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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4033 / 16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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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란, 권희,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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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출판사 리뷰
김명원의 시집 『오르골 정원』이 시작시인선 027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96년 『시문학時文學』으로 등단한 이후 『슬픔이 익어, 투명한 핏줄이 보일 때까지』 『달빛 손가락』 『사랑을 견디다』 등의 시집을 출간하였고 문단으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아 노천명문학상, 성균문학상,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한국시인정신작가상, 대전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하였다.
이번 시집에는 어머니의 죽음에서 기인한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가 존재론적 성찰로 이어지는 시편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시인은 죽은 어머니 혹은 타자의 모습에서 현재의 ‘나’를 발견함으로써 죽은 이들과의 연대를 가능케 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시인이 애도의 방법으로 택한 ‘연대 의식’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의지에서 출발한다. 시인은 존재를 통해 부재를 환기하고 부재 속에서 존재를 현현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시를 통해 죽은 이들 삶의 한 갈피를 ‘계승’하고자 한다.
시인은 시집에 수록된 시인의 산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죽음을 어떻게 하면 내면화할 수 있을까요. 죽음의 날개 뼈들을 만지작거리며 죽음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감각적으로 핥고 맛보고 느끼고 만질 수는 없는 것일까요. 살아있는 동안 내 인생에 죽음이 충분히, 그리고 완전히 개입할 수 있도록 저는 죽음을 맞은 사람들의 목록을 열심히 들여다봅니다”. 이처럼 시인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는 동시에 죽음과의 적극적 교류를 통해 자신의 시학을 완성시키고자 한다. 김명원의 시집 『오르골 정원』의 묘미는 시인이 감각적 언어와 사유로 촘촘히 엮고 짜낸 죽음의 그림자가 우리 삶의 영역 안으로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확인하는 일일 것이다.
시인의 말
안녕, 내 사랑
부러진 노을 깃털로 날아올라
찬연하게 서녘이 되는 내 사랑
밤 깊은 이역만리 타국에서 부르다 만 후렴구로
끝끝내 남는 내 사랑
동짓달 새벽, 물끄러미 창문에 와 서있는
반쪽 얼굴 하현달 내 사랑
배고파, 추워, 안아줘, 칭얼대는 내 사랑
맨발 들꽃으로 비 맞는 내 사랑
오늘도 안녕,
수시로 안부를 물어야 하는
내 사랑, 내 시여!
오르골 1
그림자는 늘 누워있죠, 일으켜 세우려 할 때마다 바람은 무겁죠, 겹겹이 어둠은 흘러 쌓이는데, 쌓여서 고요히 소리 무덤을 붕긋 세우는데, 최면술을 달여 마신 보름달은 붉죠, 추위에 딱딱해진 달빛이 조금씩 풀어지면 가 닿는 곳은 추억의 산간 마을, 가파른 유년, 입구에는 눈동자 커다란 정자가 서있고, 상처를 티 내는 느티나무 가지 끝에선 잠자던 먹구름이 뭉텅 딸려오죠
어쭙잖은 현기증도 함께 오죠, 불안, 한, 가, 요, 과거가 생생하게 몸부림치듯 일어서려 할 때마다, 근육질의 파도 물결로 불끈 일어서 한 다리로 온 생을 버티고 있을 때마다, 가벼워지는 것이 힘들기도 하겠죠, 혼곤한 무게로 지탱해 온 시간의 후면에는, 내가 내가 아닌 듯, 그래요, 꽃을 든 환영의 사람이 살아나죠, 밤새 쓴 목격담의 시 속에, 시어詩語들이 수백 수천 치어가 되어 날아가는 동안, 나는 사라지죠, 없는 내가 떠난 후, 길쭉이 남은 야윈 그림자가 비로소 서서 노래가 되죠
어쩜 내일 또 이렇게 숨바꼭질, 숨바, 꼭, 질, 되감기 될까요, 되겠지요, 감아놓은 슬픔은 음계를 잃어버리고 쩔쩔매며 그림자 근처를 헤맬 테죠, 나는 어디 있나요, 꽃을 딴 환영의 사람이 살찌는 동안 나는 다시 사라지고, 내 그림자는 태엽에 감긴 채 쪼그라들겠죠. 주름 흔적만 지평선으로 우두커니, 홀로 남겠죠
시인의 말
제1부 오르골이 있는 풍경
첫사랑 15
오르골 1 16
오르골 2 18
오르골 3 20
오르골 4 22
오르골 5 24
백설공주百說公主 26
거짓말 사탕 28
김소월 여인숙 30
우체통 32
제2부 저녁에 부는 감정
저녁의 색채 37
저녁의 노래 38
저녁의 무늬 40
저녁의 사막 41
오장환을 얻다 42
윌리엄 언솔드의 난다 데비Nanda Devi 일지 50
고통을 말하다 53
증언 54
{싹 난} 감자를 삶는 시간 56
제3부 작별의 숲
모친상 61
엄마라는 호명의 바깥 62
10원 동전 64
번데기 집 66
20년 전, 엄마의 그 봄 68
맹골수도 72
뻐꾸기시계 74
틈, 기다리다 75
몸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76
고립자 79
제4부 시詩, 그 서늘한 계절
국가시인고시國家詩人考試 85
시 건강검진 88
이상한 상징을 죽이다 92
지루한 본질도 죽이다 94
시 빵을 굽다 96
수박 98
오래된 질문 100
초시모스의 환상 102
고백의 방 104
제5부 처음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줌마 분식집 109
나의 하나님 112
비정년 114
소심주의자의 하루 117
반성문 119
오자誤字에게 감사함 122
평화로운 밤, 슬픈 124
구름 경전 126
세모의 얼굴 128
남는다 130
시인의 산문
오르골,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사라지고 살아나는 노래들 131
시라는 욕망의 몸, 혹은 가없는 허무의 속살 141
Si vis vitam, para mortem.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1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