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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류

시리즈 : 시로여는세상 시인선 [27]

한영숙 저 | 시로여는세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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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541533 / 120쪽 / 156g / 12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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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시로여는세상》 시인선 36권. 한영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목류』가 발간되었다.

한영숙의 『목류』는 첫시집 이후 10년 만에 만나는 시집이다. 첫시집을 내고 경과한 10년은 자기 시의 전열을 가다듬는 시간으로 부족하지 않다. 시인 자신도 자기가 시인이라는 존재감을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시집 배열을 일람하자면 좋은 시 사이에 덜 좋은 시가 쌀밥에 뉘처럼 섞여 있다. 덜 좋은 시 사이에 좋은 시가 ‘다 그런 건 아니거든요’ 하면서 섞여서 존재감을 부각한다. 어느 쪽이 더 힘이 쎈(!)가는 독자가 납득할 일이지만 절묘한 섞음이다. 시들이 서로를 기만하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음이다. 시집을 내지 않고 있는 동안 시의 배열관계를 연구했는지도 모른다. 약간 오버하자면 자기 시를 자신만의 신체리듬으로 배열할 수 있는 사람이 시인일 것이다.
아버지의 소멸은 시인에게 다른 언어를 요구한다. 다른 언어에 대한 갈망은 아버지만의 문제는 물론 아닐 것이다. 쉽게 말해서 나이 탓이 아닐까 싶다.‘곱게 날염된 꽃잎들은 그간 내 몸속 어느 곳에 날아들었던가 어디까지 스며들었던가 그 자국 누가 보았는지 붉고도 깊은 상흔의 자리’(「호르몬을 찾아서」)가 한씨의 삶 속으로 새뜻하게 등장한다. 새뜻하다. 시인은 이 말에 헌신하기 위해 시집을 준비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새뜻함 속에 자신의 애매한 삶과 수범성과 시를 받아들였던 내밀한 순정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새뜻하고 싶은 새뜻함 속에 지나간 삶을 새롭게 배열하고 상연하고 싶었을 것이다. 한씨가 선택한 새뜻함은 언어와 문장이면서 회심하는 메시지였을 것이다. 이런 시적인 태도는 선명한 색채어들을 통해 시 속에 자리잡고 있다.(박세현의 발문 「저 덧없는 기쁨」중에서)

저자 소개

강원 진부에서 태어나 상지영서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문예운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얼룩무늬쐐기나방』이 있다. 2018년 현재 강원작가회의 부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머리말

시는 내게 있어 오랜 염증이다.

지킬 수 없는 약속으로
상처만 주고 숨어버린 말
가다가다
어느 곳에서 조우하면
손을 꼭 잡고
찬술 한 잔 대접하리라.

외길목에 차분히 날이 저문다.
 

책 속에서

외따로

밤은 늘 내게
도전자 반칙같은 수작을 부린다
비탈길에 서 있는 개살구나무
삭정이 한 가지 품은 채
달빛 닮은 꽃송이를 달았다
어디서 누가 또
잠 못 자는 사람 있어
저 모양을 볼 수 있겠나
은근한 겨자색
참 아픈 빛이로구나

 

 

겨울나무
―아버지 2

찬 공기를 물고 오르는 새
검은 눈망울이 딛고 간 나뭇가지 끝으로
간신히 붙어있던 마른 잎들이
떨어질 듯 흔들리고 있다
바람이 지날 때마다 살 비벼야 하는
쓸쓸한 병원의 이월
앉은 자리 그대로 아버지의 방이 되어버린
병실 창가에서
손수건처럼 흔들리는 그 소리 들으려고
창밖으로 애써 귀를 기울이신다
박새와 눈이라도 마주쳤는가
아랫니만 내놓고 벙긋벙긋 웃는다
아가처럼 웃고 있다
저, 덧없는 기쁨!


목류(木瘤)


불편하게 쥐었다
놓았다
다시 움켜잡았다

아프고 아픈 기억의 흔적

오랜 시간 결을 삭인 그곳에
되살아난 숨처럼
새순이 돋았다

누군가와 작별을 한 사람
오래 서 있다가

조용히 울고 간 자리

목차

1부
외따로│여뀌│양면괘지│달맞이꽃 종자유│강릉여자 1│강릉여자 2│강릉여자 3│강릉여자 5│강릉여자 6│맨드라미│소식│붉은 손톱│제비집은 그 자리에│튤립공원의 오후│근로계약서

2부
첫눈│종이가방│홉(hop)에 관한 기억│맞는 말│정오의 양귀비꽃│긴 울음│대나무자│가을편지│인두화│단오굿│군소리│중고서적 이야기│김남순 여사│꼽등이 노래│고개 너머│해당화

3부
겹│탱자나무 그늘│뻐꾸기시계 -아버지 1│겨울나무 -아버지 2│손깍지 -아버지 3│이사 -아버지 4│당부 -아버지 5│캐비닛 -아버지 6│남항진│오래된 씨디│으름덩굴 수기│빨래하는 여자│불후의 명곡│개미에게 물었다│살아있는 유물에 대하여│소지(燒紙)│집밥이 먹고 싶어요

4부
너도바람꽃│저녁 논물│우박의 온도│구룡령을 넘다│혼잣말│호르몬을 찾아서│겨울 저녁에│행복식당│말벌집 아래│1%의 희망이 있던 밤│기타를 메고 가는 군인│마늘벌레│너를 기억하려고│백지 한 장│목류(木瘤)

발문
저 덧없는 기쁨_박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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