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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그림책 숲 [29]
출판사 리뷰
지구는 어쩌면 감자처럼 울퉁불퉁하지 않을까?
그림책 작가의 유쾌한 상상에 과학이 대답하다
최근 유럽우주국(ESA)이 찌그러진 지구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지구는 둥글다’라는 고정관념이 와장창 무너지고 말지요. 감자처럼 울퉁불퉁한 이 지구 사진은 실제 지구의 모습은 아니라고 해요. 중력의 차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지구 중력 지도인 것이지요. 그런가하면 얼마 전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지구의 중력을 시각화한 이미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어요. 이른바 ‘NASA 포츠담 중력 감자’ 사진이에요. 짐작하셨겠지만 여기서 ‘감자’는 지구의 다른 이름이에요. 고감도 탐지기를 탑재한 인공위성들이 지구 궤도를 돌면서 작성한 지구 중력장 지도가 감자를 닮아 그런 이름을 갖게 된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유럽우주국과 미국항공우주국이 발표한 지구 중력장 지도는 흥미롭게도 이 책에 등장하는 ‘행성-P’와 꼭 닮았습니다. 작가가 이런 사실을 알고 그림책을 만든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유가은 작가의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에 있어요. 작가는 애초에 싹이 난 감자에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해요. 대체 이 메마른 감자 껍질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하고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지요. 그때부터 작가의 상상력은 거침없이 감자의 내부로 들어갑니다. 그 작은 세계를 관찰하다 보니 강렬한 초록 에너지를 품고 있는 감자 하나가 그대로 하나의 행성이 될 수도 있다는 확신에 도달한 것이지요.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가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았듯이, 작가는 작은 감자에서 우주를 본 거예요. 사실 상상력이 가닿지 못할 세계는 그 어디에도 없지요. 상상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이게 하고, 너무 작거나 너무 거대해서 볼 수 없는 세계를 우리 눈앞에 데려오기도 하잖아요.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명언처럼 상상력 없이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곳도 없으니까요. 과학자들의 상상력이 드넓은 우주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면, 유가은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행성-P’로 이름 붙여진 식물의 내부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은 때로는 거대한 기계의 도면이나 회로도처럼 정밀하고, 때로는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포 속처럼 세밀합니다. 때로는 멀찌감치 떨어져 우주를 조망하는가 싶다가도, 갑자기 앵글을 확 끌어당겨 행성의 내부를 클로즈업해서 보여 줍니다. 이렇듯 자유로운 지면 구성을 통해 각각의 페이지마다 독창적인 미장센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초록 외계인들이 끌고 간 행성의 마지막 행선지는 식탁!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그림책
황폐했던 행성을 초록의 생명력으로 물들였던 외계인들은 마침내 자신들이 기르고 가꾼 행성을 통째로 데리고 어딘가로 날아갑니다. 그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우리들의 일상 속 식탁이었네요. 이제 눈치 채셨나요? 울퉁불퉁 찌그러진 모습을 하고 있던 행성의 실체가 바로 감자였다는 사실을요. 식탁 위에는 감자튀김, 찐감자, 감자칩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감자 요리들이 가득 차려져 있네요. 그 앞에 초록 외계인들이 나란히 늘어서서 유쾌한 표정으로 ‘Good’을 외치고 있어요. 어떤가요? 작가가 마지막까지 숨기고 있던 반전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제는 좀 더 확실해졌지요. 여기까지 책장을 넘기고 난 아이들이라면 식탁 위의 채소들이 무척 특별해 보이겠네요. 어쩌면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초록 외계인을 찾느라 식사시간이 즐거운 놀이시간이 될 지도 모르고요.
작품 속에서는 ‘행성-P’가 감자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초록 외계인들이 갈 수 있는 행성이 어디 그곳뿐이겠어요. 속이 하얀 양파도, 주홍색 당근도, 동글동글 귀여운 콩도, 싱그러운 초록 잎을 자랑하는 상추도, 자줏빛 고구마도 모두 행성이 될 수 있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양파, 당근, 상추, 고구마 모양의 별들이 떠 있는 밤하늘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어쩌면 다양한 채소들이 공급해 준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우리의 몸도 하나의 행성, 하나의 우주가 아닐까요. 그림책 속에서 초록 외계인들이 쌓고 있던 살짝 비틀어진 초록 기둥이 우리 몸속 ‘DNA’의 형상과 닮아 있고, 행성의 단면이 우리 몸속 세포와 닮은 것은 우연이 아니겠지요. 이처럼 이 놀라운 그림책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일상에 싱싱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아이들에게는 생명의 신비와 우주의 아름다움, 나아가 채소들이 얼마나 유익한지도 알려 주는 정말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