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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와

톤 텔레헨 저 | 정유정 역 | 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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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0978471 / 100쪽 124 x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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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사람들은 어떻게 떠날 생각을 잊은 채 살아가지?”
떠나기로 결심하고, 계속 망설이고, 다시 먼 곳을 꿈꾸는 그 모든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여행


어느 날 코끼리가 말했다.
“나 사막으로 떠나려고 해. 언제 돌아올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갑자기 왜?” 다람쥐가 놀라 물었다.
“거기에 가보면 이유를 찾게 될지도 모르지.”
다람쥐는 달콤한 너도밤나무 껍질을 배낭에 싸서 코끼리 등에 메어 주었다.

“잘 다녀와, 코끼리야.”

출판사 리뷰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 떠나보면 달라질까?”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의 여행 같은 소설

“사람들은 어떻게 떠날 생각을 잊은 채 살아가지?”
떠나기로 결심하고, 계속 망설이고, 다시 먼 곳을 꿈꾸는 그 모든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여행


어느 날 코끼리가 말했다.
“나 사막으로 떠나려고 해. 언제 돌아올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갑자기 왜?” 다람쥐가 놀라 물었다.
“거기에 가보면 이유를 찾게 될지도 모르지.”
다람쥐는 달콤한 너도밤나무 껍질을 배낭에 싸서 코끼리 등에 메어 주었다.

“잘 다녀와, 코끼리야.”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 떠나보면 달라질까?”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의 여행 같은 소설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들의 복잡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톤 텔레헨의 소설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현대인의 고독을 고슴도치에 빗대어 표현한 소설 『고슴도치의 소원』, 하늘을 날겠다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만 매번 나무에서 떨어지고 마는 코끼리 이야기 『코끼리의 마음』에 이은 어른을 위한 소설 시리즈다.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원서에는 없는 RASO(김소라)의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사랑스러운 그림을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잘 다녀와』속 동물들은 언젠가 숲속 일상을 떠나볼 생각을 품고 있다. 왠지 먼 곳엔 특별한 게 있을 것만 같다. 가본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숲 밖 여정은 만만치 않다. 사막과 바다, 그리고 파라다이스조차. “솔직히 말하면, 그냥 집에 있는 게 편할 수 있지. 그 힘든 여정들을 생각하면…….”
코끼리는 떠나는 이유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고, 다람쥐는 배낭을 다 싸고서도 여행을 갈지 말지 계속해서 망설인다. 개미와 다람쥐가 끝내 떠난 여행에서 크나큰 벽을 맞이하고서 절망하고, 개미는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투덜거린다. 개구리는 먼 곳에 가도 별 게 없다는 걸 깨닫지만, 먼 곳에 가봤다는 사실만으로 기쁨을 느낀다.

\"사람들은 어떻게 떠날 생각을 잊은 채 살아가지?”
떠나기로 결심하고, 계속 망설이고,
다시 먼 곳을 꿈꾸는 그 모든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여행

우리는 늘 이곳이 아닌 저곳을 꿈꾼다. 일상에 지칠 때면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한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는 일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어쩌면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기도 하고 지금 여기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용기 내어 떠난다고 해도, 어느 순간엔 편안하고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떠나면 돌아오고 싶고, 돌아오면 또 떠나고 싶어지곤 한다. 톤 텔레헨은 동물들의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 이런 마음까지도 모두 여행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것을 꿈꾸며 설레하는 마음, 낯선 환경에서 편안하고 익숙한 집을 떠올리는 모든 마음까지도. 이런 모든 여행의 과정이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다. 매일 똑같은 일상은 지루해지기 마련이니까. 반면에 익숙하고 편안한 것이 주는 안정감 또한 버릴 수 없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늘 망설이기도 한다. 하지만 텔레헨의 이야기는 도전하거나 안주하거나, 떠나거나 돌아오는 모든 일들이 모두 의미 있다고 위로한다. 이상을 꿈꾸며 먼 곳에 갔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먼 곳에 가봤으니까. 그곳에 가봤다는 사실 자체로 이전의 나와는 달라졌을 테니까.

밤이 되자 개구리가 집으로 돌아왔다. 먼 곳은 실망스러웠다. 아주 가까이, 정말 코앞에 가서 보았다. 그러나 뭔가 특별한 걸 본 건 아니었다. 사실 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 먼 곳에 가 봤다는 것만으로도 개구리는 기뻤다.(본문 43쪽)

『잘 다녀와』는 여행을 꿈꾸고, 망설이고, 떠나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대학에서 서양화를, 대학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출판과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을
해 왔습니다. 그림 그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개성적인 그림으로 표현
하려고 합니다. 그린 책으로 《있잖아, 누구씨》가 있습니다.

1941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원래 의사인 텔레헨은 한때 시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동화 작가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1997년 그가 발표한 모든 작품이 테오 티센 상(네덜란드 어린이 문학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됨으로써 명실공히 네덜란드의 가장 특별한 동화 작가로 인정받게 된다. 


