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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에게 기본소득을

정기석 저 | 삶창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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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6551040 / 17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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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농민에게 기본소득을!

경기도가 도입을 검토 중인 ‘농민 기본소득’에 대한 책이 나왔다. 저자 정기석은 그동안 농촌 마을을 살리는 여러 정책적 제언과 주장을 거듭해온, 농촌마을 살리기 운동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농민에게 기본소득을 왜 먼저 주어야 하는지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주장한다.

농민이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농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농민은 현재 농업소득만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어렵다. 농민이 농촌에서 먹고살 수 없다면 어찌 되겠는가. 폐농, 이농으로 인해 생업이 막장으로 내몰리게 된다. 결국 도시빈민으로 전락해 사회적 문제가 된다. 결과적으로 농민의 이농이나 폐농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문제, 국가의 문제로 확대된다. 70~80년대 질풍노도의 공업화, 도시화 시기를 거치면서 1000만 명의 생활난민이 몰려 살고 있는 수도 서울, 국민의 절반 이상이 몰려 사는 말기적 구조악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6~7)

이 말은 사실 ‘농민 기본소득’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도시인들을 설득하기 위한 표면적인 이유이다. 그보다 더 깊은 이유는 이 책 전체에 골고루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단순히 주의 주장만 말하지는 않는다. 먼저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소개한 다음, 한국의 농업의 실정과 역대 정부의 농업 정책은 곧 살농정책임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나아가 현재 진행형인 농업 정책이 어떤 허구에 기초해 있는지 검토하고, 농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지정하자고 한다. 왜냐하면 농업이란 생명산업이며 자본이 관여하면 기업도 죽고 농업도 죽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을 말하면 언제나 따라 붙는 재원 문제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그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저자의 주관적 바람이 아니다. 기존에 있었던 연구를 기초로 하여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다는 장점에 더해, 완전한 농민 기본소득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농업으로 회귀할 수 있는지 구체적 의제를 던진다. 그것은 ‘병역특례 후계농업인 산업기능요원’의 확충과 ‘자립형 소농 10만 인 양성’ 같은 정책 제안으로 귀결된다.


왜 농업으로의 회귀여야 하는가

실업 문제와 도시 과밀화 문제는 사실 농업으로 돌아가야 할 원인이라기보다 농업을 근대 산업에 종속시킨 결과에 해당된다. 저자가 유럽의 직불금 제도를 검토하면서 든, 얼마 전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투표까지 갔던, 스위스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실마리를 던져준다.

스위스 정부는 전체 농업 예산의 무려 82% 수준에 이르는 직불금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농업의 가치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만으로 평가하는 시각은 항상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자연환경과 토질 등의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농업의 생산성을 다른 산업과 똑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게 스위스 정부의 농정 철학이다.(81)

저자는 스위스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먼저 현행 농업직불금 제도부터 새로 판을 짜자고 주장한다. 직불금이란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소득을 보전해주는, 다시 말하면 농민 기본소득의 초기 형태이다. 직불금 제도를 수술하고 이런저런 지원제도를 통폐합한 다음 추가적인 재원을 확보하면 농민 기본소득은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앞서 직불금 제도의 철학이 무엇인지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직불금 예산이나 지원 규모 등의 양적 성과가 아니고 직불금을 지원하는 이유이자 철학이다. 독일의 농업 직불금은 ‘문화경관kulturlandschaft 직불금’으로 불린다. 독일 농업직불금의 취지는 “기후변화와 토양 침식·오염을 방지하고 생태계 다양성을 유지하며, 문화경관을 보전하고, 동물 애호적 사육을 실천하는 농가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환경보전 직불Green Direct Payment을 강조해 국가별 직불금 예산의 30%를 추가 지급할 수 있다. 재원은 유럽연합 50%, 독일 정부 30%, 주정부 20%로 분담한다.(85)

