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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385033 / 240쪽 124 x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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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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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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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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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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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어른에게도 보들보들한 존재가 필요하다”
나의 반려인형 에세이 《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
정세랑 소설가 추천 “어렴풋한 예감으로만 존재했던 책이
이토록 정교하고 위트 있는 방식으로 완성되어 기쁘다.
작은 곰돌이에게서 출발한 다정함이
긴 시간과 먼 공간을 감아 돌아 모두의 마음에 닿기를.”
피천득 작가에게는 ‘난영이’라는 인형이 있었다. 딸 서영이가 멀리 공부하러 떠나면서 집에 남기고 간 인형이었다. 피천득 작가는 날마다 난영이의 얼굴을 씻어 주고 머리를 빗겨 주었다. 난영이 곁의 곰 인형들에게는 푹 자라고 밤마다 안대를 씌워 주었다. (안대를 쓴 곰돌이 사진은 언론사 인터뷰 지면에도 실렸다.)
영국에서 10월 둘째 수요일은 곰 인형과 함께 출근(등교)하는 날이다. 인터넷에 “#BringYourTeddyBearToWorkDay”라고 검색하면 올해 10월 10일에 사무실이나 야외 현장으로 출근한 곰 인형 사진을 볼 수 있다. 영국의 성인 6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곰 인형을 안고 잔다고 대답한 사람은 35퍼센트였다고 한다.
어른이 되면 한때 소중했던 것과 이별해야 할까?
누구에게나 인형이 있었다. 털북숭이든, 딱딱한 피겨든, 한 순간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존재들은 살아 있지 않았지만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우리와 친밀했고 우리 마음을 알아주었다. ‘반려인형’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존재들이다.
그런데 반려인형 이야기는 과거형일 때가 많다. 이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놀이보다 성취가 중요하다고 여기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걱정하며 사람들은 반려인형에게서 멀어진다.
《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는 한때 좋아했던 것을 계속 좋아해도 괜찮다고, 어른에게도 보들보들한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해 주는 현재진행형 반려인형 이야기다. 정소영 작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곰 인형을 선물받은 날부터 3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 늘 반려인형과 함께다. 휴대폰 앨범에 곰 인형 사진이 가득하고, 회사에도 종종 같이 출근하고, 전자결재 서명에 곰돌이를 그려 넣었고, 야유회나 회식에도 곰돌이를 동반하고, 곰 인형 사진과 그림이 들어간 기념 우표, 크리스마스 카드, 앞치마를 만들었고, 신혼여행, 첫 유럽여행, 물놀이장에도 곰 인형과 함께 갔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면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것들을 존중하는
진짜 어른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는 4장 구성이다. <1장 나는 반려인형과 산다>는 곰 인형 연남이와의 첫 만남, 막내 곰돌이 술빵이의 인형 병원 방문기, 처음 반려인형을 갖게 된 날의 기록, 치과 치료를 받을 때, 감기 몸살을 앓을 때, 곰돌이가 주는 위안을 그렸다. <2장 우리 곁의 반려인형들>에는 인형에 관한 사회문화적 탐구를 담았다. 평창 올림픽의 수호랑과 반다비, 어린이 손님이 두고 간 토끼 인형을 접대한 호텔, 영국의 ‘출근하는 곰 미저리 베어’ 동영상, 문학과 영화가 다루는 곰 인형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3장 반려인형의 세계에도 고민이 필요해>는 인형의 세계에서 좀 더 고민해 보았으면 하는 부분을 소개한다. 미피와 키티에게 입이 없는 이유, 캐릭터 애니메이션이나 레고 블록 등에서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 애착 인형에 관한 사회의 이중적 태도, 반려인형은 물론이고 반려동물에게도 해당하는 각박한 시선이 그것이다. <4장 인형놀이를 알려 드립니다>는 인형 옷 만들기, 인형 사진 찍기, 인형 굿즈 만들기, 반려인형 그림책, 반려인형 영화를 소개한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이런 과정이지 않을까. 처음엔 나의 반려인형을 좋아하는 일이 다이지만, 점차 주변의, 타인의, 사회 속의 반려인형에 귀 기울이며 나의 애정과 관심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 세계의 한계를 알아 가며 나의 반려인형과 더 즐겁고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그러면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 나가는 것.