작품 속에서 텔레헨은 다람쥐를 비롯한 동물들을 소재로 자주 등장시킨다. 이러한 일련의 동물 이야기들은 그의 섬세한 언어와 어우러져 어린이 문학에서 새로운 하나의 장르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텔레헨은 1985년 다람쥐를 주인공으로 한 <하루도 지나지 않았어요>를 발표하면서 동화작가로 첫 발을 내딛는다. 곧이어 다람쥐와 동물들을 다룬 <모두가 할 일이 없을 때>(1987)로 1988년 골드 펜슬 상을 수상하였고, <천천히, 할 수 있는 한 빠르게>(1989), <제니스>(1993)로 각각 1990년, 1994년 실버 펜슬 상을 받았다. <다람쥐의 생일>(1995)로 1996년 골든 브러쉬 상, <테우니스>(196)로 1997년 실버 펜슬 상을 수상하는 등 네덜란드의 가장 중요한 동화상들을 휩쓸었다.

역자 소개

고흐와 렘브란트, 스피노자와 데카르트 등을 통해 알게 된 자유와 개방의 나라 네덜란드. 그 호기심은 한국외국어대 네덜란드어과와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에서의 공부로 이어졌다. 졸업 후 네덜란드교육진흥원을 거쳐, 현재 주한 네덜란드대사관에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코끼리의 마음』이 있다.

책 속에서


어느 날 코끼리가 말했다.
“나 사막으로 떠나려고 해. 언제 돌아올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갑자기 왜?” 다람쥐가 놀라 물었다.
“거기에 가 보면 이유를 찾게 될지도 모르지.”(13쪽)

어두운 날이었다. 모두 까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누구도 영원히, 어디로든 떠난 적이 없었다.
“영원히 떠날 수는 없어.” 메뚜기가 말했다. 누군가를 영영 볼 수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돼. 찌르레기는 생각했다.(19쪽)

밤이 되자 개구리가 집으로 돌아왔다. 먼 곳은 실망스러웠다. 아주 가까이, 정말 코앞에 가서 보았다. 그러나 뭔가 특별한 걸 본 건 아니었다. 사실 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 먼 곳에 가 봤다는 것만으로도 개구리는 기뻤다.(43쪽)

“여행을 떠나야겠어.” 다람쥐가 방 한쪽 구석에 있는 거울을 보며 말했다.
그는 꼬리도 빗고, 귀도 머리 뒤로 조심스럽게 접어 두었다.
“아니, 그냥 가지 말까.” 다람쥐가 이어서 말했다. 꼬리털이 다시 사방으로 뻗쳤고, 귀는 앞으로 젖혀져 반쯤 구겨진 채 이마를 가리고 있었다.
다람쥐는 식탁으로 가서 앉았다. 이제 와서 여행을 포기하다니, 스스로도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등을 똑바로 세우고, 출발 지점에 서서, 맨 처음 그 순간을 떠올려 보았다. “그렇지만 난 집에서 아주 편안하게 잘 지낼 수 있잖아.”(48~50쪽)

이제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갈 준비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어느 날 저녁, 어떤 나무 아래에서, 어딘가 먼 곳에서 또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고는 다시 누워 버렸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여행 떠날 생각을 잊은 채 살아가는지 알 길이 없었다.(51쪽)

“세상은 아주 커다래, 다람쥐야…….” 개미가 말했다.
“그렇구나.” 다람쥐가 대꾸했다.
“멀리 갈수록 세상은 더 넓어지는 거야.” 개미가 또 말했다.
다람쥐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니까 사실 계속 걷는다면 세상은 끝없이 넓어지는 거지.” 개미는 말을 이었다.
다람쥐는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끝이 없다는 게 어떤 건지는 알지 못했다. 게다가 누군가 계속해서 걸을 수 있다는 것도 믿을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만큼 깊이 생각해 보았다. 만약 내가 이 자리에 멈춰 앉아 버리면, 세상은 다시 작아지려나? 아예 계속 앉아 있다면?(55쪽)

다람쥐는 생각했다. 만약 그곳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여기가 전부라는 말이네. 그는 하늘과 평야, 멀리 있는 숲, 옆에 있는 개미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이게 전부야. 더 이상은 뭐가 없는 거야.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알아낸 것에 만족했다. 더 이상 뭔가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64쪽)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 개미가 말했다.
다람쥐는 가끔 실망스러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상한 꿀이라든지, 꼬리 통증이라든지, 읽을 수 없는 편지라든지.
그날 저녁 늦게 다람쥐와 개미는 너도밤나무 위 다람쥐의 집에 앉아서 붉은 시럽을 먹으며 생일, 케이크, 태양, 송진향, 검은목두루미 그리고 여름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세상과 아무것도 아닌 것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65쪽)

코끼리는 바다 한가운데, 돛대도 없는 뗏목 위에서 살 생각이었다.
“이게 유일한 방법이야.” 모두에게 말했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 데도 올라가지 않고, 아무 데서도 떨어지지 않을 유일한 방법이었다.(66쪽)

아주 멀리 가 버려야겠다, 더 이상 누구도 생각할 수 없도록.
아주 먼 곳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세상 저편도 충분하지 않을 만큼.
그는 다시 눈을 꼭 감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곳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돌아올 수 있는 무엇이나 누군가에 대해 반드시 생각하기 마련이니까.
개미는 천천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마를 쓸었다. 무거운 생각들이었다.
어쨌든 떠나야겠어.(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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