즉 농업을 살리는 것은 크게는 그 나라의 존립 근거인 국토를 보전하는 일과 같다. 국토를 보전하는 일에 종사하는 농민에게 국가가 그 사례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독일의 농업직불금 제도의 취지를 곱씹어 보아도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에게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없다는 거짓말은 이제 그만!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에서 도대체 허구 헌 날 되풀이되는 재원 타령의 허구를 뒤집고 있다. 저자는 농어촌특별세의 안정적인 세원 관리와 사회복지세의 신설, 나아가 ‘무역이득공유제’를 실시하면 그 재원은 충분하다고 본다. 안정적인 세원 관리가 필요한 농어촌특별세 외에 사회복지세의 신설은, 경제적 양극화는 심하나 사회안전망이 여전히 부실한 대한민국에서는 도입이 시급한 목적세이다. 다만 이 사회복지세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및 증여세, 종합부동산세”에 부과해 조세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 ‘무역이득공유제’는 FTA에 따른 농민 피해 분을 이득을 보는 산업 분야에서 세금으로 걷어 들이자는 내용이다. “FTA로 해당 산업별 순이익을 조사·분석하여 순이익이 발생한 산업별로 일정 부분을 환수해 농어업인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자는” 게 골자이다. 나아가 “농자재와 농기계 산업 ‘이익 공유제’”를 실시하자고 한다.
농업의 피해를 담보로 해 얻은 경제적 이익을 농민에게 되돌리자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 구성원 누구도 국가의 경제, 사회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대원칙에 동의한다면 너무도 당연한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제기된 저자의 주장은 저자 혼자만의 것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저자는 그동안 제출된 보고서들과 논문을 인용하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책 『농민에게 기본소득을』은 한국의 ‘농민기본소득론자’들의 주장을 간명하게 압축시켜 놓은 또 다른 보고서이다.
한국형 농민 기본소득을 이해하기 위한 팸플릿이라는 뜻도 된다.

“국가는 국민 행복에 기여하는 농어업 및 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공익적 기능을 제고하라.”

저자 소개

  • 저자 : 정기석
지은이 : 정기석
마을연구소(Commune Lab) 소장이며 시인이다.
전국귀농운동본부 귀농정책연구소 연구위원, 국회정책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오래된 가을 어느 날, 진주에서 태어났다. 유년에 상경해 주로 서울에서 자랐다. 도시 난민으로서 자초한 실수와 실패는 다종다양했다. 마흔에 이르자 제정신이 들었다. 마을로 자발적 유배를 떠났다. 사람 사는 세상, 용기 있는 지혜, 아웃사이더, 무정부주의자, 혁명가를 다룬 책을 좋아한다. 가끔 시나 소설도 끼적거린다. 이제, 아무 짓도 안 하고 싶다. 마치 나무나 풀, 돌이나 흙, 비와 바람 같은 자연과 우주가 그런 것처럼.
지은 책으로 『마을을 먹여살리는 마을기업』, 『마을시민으로 사는 법』, 『사람 사는 대안마을』, 『농부의 나라』, 『농촌마을공동체를 살리는 100가지 방법』, 『행복사회 유럽』, 『24인의 마을주의자』, 『귀농의 대전환』, 『고고인류학개론』(시집) 등이 있다.
  

머리말

최근 한국도 기본소득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의 변방, 사각지대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이 활발하다. ‘기본소득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녹색당 등 진보정당은 핵심 정책으로 기본소득을 내건 지 오래이고, 마침내 지난 대선에서는 정의당 등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농민 기본소득, 청년배당 등 기본소득을 핵심 공약으로 약속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지난 대선 기간에 후보 직속으로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한 데 이어 2018년부터 아동수당,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금을 신설하는 등 향후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기본소득 관련 정책 개발이 기대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제안한 농민수당도 해남군을 필두로 각 지자체마다 속속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이미 기본소득이 더 이상 소수의 상상과 소망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온 것이다.
특히 농민 기본소득제는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주요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수호하는 농민이 농촌을 떠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소득을 보전해주자는 명분이 설득력과 합리성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실효성이 부족한 기존 농업직불제의 한계와 폐해를 극복하려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행 4%대의 농가소득 대비 직불금은 농가소득을 보전하기에는 무기력하고 무의미하다. 농가소득의 50~90%까지 보전되는 독일, 스위스 등 유럽 선진 농업국의 직불금 지원책에 견줄 만한 실질적 농업소득 보전책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_「농업이 살아야 모두가 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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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의 특징은 한마디로 자본주의적인 불로소득과 투기 소득에 대한 세율 인상과 세제 신설로 재원을 주로 마련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의 현금지급형 사회 보장비만을 재원으로 하거나 노동소득에 대한 중과세를 재원으로 하는 대부분의 서유럽식 기본소득 모델보다 더욱 진보적 모델이라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이미 공적자금을 통해 국민 전체의 세금이 투입되고 전 국민의 예금으로 형성된 은행의 자산을 실질적으로 사회 전체 구성원의 공동소유로 전환할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은행 자산 가운데 기업 대출을 주식으로 전환하고 기본소득 제도로 인해 불필요하게 될 국내에 축적된 약 230조 원의 연기금으로 상장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이렇게 대부분의 기업을 사회 전체 구성원의 공동소유로 전환, 자본주의적 이자와 배당을 폐기한다. 기존의 이자와 배당 전액을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통합하는 여지도 검토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노동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더라도 기본소득의 재원은 크게 확충할 수 있다.
―「기본소득과 노동」(36~37)