어쩌면 어른이란, 한때 좋아했던 것을 계속 좋아하며, 다른 사람에게 소중한 것들을 더불어 소중하게 여기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얼마 전부터 나는 가능하면 치과에 곰 인형을 데려가고있다. 처음 데려갈 때는 술빵이가 너무 커서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진료실에 들어서며 “저, 제가 좀 무서워서요” 하고 의사 선생님께 양해를 구한 뒤 가방에서 주섬주섬 술빵이를 꺼냈다. 진료를 준비하던 선생님들은 가방 속에서 나오는 커다란 술빵이를 보고 조금 웃더니 “아아, 예, 안고 계세요” 하고 친절하게 말해 주었다. 이게 끝인가? 준비할 변명이 잔뜩 있었는데? 저기, 더 안 물어보시나요? 하지만 그뿐이었다. 나를 어린이 환자처럼 생각해 주시는 것일까?<곰 인형의 효능을 물으신다면>
외장하드에 ‘잔잔한 실수’라는 이름의 폴더를 따로 만들어 두었을 정도로 실수투성이인 내 인생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도 끝내 자랑스러운 것이 있다면 이런 것들이다. 귀여운 곰을 그리려면 눈과 눈 사이는 조금 먼 듯하게, 코는 조금 올라간 듯하게 그려야 한다는 사소한 팁같은 것. 그리고 이런 걸 내가 습득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다. 이것들은 고스란히 내가 갈고 닦은 능력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안 시켰는데도 말이다. ‘자기 주도적 곰 인형탐구’라고 부를 수 있을 이 능력은 앞으로도 정성껏 키워나갈 예정이다.<확고한 취향을 지닌 어린이>
“저기 봐. 저기 강아지, 아니 곰돌인가?”
“어디?”
“저기 저 남자 가방 안에.”
“샀나 보지.”
“아니야, 산 건 아닌 거 같은데? 곰이 하얗지가 않아.”
“뭐지?”
“뭐지?”
뭐냐면 제 남편입니다! 그리고 꼬질꼬질한 건 제 반려인형이에요! 그 순간 나는 사자 볼펜에 무릎 만들어 주는남자를 내가 만나고야 말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곰 인형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나의플리커flickr 친구들 가운데는 웬디 해리스 할머니가있다. (중략)나는 할머니의 얼굴조차 본 적이 없지만 곰 인형 테드를 통해 할머니가 퍼즐 맞추기를 좋아한다는 것, 테드의생일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에는 근사한 요리를하거나 과자를 구워 주신다는 것 따위를 알게 됐다. 술빵이가 퍼즐을 맞추는 사진을 찍어 올렸더니 웬디 할머니가“포기하지 말고 모서리부터 맞춰Donʼt give up yet, complete theedge first!” 하며 응원해 준 적도 있다. <술빵이의 친구, 테드와밍키>
영국에서는 매년 10월 둘째 수요일을 “직장/학교에 곰인형 데려가는 날”로 정해 기념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어디서 유래했는지는 모르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기념하는 듯하다. 궁금하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서 “#BringYourTeddyBearToWorkDay”라는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올 10월 10일에 출근/등교한 곰돌이 사진이 보일 것이다. 스캐너 곁에도, 키보드 옆에도, 머그컵에 담긴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곰 인형이 있으니 반려인형인들에게는 완벽한 하루였을 것이다.<출근하는 곰 인형, 미저리 베어>
