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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 귀신의 마음

한상준, 송언, 배명희 외 저 | 나무와숲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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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632712 / 26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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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어둡고 낯선 공간,
언젠가는 부서진 별의 잔해가 밤하늘을 날며 빛나길!
- 백남기 농민의 삶 그린 한상준의 <농민> 등 8편 수록


백남기 농민의 삶을 그린 한상준의 단편 <농민>과 표제작 송언의 <사람의 마음, 귀신의 마음> 등이 수록된 8인 소설집 《사람의 마음 귀신의 마음》이 나무와숲에서 나왔다. “힘없이 꺼졌던 생명이 돌아와 반딧불이처럼 빛을 내며 하늘을 날기” 바라며 펴낸 23.5 동인들의 작품집이다.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했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기 전까지의 백남기 농민의 일상을 1인칭 시점으로 쓴 한상준의 <농민>은 또 하나의 뛰어난 농민문학 탄생을 알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 중반 귀농해 우리밀 농사를 지으며 우리 농업과 농촌을 살리기 위해 애쓴 백남기 농민의 소탈하면서 담담하되, 가슴속 뜨거운 열정이 읽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동화 작가로 유명한 송언의 단편 <사람의 마음, 귀신의 마음>은 화자(話者)의 고모와 고모부, 며느리 간의 갈등을 통해 죽은 귀신들의 싸움이 산 사람의 삶을 억압하는 현실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사람의 마음이나 귀신의 마음이나 오십 걸음 백 걸음 상간”이라는 무당의 말은 세상사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일깨워 준다.

<와인의 눈물>로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배명희의 단편 <노란 가로등>은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와 뇌경색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게 된 동생의 수발을 들기 위해 개를 데리고 친정에 온 주인공의 힘겨운 일상을 담았다. 인간으로 치면 90세가 넘어 치매 증상까지 보이는 개가 낯선 환경 탓에 더욱 예민해져 밤마다 울부짖는 모습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이 인간이든 개든 그 누구도 비켜가지 않음을 보여준다.

한국가톨릭문학상·한국소설문학상 수상 작가 구자명의 <흔들리며 점(點) 찍기>는 쳇바퀴 도는 일상에 지치고 매너리즘에 빠져 무기력에 빠져 있던 주인공이 점묘 드로잉을 배우면서 새삼 깨닫게 된 진실을 말한다. “오늘은 오늘만 살기. 순간순간 찍는 점에 오롯이 집중하기.” 모든 것이 점의 집합이므로. 병원에서 임정희라는, 자기와 이름이 같은 사람을 우연히 만나 인연의 끈을 이어가게 된 것도 결국 점찍기의 하나일 것이다.


‘진짜란 무엇이고 가짜란 무엇인가.’ 떠나간 연인을 회상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강물의 <블랑블루, 겨울>은 결국 우리는 혼자라는 것, 혼자라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혼자 왔고 혼자 갈 뿐 아닌가라는……. 가진 것 없고 미래마저 담보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절망과 발버둥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부산작가상·부산소설문학상 수상 작가인 박명호의 <연적>은 ‘나’가 고구려 유적지 탐방을 갔다 오는 길에 북경에서 사가지고 온 개구리 연적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청화백자지만 금와왕 설화를 생각나게 하는 개구리 연적에 반해 설령 가짜라 한들 그만한 가치는 있겠다 싶어 사온 것이나 Y 시인의 집에서 명품으로 보이는 고려청자 연적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러나 그것 역시 가짜라는 사실을 듣고는 충격을 받는다. 이 세상에는 진짜 같은 가짜도, 반대로 가짜 같은 진짜도 많다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다.

프로레슬링장 ‘레슬링코리아’에서 벌어지는 프로레슬러들의 경기를 레슬코 총감독인 ‘나’의 눈으로 조명한 심아진의 <레슬링>은 독특한 소재와 반전의 묘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프로레슬러로서의 성공은 사람들의 기분을 풀어 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잘 때리거나 잘 피하는 것은 ‘프로’가 할 일이 아니다. 잘 때리거나 잘 피하는 게 아니라 잘 때리거나 잘 피하는 ‘시늉’을 훌륭히 해내고, 동시에 그 ‘시늉’에 관중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게 진정한 프로다.”

김혁의 <오키나와 연가>는 오키나와 여행담이자, 일행 중 한 명인 김 선생의 짧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으로 끌려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술집 마담과 하룻밤 쌓은 만리장성이 오키나와의 아픈 역사만큼이나 무겁게 다가온다.

작가들은 “늦은 가을, 동인들이 모여 저마다 자신의 별을 부수어 한 권의 책을 펴냈다”며 “언젠가는 부서진 별의 잔해가 밤하늘을 날며 빛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한상준, 송언, 배명희 외
지은이 : 한상준
전북 고창 출생. 1994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에 <해리댁의 망제(忘祭)>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오래된 잉태》, 《강진만》과 산문집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 등이 있다.  

지은이 : 송언
《멋지다 썩은 떡》이란 동화책에 홀연히 150살로 등장한 뒤 어느덧 11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161살이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0살까지 동심과 더불어 깔깔대며 살아 보는 게 꿈입니다. 그동안 《김 구천구백이》 《축 졸업 송언 초등학교》 《슬픈 종소리》 《마법사 똥맨》 《돈 잔치 소동》 《병태와 콩 이야기》 《용수 돗자리》 《왕팬 거제도 소녀 올림》 《주먹대장 물리치는 법》 《주빵 찐빵 병원 놀이》 같은 동화책을 세상에 내보냈습니다.  