한국 농업의 기업화는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정점을 찍었다. 당시 ‘농업 선진화 방안’은 한마디로 농업 구조조정 정책에 다름 아닌 것이었다. 그때 내놓은 농림부의 농업 경쟁력 방안은 농업 주체의 경쟁력 제고, 농업 분야 투자 유치 확대, 고품질 기술 및 수출 농업 육성, 시장 친화적 농업정책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을 골자로 한다.
여기서 농업 주체의 경쟁력 제고는 곧 규모화를 통해 법인화와 기업화를 추진하겠다는 말이다. 우리 농업의 주력이자 중추인 소농과 가족농을 도태시키고,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농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포석이다. 또 투자 유치 확대는 대기업과 외국자본에 농업의 문호를 전면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대자본이 농업을 장악하게 공공연하게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농민의 살림살이」(58~59)

농업이란 상업성보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한 업종이다. 교육, 에너지, 교통, 주택 등처럼 공공의 안녕이라는 공동선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하는 대표적 국가 기간산업이다. 그래서 농심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수익을 포기하고 공익에 기꺼이 헌신할 수 없는 대기업은 농업에 뛰어들면 안 된다. 반드시 실패한다. 기업도 국가도 공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농업 시장에 진출한다면 농촌은 국민의 식량 생산 기지가 아니라, 다원적 공익 기능의 보고가 아니라, 약육강식, 출혈경쟁의 살벌한 정글처럼 변질되고 만다. 우리 농민도 죽고 농업과 농촌도 따라 죽는다. 그렇다고 ‘3농(농민·농업·농촌)’이 무너진 빈 들판에서 대기업 홀로 살아남기도 어렵다. 이게 다 자연의 이치, 생태계의 섭리다. 거스르면 죽는다.
―「‘농업은 생명산업, 먹거리는 인권’」(107)
농민들은 한·미FTA, 한·중FTA 등 FTA 확대에 따른 국내 농업 피해 보전을 위한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농민들이 바라는 대로 무역이득공유제를 통한 기금이 조성되면 농민 기본소득 재원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무역이득공유제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기획재정부가 조율하는 전체 예산 범위에서 제외시켜 농림부가 집행하는 기금 형태로 관리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도입 방안은 기존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 ‘무역 이득 공유 방안’을 추가하면 된다. FTA로 해당 산업별 순이익을 조사·분석하여 순이익이 발생한 산업별로 일정 부분을 환수해 농어업인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자는 법안 개정 취지는 충분히 타당하다.
―「돈이 없다는 거짓말은 이제 그만!」(168)

목차

[머리말] 농업이 살아야 모두가 산다 … 6

1.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 21
2. 기본소득과 노동 … 32
3. 이웃 나라들의 기본소득제 … 42
4. 지금 우리 농민의 살림살이 … 51
5. 농사짓는 농부에게 직접 주자―농업직접지불금제의 현황 … 69
6.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로부터―농촌복지 정책의 방향 … 87
7. ‘농업은 생명산업, 먹거리는 인권’―농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 106
8. 공익농민을 위하여―공익농민화의 전략과 방안 … 125
9. 돈이 없다는 거짓말은 이제 그만! … 158

[참고문헌] …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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