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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 Scandinavia 330 days

양정훈 저 | 라이카미(부즈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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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504603 / 336쪽 / 437g / 13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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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그저 안녕히, 안녕히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한 구석 비어 있던 마음의 조각을 찾아 지구 건너편 낯선 세상으로 떠나 1년여를 보냈다. 백야와 오로라의 땅, 스칸디나비아. 그곳에서 발견한 나와 당신, 우리의 이야기.
이 책은 2013년 출간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여행에세이 《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의 개정판으로, 이야기를 재정리하고 새로운 글을 더했다.

세상 건너편 북극권에 펼쳐진 바다와 숲과 눈,
그리고 모든 ‘나’의 이야기.


살아보니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그러니 몸부림치지 말고 그저 안녕히, 안녕히만 살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안녕히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가슴에 이는 불을 끄고 그저 안녕히만 살 수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어, 그는 잠시 떠나 있기로 했다. 그렇게 닿게 된 미지의 겨울 왕국, 스칸디나비아. 해가 지지 않기도, 해가 뜨지 않기도 하는 이상한 땅. 신령처럼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는 순록 떼와 세상에서 가장 크지만 가장 약한 고래들이 사는 신비한 세상…….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눈이 시린 풍경이 펼쳐지는 곳에서 보낸 1년여의 시간 동안에도 그를 약하게, 무력하게 만들던 질문들은 가슴 속에 성큼 들어찼다 사라지고 다시 다가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지구 건너편에 위치한 낯선 세상을 여행하는 사이, 이제 불같이 타고 얼음처럼 시리던 마음은 가라앉고 없었다. 뚜벅뚜벅 걷는 걸음을 따라 자신의 내면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그가 어디를 갔고 무엇을 보았는가를 과시하는 여행기가 아니다. 낯선 세상, 낯선 사람들 속에서 마주하게 된 자신에 대한 회고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가 타인이 아닌 나의 것처럼 읽히는 이유는 그가 들여다본 내면이 우리의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고유하고 따뜻한 언어는 조심스럽게 읽는 이의 어제와 내일을 꺼내 품는다.

저자 소개

사실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자신을 여행하는 것이라는 사람. 그래서 세상에 여행자 아닌 것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광고홍보를 전공하고 대기업 홈쇼핑 MD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입사 반년 만에 다른 길을 찾아 떠났다. 이후 국제자원봉사 NGO에서 4년 간 근무하고, 현재는 유럽에서 인권에 대해 공부하는 중. 
그 사이 ‘쾌락여행마법사’라는 이름으로 2008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여러 매거진에 여행기를 실었고, 전작으로는 《모든 청춘은 같은 곳으로 떠난다》가 있다. 

홈페이지 : http://kyome.com 

책 속에서

큰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대단한 결심을 한 것도 아니지요. 그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 앞에 서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불 꺼진 창문을 한참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골목은 언제나 겨울 숲처럼 고요하기만 했지요. 나는 꽃이 지듯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중략)
가슴에 상처가 가득 쌓인 당신과 작지만 아늑한 집을 두고 떠나는 건 사실 많이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작은 꽃 하나 키우지 못하고 살게 되는 일이 더 끔찍했습니다. 안녕히 살지 못하고 살아지는 것으로 사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돌아와야 하는 때가 되면 그때 다시 봄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꽃이 다 지고, 바람이 불고, 추운 겨울 지나 다시 꽃이 피고, 그래서 사는 일이 꼭 그런 것을 더 배우고 나면 그때는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당신과 같이 안녕히 안녕히 살 수 있게 되면 그때 돌아오겠습니다.

_GOTHENBURG / 001/ ‘그대 울던 밤’ 중에서


살면서 몇 번인가 땅에 나무를 심었다. 식목일 같은 날이었다. 내가 심은 묘목들이 진짜 나무가 되었는지, 아니면 어느 겨울 얼어 죽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사람의 마음에도 나무를 심게 된다는 걸 한참이 지나서야 알았다. 다만 그때 내가 착각했던 건, 꼭 땅에 심은 묘목처럼 사람의 마음에 심은 어린 나무도 때로 동사한다고 여겼던 것.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누군가의 가슴에 심은 것들은 모두 반드시 나무가 되는 것이었다.
당신은 가슴에 나무를 심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 마음에 심은 것도 까맣게 잊어버렸을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당신이 내게 심은 나무는 자라지 못하고 죽었다고 혼자 서러웠을지도 모를 일. 하지만 당신이 틀렸다. 그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 그래서 사람이 기다리지 못했을 뿐, 여기 당신이 심어 놓은 자리에서 자란 나무 아래 나는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러니 아무리 사람을 믿지 못해도 그의 가슴에 나무를 심을 수 없다고는 말하지 마라. 나무 하나 누구의 가슴에 심지 못하고 사랑하는 것만큼 허투루 사는 일이 없다. 부디 사랑이 다 지고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다고 슬프지도 마라.
당신이 사막이 되지 않고 사는 것은 누군가 당신의 가슴에 심은 나무 때문이다.

_GOTHENBURG / 004/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가슴에 나무를 심는다’ 중에서

목차

1/3
GOTHENBURG 150 DAYS
가끔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서

그대 울던 밤
혼자서 같이
가슴을 여행하는 사람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가슴에 나무를 심는다
사랑의 천 가지 정의
나약한 생물입니다
울지 못하는 자들
가슴사진기
위대한 이유
그대를 읽는 카페
가장 나쁜 버릇을 끊는 일
요로결석
당신은 새 집을 찾게 될 것이다
초밥 형님
당신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
바람도 아프다
눈이 되면 어쩌나
눈의 정거장
혼자의 위안
공벌레 등을 닮은 사람
그 남자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최고 제빵사의 맛없는 바게트
그 길을 만행이라 부른다
숙제를 풀지 마시라

2/3
REYKJAVIK 30 DAYS
너라는 이름의 백야

당신이 우는 동안에
행복의 비밀
내가 치유할 수 있게 해줘요
여행을 멈추고 싶은 어느 여행자
짐을 내려놓는 연습
고래는 꿈이었다
물 같은 운명을 가진 사람
바다의 아이들
젊어서 외로운 것
당신 손목 위에 둥지를 짓고 싶다
가장 질긴 마음
절대적인 말
새벽 네 시의 백야
초라하지 않다
몸의 말 배우기
자전거부터 시작할까
오늘을 사는 여자 내일을 사는 남자
형편없고 달콤한 도시
반드시 사랑이 되지 않아도
이상한 마을의 꼬마 장사꾼
어제도 내일도 없는 것처럼
같이 갈 수 없어도 괜찮아요
당신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3/3
TROMSO 150 DAYS
그 밤 오로라에게

울음도 기다림도 언젠가는 멈추겠죠
누가 저 환희를 피워 놓았나
행복해지는 주문
노르웨이 숲
아무도 용서할 수 없거든
안녕하시지요?
겨울이 왔습니다
운명적이다
죄책감이 없는 배
그 섬이 있다면
가장 좋은 발가락
북극권, 마침내 도착한 겨울
시부 이야기
우리만 알지 못했던 일
안녕하세요, 서른 살
당신이 밤새 지은 문장
가난하고 가난하지 않은 땅
영혼을 위한 패스트푸드
아주 사소한 것들
사미의 집
웃지 않는 사진
검은 뿔을 지고 여행하는 자
있지만 읽을 수 없는 마음
다시 꿈이었다
허기지면, 가족놀이
빚이 아주 많다
누가 빈 숲에 등을 켜뒀을까
사랑이 끝났다
오래 그리웠습니다
여행, 그 다음의 사랑
마침내 이 밤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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