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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4002 / 128쪽 128 x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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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우리 허들링할까요』가 시작시인선 0276번으로 출간되었다. 2006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젠더 문제, 나아가 인간 존엄에 관한 문제의식을 시적으로 형상화해 내고 있다. 가령 시집에는 남성 권력에 휘둘리는 여성들과 폭력의 대상이 되는 여성 화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시라는 텍스트 안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인간 존엄의 영역 밖으로 밀려나는 존재로 그려진다. 시인은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목격할 수 있는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을 클로즈업하여 보여 줌으로써 우리에게 삶의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양가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이은의 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여성의 비명을 오히려 섬뜩하리만큼 담담하게 풀어냄으로써 독창적인 목소리를 획득한다. 표4에서 “시의 목소리는 그토록 그로테스크하고 격렬하면서도 문장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심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한 김기택 시인의 말처럼 말이다.
해설을 쓴 이경림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이 시집은 두 가지 패러다임을 담고 있다. 하나는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생의 본질을 시로 보여 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생이 무엇인지 성찰케 하는 시들이고 또 하나는 가장 작은 단위의 자궁의 주인인 여성 문제를 현실 속에서 찾아 보여 주는 매우 페미니즘적인 문제의식이라 할 수 있다”라고 평했다. 이처럼 이은의 시는 젠더 문제를 다루면서도 그 근저에는 인간의 존엄이라는 생의 본질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反존엄에 대한 비명과 절규이자 세상의 모든 폭력에 대한 저항으로 읽힌다.
시인의 말
얼굴이 흘러내렸다
테두리를 쳤다 정물화가 되었다
세잔의 그림처럼
테두리를 지우자 얼굴이 희미해졌다
손으로 잡으려 하였으나
자꾸 미끄러졌다
테두리 밖으로 얼굴이 흘러내렸다
거울 속에서 얼굴이 사라질 때까지
밖에 세워두었다
얼굴이 안으로 들어오려고 몸부림쳤다
얼굴이 비인칭적인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거울을 천장에 매달았다
얼굴이 없는 여자가
기어 나왔다
2018년 11월
이은
❚시집 속의
시인의 말
제1부
눈동자를 꽃잎에 올려놓았을 때 13
연기 나무가 피어오른다 14
우리 허들링할까요 16
꽃 몰아가는 힘 18
재규어가 무늬를 새기고 있다 20
태어나지 않은 집 22
목련 신발 24
얼굴의 바깥 25
불타는 배꼽 28
늙은 나무 상여꾼 30
미로 32
오늘의 입술 34
오줌이 고인다 35
월병月餠 36
불의 집 38
제2부
거울을 방 안에 내버려 두면 안 된다 43
등뼈를 곧추세우고 목을 길게 빼고 44
아무르 46
발바닥과 바닥 사이 48
완화 병동 50
이상한 봄날 51
어제 죽은 친구는 어디에 있을까 52
죽은 사람으로부터 온 여행 가방 54
기시감 56
죽은 새 58
잠든 숨 60
이쁜 짓 할래 62
죽지 않는 나라 64
제3부
젖은 칸쿤을 말린다 67
시앗, 씨앗 68
시크릿 가든 70
윈터 슬립 72
물수제비 74
옆집 남자와 사랑하는 법 76
능금 한 입 베어 물고 77
바람이 씀바귀 이파리에 올라타고 78
새를 잃어버린 밤 79
팔려 간 책 80
계절감 82
모래의 시 83
소금밭을 걸어가다 84
제4부
간을 보다 89
사과 1 90
사과 2 92
농수로에 빠진 개 94
정오가 쪼개진다 96
발푸르기스의 밤 98
내 안의 개 100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102
버드맨 104
금기어를 찾아서 105
지구 반대편을 돌린다 106
그때 지하실에서 빛을 보았다 108
빈집인 줄 알고 110
해 설
이경림 끝없는 순환의 길 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