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길 위의 X

기리노 나쓰오 저 | 유가영 역 | 문학사상 | 2018년 11월

미리보기 북트리

닫기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절망이 절망일 뿐만은 아니라는 것, 절망 속에서도 살고자 하는 이들이 품은 강인함은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MD추천

정가
$29.00
판매가
$15.95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2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8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70129921 / 488쪽 140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학대, 가정폭력, 강간, 원치 않은 임신……
어른들로 인해 상처받고 길 위로 내몰린
비참한 현실 속 소녀들을 통해
사회의 폭력성을 예리하게 파헤친 사회 심리소설!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이제 겨우 17살, 혼자서 살아나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던 이 소녀들은……


주인공인 이토 마유는 고등학교 1학년이다. 음식점을 경영하던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마유는 사이타마에 있는 작은아빠의 집에, 남동생은 나고야에 있는 이모의 집에서 살게 된다.
자기 방도 없고 용돈도 부족한 마유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부야의 라멘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적어도 고등학교는 졸업하고 싶지만 사립학교 입학을 기다리던 마유에게 제대로 수업을 하는 선생님도 없고 그런 선생님의 수업을 제대로 듣는 학생도 없는 학교는 시시하게 느껴진다.
라멘가게 아르바이트가 끝난 후에는 거리를 헤매면서 아침까지 그럭저럭 시간을 죽이고 아침이 되어서야 작은아빠의 집으로 돌아가는 마유. 그런 마유를 작은엄마는 심하게 몰아붙이고 힐난한다. 그 집에는 있을 곳이 없다. 작은아빠의 집에서 도망쳐 나왔지만 몸을 의탁한 라멘가게에서 성폭행까지 당하고 만 마유는 이제 시부야 길거리를 헤맬 수밖에 없다.
시부야에는 가출을 한 소녀들이 많다. 예쁜 교복을 입은 아이돌 같은 아이들도 많다. 마유는 그들처럼 돈을 위해 젊음과 몸을 이용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성실하고 도덕적인 결벽증이 있는 탓에 첫 걸음을 내딛기가 어렵다. 노래방에 들어가 시간을 죽이며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하던 마유는 자기처럼 교복을 입고 시부야를 헤매는 리오나를 만난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간 곳에서 리오나의 소꿉친구 미토가 나타나고, 세 소녀는 함께 살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부모님의 실종, 방치, 계부에 의한 성적 학대, 강간, 원치 않는 임신. 처지는 다르지만 의지할 사람도 머무를 장소도 없는 십 대 소녀 마유, 리오나, 미토 세 사람은 자신들의 힘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더럽히고 만 손을 맞잡는다.

뒤틀릴 대로 뒤틀린 어른들의 생각은 이미 상처투성이가 된 소녀들의 마음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언젠가 그 상처는 몸 전체에 퍼져 영혼마저 잠식할 것이다. ‘살려줘’라고 외치는 소녀들의 목소리는 소녀들을 평가하는 어른들에 의해 지워져간다.
기리노 나쓰오의 《길 위의 X》는 사고무친인 어린 소녀들의 마음을 가차 없이 도려내어 표현하는 저자의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어른들의 교활하고 음흉하며 추한 모습과 함께 그것을 용인하고 있는 사회의 구조적, 정신적 결함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필사적으로 ‘지금’을 살아나가려는 소녀들의 모습은 대단히 눈물겹고 보고 있기에 힘겨울 정도다. 소녀들이 어른에 의해 범해지는 동안 ‘또 하나의 자신’으로 의식을 분리시켜 스스로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것을 ‘성의 임사체험’이라고 작가는 묘사한다.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스스로를 분리시켜야 할 만큼 자기에게 벌어진 일을 똑바로 바라볼 수도 없는, 자기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는 살아나갈 수도 없는 절실함이 이 소녀들에게서 전해지는 것이다.
이 작품을 단순히 ‘허구의 이야기’, 즉 소설일 뿐이라고 무시해버릴 수 없는 것은 이것이 실제로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길 위로 내몰린 소녀들의 외침을 하나의 사건 이상으로 묘사함으로써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실제보다 더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두드러지는 면모다.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답게 리얼함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꿰뚫는 묘사가 탁월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느껴지는 슬픔과 분노를 억지로 풀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절망이 절망일 뿐만은 아니라는 것, 절망 속에서도 살고자 하는 이들이 품은 강인함은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 소개

