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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남의 방

오은희 저 | 북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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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413363 / 220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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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고통을 주고받으며 치유하는 강물 같은 오은희의 소설집 『말남의 방』
2009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아버지의 섬에서 길 찾기를 종료하다」로 등단한 오은희 작가가 첫 소설집 『말남의 방』을 출간했다.
오은희의 소설집 『말남의 방』은 강물 같다. 8편의 단편소설들은 각각의 물줄기로 흐르지만 서로 소리를 주고받는다. 한 사람의 작가가 쓴 작품은 닮게 마련이란 의미가 아니다. 작품들은 서로 대화를 나눈다. 어떤 작품에서 풀어내지 못한 고민을 다른 작품이 받아안고, 막힌 말문을 다른 작품에서 틔우는 식으로 잇대어 나간다.
햇빛을 받은 강은 갖가지 빛살을 튕겨낸다. 어떤 작품에서 귀퉁이에 있던 인물이 다른 단편소설에서 전면에 부각된다. 이를테면 집을 나가서 끝끝내 발견되지 않았던 아버지는, 다른 작품에서는 삶의 의미로 각인된다. 하나의 소재에 대해서도 단편소설마다 다른 해석을 내리기도 한다. ‘침묵’은 때론 비겁함의 증거이며 동의와 연대의 고리다. ‘과거’는 짐이지만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이 끌어안은 고통을 다각도로 살핀다.
오은희 작가의 소설 속 인물들은 여러 고통에 사로잡혀 있다. 고립감이나 불안, 죄책감 등에 짓눌린다. 이런 고통은 정체가 불분명하기에 더욱 짐스럽다. 가슴 속엔 무언가 미적지근하고 끈적거리는 것이 뭉쳐 있다. 무거운 감정을 끌어안고 늪에 가라앉아가는 삶이 그려진다. 이것의 이름은 무엇인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먹먹하고 캄캄하다. 빛, 소리, 사람이 절실하다. 하여 그들은 몸부림친다. 고통의 뿌리를 더듬고 목소리를 내려 애쓰며 타인에게 손을 뻗는다.
표제작 「말남의 방」에서 ‘나’는 친구 말남이를 잃었다. 장례식에 가면서 떠올리는 말남이는 ‘방’으로 기억된다. 말남의 방에서 잠을 자면 어서 일어나야 하는데, 라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주인공은 그녀에게 갈 때마다 햇빛이 끓어 넘쳐 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올 때까지 아주 달고 긴 잠을 자곤 했다. 그 방처럼 말남이는 아낌없이 자신을 내주었다. ‘나’는 힘들 때면 늘 말남이의 방에 숨어들었다. 아이를 지우고 오갈 데 없을 때도 말남이의 방으로 갔다. 늘 말남의 방에 오고 싶었다. 힘들고 지칠 때면 늘어져 쉬고 싶었던 그곳, 두꺼운 커튼이 쳐져서 햇빛도 적당히 가려주고 세상과 나를 단절시켜주는 그 방. 말남이의 간호로 다시 힘을 얻어 나가곤 했던 그 방에 이제는 가볼 수가 없다. 말남이의 방처럼, 자신을 온전히 내주는 어떤 존재가 필요하다. 그 존재를 찾아가는 여행을 오은희 작가는 「말남의 방」에서 그리고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오은희
지은이 : 오은희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2009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아버지의 섬에서 길 찾기를 종료하다」로 등단했으며 문학과 무관하지 않은 여러 활동을 하며 꾸준히 소설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문학과 행동』, 『군포예술』 편집위원이며 2016년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 창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눈 위, 돋을새김』(테오리아. 2016년)을 펴낸 바 있다.  

책 속에서

「딸꾹질」
아파트 위층에서 나는 ‘툭툭툭 슥슥슥슥’ 소리의 정체를 찾고 싶지만 분명하지 않은 진원지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대금 연주자의 이야기다. 소리에 관한 한 어느 누구보다 예민한 그녀는 과거에 소리의 실체를 확인하지 않은 결과 남편과 헤어지고 남편의 제자였던 윤희가 자살하게 되는 불행을 감당해야 했다.

「말남의 방」
삶에 힘이 부치면 늘 찾아들어 쉴 수 있었던 친구 말남의 방이 사라져버린 것에 대한 상실감을 그리고 있다. 회복의 장소,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나를 안온하게 지켜주던 ‘퀘렌시아’ 말남의 방!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말남의 역할을 해야 하는 처지임을 깨닫고 그녀의 발인도 보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간다.

「눈 위, 돋을새김」
시청 공무원인 내게 고교시절 깊은 상처를 준 교사와의 악연을 그리고 있다. 자신의 잘못을 학생에게 전가하여 무대공포증까지 생기게 만들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망각의 숲을 지나와 아무렇지 않다. 화자는 자신의 상처가 발생했던 학교 조회대에서 그때 하지 못했던 억울한 말들을 토해낸다.

「귀족세탁소」
미혼모의 딸인 나와 새엄마의 생일에 훔친 명품 코트를 선물해 돈을 뜯어내는, 일등만 하는 혁수. 폐지 줍는 할머니와 살고 있는 강희가 주인공이다. 세탁소에 걸어놓은 버버리코트를 훔쳐 강희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려는 혁수와 나는 서로의 외로움을 한 자락씩 봐버린 사이다.

「아버지의 섬에서 길 찾기를 종료하다」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가덕도로 간 나는 색약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불구가 된 여인을 돌보고 있는 아버지를 발견한다. 아버지는 과거로부터 짊어진 부채의식으로 그 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나 역시 태풍 로사에 갇혀 길을 잃는다.

「홍천강」
경쟁과 속도의 현실에서 밀려난 화자가 귀농을 꿈꾸는 권과 함께 유년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곳이다. 홍천에 내려오면 세찬 물살 속에서 튼튼한 허벅지로 낚시를 하던 아버지를 닮게 되지 않을까. 휘청거리며 버티는 내게 강물 속의 아버지가 손을 내민다.

「교집합을 닮은」
출산일이 다가오는데도 산후조리원이나 도우미를 구할 수 없었던 여자가 결국 아버지의 죽음으로 타인이 되어버린 새엄마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봉인된 기억을 뚫고 누군가가 나타나며 눈이 오는 날 또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여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진다.

「목격자를 찾습니다」
중학교 교사인 나는 교통사고 뺑소니범으로 몰린 교생 승일의 알리바이를 증언해줄 유일한 사람이지만 침묵한다. 차가 고장난 난감한 상황에서 푸른 트럭을 타고 나타난 승일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소도시의 오해와 억측이 만들어낼 소문이 두려워 그를 사라지게 만든다.

목차

딸꾹질 | 7
말남의 방 | 33
눈 위, 돋을새김 | 55
귀족세탁소 | 81
아버지의 섬에서 길 찾기를 종료하다 | 107
홍천강 | 129
교집합을 닮은 | 153
목격자를 찾습니다 | 177

해설 침묵과 발화, 고통과 연대 | 김나정 200
작가의 말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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