생전의(피천득)작가 인터뷰와 사진들을 보면 난영이 곁에는 잘생긴 곰 인형들이 더 있다. 한 마리를 선물받았는데 심심할까 봐 다른 곰 인형을 들였다고 한다. 인형 난영이는 눕히면 눈을 감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지만 곰돌이들은 눈을 감을 수 없어서 푹 자라고 안대를 씌워서 재워 줬다는것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됐다. 가히 반려인형계의 선구자이시다. 곰돌이들한테 안대를 씌워 주는 마음도 뜬금없이생긴 게 아니라 눈을 떴다 감았다 할 줄 아는 인형 난영이옆에있어서였다. 그럴 법한 상상이면서도, 소중한 감성이다. 안대를 하고 가운을 걸치고 있는 곰돌이들은사랑받은인형답게 의기양양해 보인다.<밤마다 깨어나는 공룡 인형들>
다행스럽게도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은 성별이 특정되어 있지 않았다. 여자 종목이든 남자 종목이든수호랑은 완전히 같은 모습으로 그려졌고 그 옆에 예컨대“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이라고 적혀 있을 뿐이었다. 패기넘치는수호랑 곁에서 나도 덩달아 파이팅을 외쳤다. 이렇게 스키와 스케이팅을 즐기는 마스코트가 남성으로 설정돼 있지 않다는 기쁨과 함께. 인형들이 모두 속눈썹과 리본을 떼 버리는 세상을 상상해 본다.<남자 인형, 여자 인형 따로 있나?>
국내에선 아직 번역 출간되지 않은 미국의 심리학자 마저리테일러Marjorie Taylor의 책 《상상의 친구를 만드는 아이들Imaginary Companions and the Children Who Create Them》을 보면,애착 인형이나 상상의 놀이에 빠진 아이들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어울리기를 즐기는 아이들이 곁에 놀 사람이 없을 때 상상의 친구를 만들어 내어 노는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이책에 따르면 아이가 인형놀이만 해 현실감각이 떨어지면어쩌나 하는 부모의 걱정도 그저 기우다. 사실과 다르기때문이다. 오히려 상상의 친구를 둔 아이들이 집중력과 사회성이 더 좋다고 한다. 그러니 안심해도 되지 않을까? 우리는 앞으로도 곰 인형한테 많이 의지할 생각이다. 나도,이제 네 살이 된 내 아들도.<애착 인형? 걱정 마세요!>
들어가며: 곰 인형을 좋아하는 사람
1장 나는 반려인형과 산다
버려진 곰 인형을 데려오다
술빵이, 수술대에 오르다
곰 인형의 효능을 물으신다면
1991년 5월 24일, 그 이후
말 필통 속 사자 볼펜
확고한 취향을 지닌 어린이
위로 버전의 곰돌이
곰 인형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2장 우리 곁의 반려인형들
수호랑이 있어서 다행이야
토끼 인형에게
차를 대접하는 호텔
술빵이의 친구, 테드와 밍키
출근하는 곰 인형, 미저리 베어
보들보들파와 딱딱파
밤마다 깨어나는 공룡 인형들
50그램의 묵직한 위로
3장 반려인형의 세계에도 고민이 필요해
입이 없는 이유
남자 인형, 여자 인형 따로 있나?
술빵이는 애보개 곰
애착 인형? 걱정 마세요!
모태 곰앙인으로 자란다는 것
곰 인형 겨울잠 재우기
그럴 거면 살아 있는 동물을 키우지 그래요?
4장 인형놀이를 알려 드립니다
곰 인형이랑 뭐 하고 놀아요?
인형놀이는 이름 짓기부터
반려인형을 돌본다는 것
반려인형 사진 찍는 법
곰 인형 옷 입히기
반려인형 굿즈 만들기
반려인형 그림책들
우리 집 재난영화, [토이 스토리 3]
잃어버린 곰 인형을 찾아서
나가며: 우리 모두에게는 보들보들한 존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