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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5664726 / 300쪽 152 x 223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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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시간의식』은 후설(Edmund Husserl)이 창시한 선험적 현상학의 발전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책이다. 주제 자체가 ‘시간’이니만큼 얇은 책인데도 높은 수준의 철학적 논의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의 언어만으로는 세밀한 분석이 어렵다고 판단한 후설이 몇 가지 부사나 형용사를 엮어 새롭게 만든 철학 용어가 등장하기 때문에 번역이 까다로운 책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지난 1996년 국내에서 제1판이 출간된 후 옮긴이 이종훈(춘천교대 교수)이 꾸준히 개정판을 준비하며 번역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간의 학문적 성과를 반영하면서도 가독성을 높여 더 많은 이가 후설 현상학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출판사 리뷰
후설이 평생 걸어간
선험적 현상학에 이르는 길
후설과 하이데거. 1921년 사진으로 당시 후설은 휴가 중이었다. 하이데거는 후설의 휴가에 동행해 현상학에 관한 철학적 논의를 이어갔다. ?후설전집? 제10권에 실린 ?시간의식? 역시 하이데거가 최종 편집해 발표한 것으로 그의 ?편집자 서문?이 실려 있다.
후설은 선험적 현상학의 창시자다. 그는 평생을 선험적 현상학을 완성하는 데 바쳤다. 임종을 앞두고서는 병상에 누워 구술로 선험적 현상학에 관한 철학적 담론을 풀어냈다. 그의 조교들이 이를 타이핑하고 정서해 원고로 정리했는데 후설이 죽은 후 정리해보니 유고 4만 5,000여 매, 수고 1만여 매, 장서 2,700여 권에 틈틈이 적어놓은 수많은 각주가 남았다. 이 자료들은 1950년부터 ?후설전집?으로 출간 중인데, 여전히 완간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후설이 평생 매달린 선험적 현상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는 보편적 이성으로 모든 학문과 삶의 의미와 목적을 해명해 진정한 인간성을 실현할 철학으로 선험적 현상학을 꼽았다. 그가 살았던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이 유럽을 휩쓸고 곧이어 나치가 등장해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암울한 시기였다. 역설적으로 학계에서는 과학만능주의와 심리학주의가 등장해 모든 것을 계량화·정량화·수치화할 수 있다는 인식과 장밋빛 미래에 대한 근거 없는 희망이 팽배했다.
이에 대해 후설은 매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그래서 ‘모든 것을 하겠다’는 파시즘적·시대적 강령에 제동을 걸고 과연 그것이 타당한지 따져보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게 따져보고 비판하는 데서 진정한 인간성을 길어 올릴 수 있다는 게 후설의 생각이었다. 그 방법이자 철학이 바로 선험적 현상학이다.
선험적 현상학은 모든 학문이 타당할 수 있는 조건과 근원으로 되돌아가 물음으로써 궁극적 자기책임에 근거한 이론적 앎과 실천적 삶을 정초하려는 ‘엄밀학 학문’이다. 후설은 이를 ‘제일철학’이라고도 불렀다. 이를 위해 그는 기존의 철학에서 시작하지도, 당시 유행하던 과학적 방법론에서 시작하지도 않는다. 모든 편견에서 해방되어 의식에 직접 주어지는 ‘사태 그 자체’를 직관하고자 시도한다.
선험적 현상학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
후설의 첫 번째 연구조교 슈타인. 그녀는 철학적 관점의 차이와 종교적 이유로 후설을 떠나기 전까지 2년간 ?시간의식?을 비롯해 많은 원고를 정리하고 검토했다. 사진은 괴팅겐대학교 시절의 모습이다.
『시간의식』은 되돌아가 묻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사태 그 자체를 직관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선험적 현상학에 따른 시간의식의 분석은 시계로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시간을 미리 상정한 다음 그 속에 체험의 대상을 인식할 수 있는 주관적 조건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의식에 주어진 것, 즉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내재적 시간 그 자체를 기술하는 것이다.
가령 누군가 피아노 건반을 친다고 하자. 그는 ‘도’에서부터 ‘솔’까지 순서대로 치는데, 시간의식의 분석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도’에서부터 ‘솔’까지의 음이 연주된다는 것이나(또는 그러한 연주가 진행되게 하는 시간이나) 나와 피아노 사이의 거리에 따라, 또는 내 청력에 따라 그것이 어떻게 들리게 된다는 것 따위를 따져보는 게 아니다. 그 연주되는 음이 내 의식에 주어지는 과정과 방식 그 자체를 파고들며 그래서 그 음들이 내 의식 안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분석한다. 단순히 어떤 경험이 발생했다(음을 들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본질(음이 내 의식에 주어지는 과정과 방식)과 가능성(내 의식 안에서 어떻게 펼쳐지는가)을 해명하는 것이다. 후설의 분석대상이 ‘객관적 시간’이 아닌 ‘내재적 시간’인 이유다.
이러한 시간의식의 분석은 인식의 궁극적 근원을 해명하기 위해 부단히 되돌아가 묻는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선험철학에서 가장 밑바닥 층으로, 새로운 의미의 ‘선험적 감성론’이다. 또한…… 지각이 단적으로 파악되고 해명되며 관찰되는 선술어적 경험을 분석해나간 선험논리학이 최종적으로 도달한 층이다. 그리고…… 선험적 (상호)주관성의 구체적인 역사성을, 따라서 후설 현상학의 총체적 모습을 확연하게 밝혀줄 수 있는 핵심고리다. _ 49~50쪽
이처럼 『시간의식』은 선험적 현상학의 방법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후설은 이후 자신의 저술들에서 이 책을 명시하지는 않아도 그 내용을 매우 자주 인용한다. 즉 『시간의식』은 후설 현상학의 모든 발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이정표이자 연결고리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