방자의 피를 이어받은 한 소년이 만들어 가는 음악 같은 이야기. 그가 겪어 가는 세상이 속한 지역은 테러의 불명예를 안은 정치적 수렁이 된 곳이지만, 이 책의 작가는 그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 그 부족들과 전통의 모습을 발굴하면서 그들이 마주해야 했던 잔혹한 근대를 그리고 있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자밀 아마드는 1930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2014년 세상을 떠났다. 그는 파키스탄의 행정관으로서 주로 국경 지역과 발로치스탄에서 근무했다. 또한 변경개척위원회의 위원이자 부족발전협회 의장으로서 복무했으며,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개입 전후라는 결정적인 시기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에 있는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공사로 일했다. 이 작품은 그가 여든 살에 쓴 첫 작품으로 2012년 맨 아시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역자 소개

  • 역자 : 박선주
세종대 국어국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번역과에서 공부했다. 기독교출판사와 아동문학출판사 편집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언어와 문학을 사랑한다. 현재는 프랑스어와 영어로 된 아름다운 글들을 찾아 소개하기도 하면서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 『동방의 항구들』, 『프란츠와 클라라』, 『날아가는 집』, 『사물들과 철학하기』, 『영화의 목소리』, 『야크』, 『인간관계론』, 『제인에어』, 『세계를 읽다 독일』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 땅은 여전히 인생에 아름다움과 생기를 불어넣었다. 언덕과 모래 그리고 흙이 미묘하게 다른 다양한 회색과 갈색의 음영으로 물들었다. 밤의 어둠과 낮의 밝음, 회색빛의 덤불 속에 숨어 피는 사막의 작은 꽃들, 모래 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뱀과 종종걸음으로 도망치는 도마뱀의 생기 넘치는 색감들이 섬세하게 변화했다. 그 남자들의 옷은 무자비하게 닳아 빠졌어도 그들 주변은 이런 아름다움과 색조로 가득했다. (37쪽)

그 남자들은 완전하게 영영 죽고 말았다. 그들은 어떤 노래에도 등장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을 위한 기념비도 세워지지 않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그들이 사랑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잊힐지 모른다. 살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했기에 고인들을 기억하느라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51쪽)

그러다가 아들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 우리를 아프가니스탄의 소유물처럼 취급할 수가 있습니까?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몇 달, 또 파키스탄에 몇 달 머물 뿐입니다. 나머지 시간은 계속 이동합니다. 우리는 유목민입니다. 모든 나라에 속해 있으면서 또 어느 나라에도 속해 있지 않은 이들이란 말입니다.” (73쪽)

희망은 동물처럼 빨리 그리고 급작스레 죽지 않는다. 식물과 같아서 천천히 말라 버린다. (78쪽)

자연은 이들에게 보통 이상의 분노와 엄청나게 빠른 회복력, 운명에 대한 완전한 거부감을 심어 주었다. 자연이 그들에게 한 해에 단 열흘 동안만의 양식을 주었다면, 그들은 평원에서 기름지고 편안하게 사는 이웃 부족들에게 양식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믿었다. 이 두 부족에게는 생존이 최고의 미덕이었다. 두 부족 어디에서도 청부 살인 업자나 도둑, 납치범, 밀고자에게 오명을 씌우지 않았다. 그리고 이 두 부족의 관심은 온전히 자신들뿐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대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상 다른 사람들은 조연을 맡고 있거나 관객의 위치에서 구경하는 열등한 종족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112쪽)

"그 세월 동안 떠나 있었다면 당신 사촌들이 당신의 땅을 자치했을 겁니다. 그들이 당신이 돌아온 걸 귀찮아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제 가볼까요?” 아버지 부족의 언어에서 ‘사촌’은 친척과 철천지원수를 동시에 뜻했다. 내 뿌리에 대한 이야기로 그에게 감명을 주려했다면 난 실패한 셈이었다. (141쪽)

그는 온종일 쉬지 않고 올라갔고, 가는 내내 가족과 자신에 대해 생각했다. 가는 길가에 있는 집들의 일층에서 물소들이 되새김질하고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면, 왜 자신에게는 물소가 한 마리도 없을까 하고 자문하기도 했다. 물레방아가 있는 오두막 옆을 지날 때는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역시 물라였던 아버지에게 왜 자신들은 물이 나오는 오두막에서 살 수 없는지 물었다. 아버지는 대답 없이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196-197쪽)

시내에 들어가니 생활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남편이 빌린 변두리 방 하나에서 밤에는 곰이, 남편이 나간 낮 동안은 샤 자리나가 사용했다. 아침에 남편과 곰이 나가면, 샤 자리나는 방을 청소하고 그녀의 몇 안 되는 물건들을 펼쳐 놓았다. 오후가 되면 그것들을 다시 한데 모아 치워서, 곰이 돌아오기 전에 방을 정리해 놓아야 했다. 그러고 나서 다음 날 아침까지 곰이 먹을 빵을 많이 만들고 식사를 준비했다. 시내에서 시내로 옮겨 다닐 때는 늘 이런 식이었다. 샤 자리나는 왜 자기 부부가 아니라 곰이 방을 차지하고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번은 그녀가 남편에게 물었다. 남편은 그녀를 쌀쌀맞게 바라보며 대꾸했다. “아내는 또 구할 수 있지만 곰은 또 구할 수 없잖아.” 그녀는 황망했다. (202-203쪽)

“그 일 이후 셰라카이는 집에서 도망쳤다가 우연히 나와 만났소. 그녀는 나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했소. 그건 그녀가 멸시를 당해도 아는 사람들이 아닌 차라리 전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당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한 말일 거요. 이 여자는 기운이 세고 유쾌해서 일을 잘하리라는 것은 확신하셔도 됩니다. 딸들에 대해서도 곧 잊을 겁니다.” (219-220쪽)

목차

하나. 어머니의 죄
둘. 명예가 걸린 문제
셋. 낙타들의 죽음
넷. 물라
다섯. 납치
여섯. 안내인
일곱. 아편 1파운드
여덟. 샤 자리나의 약혼
아홉. 매매 완료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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