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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 장혁주 소설 선집 2

장혁주 저 | 소명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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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05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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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옥희는 세상 물정을 몰라. 미국 유학생은 정부 요인의 자식들이라도 좀처럼 뽑히기가 어렵잖아. 나처럼 반역자의 자식이…… 어림도 없지, 어림도 없어. 이 나라는 정치가 너무 많이 노출돼있어. 하나에서 열까지 정치에 줄이 닿아 있어. 시시각각 뒤처지는 것만 같아서 안절부절 못하겠어. 학교가 세워지고 훌륭한 교사들이 갖춰져 하루종일 24시간 내내 머리에 집어넣어도 다 못 집어넣을 만큼 배우겠다, 어느 나라 학생에도 지지 않겠다, 그런 희망이 있어도 언제 누구한테 배우냐구. (p.53)

영희는 겨자색 군복 모조품 상의에 같은 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흰색 완장에는 여성동맹이라고 쓰여 있다. 옥희는 놀랐다. 얘는 이런 차림을 하고서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네. 어떤 것에도 주눅 든 기색 없이, 장교인지 뭔지가 된 것처럼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다가오는 영희에게 옥희는 기가 죽었다. 그리고 영희의 얼굴이, 약간 평평한 얼굴과 딱 벌어진 어깨가 남장에 어울리게 생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튀어나온 엉덩이에 긴 허리 같은 것이 좀 봐주기 어려웠다. (p.153)

사랑채 쪽에 치안대 사무소가 생겼다. 한 개 소대 정도의 병력이 상시 주둔한다든가 해서 사랑채 쪽이 갑자기 떠들썩하게 되었다. 옥희는 방심은 금물이라고 생각해 오빠의 바지에 작업복 상의를 빌려 입고 남장을 했다. 얼굴을 더럽게 하고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중문은 빗장을 확실히 걸고 사랑채 쪽으로 통하는 툇마루 모퉁이를 식기 선반과 궤짝을 운반해 와 막았다. 소위가 한 명, 일등병사가 한 명, 나머지는 병졸이 몇 명 있었는데 자기들이 밥을 해먹었다. 그렇지만 때때로 중문을 두드리고는 하녀를 불러내어 된장과 간장을 달라고 졸랐다. (p.307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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