1951년 이시가와 현 가나자와 시에서 태어났다. 세이케이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광고회사에서 편집일을 하다 24살의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한다. 그러나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꿈은 쉬 사라지지 않았고, 시나리오 학교에 다니며 꾸준히 글쓰기를 갈고 닦는다. 1993년, 고독한 여성 탐정 무라노 미로의 삶을 그린 《얼굴에 흩날리는 비》로 제3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면서 데뷔, 작가로서 화려한 첫 발을 내디뎠으며 하드보일드 문학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이후 무라노 미로가 등장하는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하여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일본 여성 하드보일드의 위대한 시작점’이라는 찬사를 받은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한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미로의 아버지 젠조의 젊은 시절을 그린 《물의 잠, 재의 꿈》과 단편집 《로즈가든》을 거쳐, 2002년 《다크》의 출간으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사건의 발생, 그리고 해결이라는 기존 탐정소설의 패턴에서 과감히 벗어나 ‘무라노 미로라는 한 사람의 여성이 시대와 호흡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여성 작가 기리노 나쓰오. 실제로 그녀가 써낸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을 드러내 독자에게 현실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지옥을 보여준다. 기리노 나쓰오는 상복이 많은 작가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수상작으로, 1998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고 영어로도 번역되어 기리노 나쓰오를 일본인 최초로 에드거상 후보에 올려놓은 《아웃》, 나오키상 수상작인 《부드러운 볼》, 이즈미 교카 문학상을 수상한 《그로테스크》,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한 《잔학기》, 후진코론 문예상을 수상한 《다마모에》,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한 《도쿄섬》,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한 《여신기》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전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셰익스피어 사랑학』, 『논어의 말』, 『행복은 내 곁에 있다』, 『육아고민』, 『9040 법칙: 인생의 90퍼센트는 40대에 결정된다』, 『수첩 속 비밀』, 『진짜 경제학』, 『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 『절대로 물들지 말아야 할 70가지 습관』, 『타바타 트레이닝 THE ORIGINAL』, 『일러스트로 읽는 괴짜 화가들』, 『베이글녀 가슴처럼』, 『맛집천국 도쿄』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뭐야, 불만 있어?”라고 시비를 걸어오는 남자들을 리오나는 수없이 봐왔다. 그런 놈들은 백이면 백 뒤에서 손가락질 당하고 험담을 들을까 봐 벌벌 떠는 소심한 피해망상증 환자들이다. 그들이 여고생들을 바라보는 눈초리는 여간 불쾌한 게 아니었다. 머리가 나빠서 불만을 말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용돈만 탐내는 뻔뻔한 여자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술 더 떠 증오심마저 느끼는 남자들도 있었다. 젊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득을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웃기지 마, 멍청한 자식들. 약자나 괴롭히는 주제에. - 102쪽

마유가 고통스러운 듯 발을 질질 끌며 걷고 있는 것이 보였다. 상처 입은 몸과 마음. 그것을 본 순간 리오나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똑같아!’ 자신이 경험한 길을 마유가 고스란히 걷고 있었다. 그 순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마유는 어른 남자에게 짓밟힌 고통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깊은 상처이지만 상처 입힌 남자들은 그것을 모른다. - 120쪽

하지만 어디에도 갈 곳이 없었다. 고등학생이나 직장인 남자를 사귀어서 신세를 진다고 해도 언젠가는 남자의 노리개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러다 임신해서 원치도 않는 아이를 낳거나 중절수술을 하게 되는 것이고. 리오나는 주위에 있는 젊은 남자들 중 피임을 하는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 144쪽

친구도, 엄마도, 선생님도, 경찰도, 의사도, 그 누구도 자신을 치유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은 두려울 만큼의 고독을 홀로 짊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은 살아 있지만 마음이 살해된 듯한 감각과 그 상처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남자들은 그런 것은 알지도 못했다. - 218쪽

“그 자식들은 뭐든 가성비, 가성비 하면서 자기가 돈을 낸 만큼 본전을 뽑으려고 해. 그게 무슨 뜻인 줄 알아? 우리 같은 건 물건으로밖에 보지 않는다는 거야. 그 자식들이 제일 먼저 하는 게 뭘 것 같아? 바로 여자애들의 등급을 나누는 거야. 그리고 지갑 속의 돈과 저울질하지. 예쁘고 어릴수록 비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20살이 넘으면 아무 가치도 없다고 여길걸. 쓰레기 같은 놈들.” - 240쪽

“누차 말하지만 우리는 여고생을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야. 여고생을 우러러 받들고 여고생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거랄까. 애초에 손님들도 다 여고생의 팬이기 때문에 다들 연애하는 마음으로 오고 있고 말이지. (…) 여고생들은 돈을 받은 만큼 그런 서비스를 해주면 균형이 맞는 거야. 수요와 공급의 관계니까” - 270~271쪽

엄마마저 내 편이 되어주지 않은 것을 저주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된 자신은 새아빠에게 ‘협력’한 것이 되는 걸까. 새아빠는 그런 자신을 우습게 보고 성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게 진짜 ‘우습게 보는’ 거야, 마유. 나이 때문이 아니야. 의연한 태도를 취하지 않아서도 아니야.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인 거야. - 351~352쪽

미성년자라는 말을 들은 건지 사장이 리오나를 보았다. 그 눈에 호기심과 아주 익숙한 무언가가 떠올랐다. 욕망이었다. 마유, 불쌍하게도 너는 이걸 꿰뚫어보지 못했구나. 리오나는 안타까웠다. - 375쪽

불안해서 잠도 제대로 못 드는 밤이면 마유는 절망했을 때의 충격에 대비해 품고 있던 희망을 하나하나 깨부수어 나가는 작업을 했다. 그러고 있자면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부모님이 데리러 올 것만 같아서 들뜬 날이 있었는가 하면 진심으로 부모님을 원망한 날도 있었다. 격하게 오르내리는 기분을 주체하지 못해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몇 번이나 있었다. - 430쪽

목차

제1장 마유 7
제2장 리오나 101
제3장 감금 199
제4장 파탄 287
제5장 가족 385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