지은이 : 배명희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소설집으로 《와인의 눈물》이 있다. 동인집으로 《선녀와 회사원》, 《그와 함께 산다는 것》, 《롤러코스터》 등이 있다.  

지은이 : 구자명
1997년 《작가세계》에 단편 <뿔>로 등단한 후 소설집 《건달》, 《날아라 선녀》, 짧은소설집 《진눈깨비》, 에세이집 《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 《망각과 기억 사이》 등을 펴냈다. 한국가톨릭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강물
2004년 소설 동인 ‘뒷북’ 창간호에 <다락방과 나비>, <풀벌레의 집>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소설집 《스캔》을 출간했다. 동인집으로 《그와 함께 산다는 것》, 《롤러코스터》 등이 있다.  

지은이 : 박명호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등단했다. 장편 《가롯의 창세기》, 《또야》, 《안뇨옹》, 소설집 《우리집에 왜 왔니》, 《뻐꾸기뿔》, 《어떤 우화에 대한 몇 가지 우울한 추측》 등이 있다. 부산작가상,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심아진
1999년 《21세기 문학》에 중편 <차 마시는 시간을 위하여>로 등단했다. 소설집 《숨을 쉬다》, 《그만, 뛰어내리다》, 《여우》, 장편소설 《어쩌면, 진심입니다》, 미니픽션 공저 《그 길, 나를 곁눈질하다》, 《내 이야기 어떻게 쓸까?》, 《나를 안다고 하지 마세요》, 《거짓말 삽니다》, 《혼자, 괜찮아?》 등이 있다.  

지은이 : 김혁
충북 영동 출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길고 긴 노래>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장편 《장미와 들쥐》, 《지독한 사랑》, 《누가 울어》와 중단편 다수를 발표했다.  

책 속에서

논의 담수 효과는 대단하다. 비가 많이 오면 담아 뒀다가 서서히 땅속에 스며들어 좋은 지하수를 공급해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동시에 산업화된 농사로 인해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인 사실 또한 인정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300만 톤 이상의 농약이 한 해에 살포된다. 환경 파괴의 주요인 중 하나다. 농약의 과다 사용을 억제하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기계화된 상업 영농을 줄여 나가야 한다. 경숙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지름 안 쓰고 농사 지서 보자고 맘속으로는 혀왔제만서도… 당신, 괜찮을럅뎌?” 힘들지 않을까, 하는 표정을 드러내며 경숙이 동의한다. - <농민> 중
무당이 차분하게 말했다.
“젊은 사람이 남 하는 일에 함부로 끼어드는 게 아니야. 사람의 생사에 대해 뭘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으나, 남 제사상에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하고 나서는 게 아니라니까. 여북하면 귀신들이 그럴까. 그건 왜 생각을 못 해!”
무당의 언사가 의외로 완강하고 인간적인 논리에 바탕하고 있다는 데 나는 놀랐다. 그래서 그랬을까. 어느 결에 내 말투가 공손하게 바뀌어 있었다.
“귀신끼리 질투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그럽니다. 서로 화해하고 다정하게 지낸다는 게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가요?”
- <사람의 마음, 귀신의 마음> 중

하루에 두 번 병원에 다녀오고 시장을 봐 동생 밥을 챙겨 주고 나면 하루가 후딱 지나갔다. 읽으려고 챙겨 온 책은 표지조차 들추지 못했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다. 나이에 비례해 시간이 흐른다는 게 사실일까. 그렇다면 남아 있는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머니도 나도 동생도 커다란 틀에서 보면 모두 조만간 소멸할 존재들이다. 그런데 삶은 왜 이렇게 복잡한 걸까. 십 년이나 오 년. 좀 더 길거나 짧은 시간의 어긋남 때문에 인간은 너무 많은 일을 겪으며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럴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노란 가로등> 중


지쳤어, 다 놓고 싶어.
그 그림을 그리던 날 밤, 정희는 철우가 잠든 뒤 속으로 수없이 이 말을 되뇌었다. 이튿날 간기능 검사 결과를 알아보러 간 그녀는 의사의 말을 듣고 말이 씨가 되는 게 이런 거로구나, 싶었다. 올 초 간염 진단을 받은 이래 꾸준히 오르고 있던 간 수치가 바로 전번 검사 때에 비해 두 배나 높아져 있었다. 의사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A형, B형 등의 감염성도 아니고 알코올성 간염도 아닌데, 갑자기 이렇게 뛰어오르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CT 촬영을 해보자고 했다. - <흔들리며 점 찍기> 중

장소는 지극한 현실인 것 같아. 움직일 수 없는 계급이기도 하고. 내가 어디 있느냐 하는 것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표지잖아? 서로의 몸에서 빠져나와 천장을 보고 있던 지니가 말했다. 쥐 오줌 같은 얼룩이 천장에 무늬를 놓고 있었다. 그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견디기 힘든 무언가가 가슴에서 꿈틀거렸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에 섰다. - <블랑블루, 겨울> 중


목차

책을 내면서

농 민 _ 한상준
사람의 마음, 귀신의 마음 _ 송 언
노란 가로등 _ 배명희
흔들리며 점點 찍기_ 구자명
블랑블루, 겨울 _ 강 물
연 적 _ 박명호
레슬링 _ 심아진
오키나와 연가 _ 김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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