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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와물고기

김경수 저 | 천년의시작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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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890 / 15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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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1993년 『현대시』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경수 시인의 시집 『편지와 물고기』가 시작시인선 0272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인 『편지와 물고기』는 새로운 존재론적 발화와 사유의 미학적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전 시집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시인 특유의 존재론적 탐구 과정은 이번 시집에서도 유효하다. 여기에 감각적 사유와 경쾌한 시적 리듬감이 가미되면서 김경수 시학의 결정結晶을 보여 준다.
해설을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해 “김경수의 이번 시집은 시의 원리에 대한 섬세하고 정치한 사유와 감각, 삶의 깊은 근원과 구체성에 대한 착목의 결실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는 우리 시대의 불모성에 대한 유력한 시적 항체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만의 섬세한 사유와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사유와 감각을 가로지르는 핵심 정서는 인간 보편의 ‘슬픔’과 ‘쓸쓸함’이다”라고 평했다.
김경수의 시적 존재론은 불가피한 상처와 비애에 감싸여 있는데, 여기서 오는 ‘슬픔’과 ‘쓸쓸함’의 정서가 시집에 전반적으로 묻어 있다. 그러나 시인은 삶의 상처와 비애에 굴복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밝고 환한 세계를 지향하고 또 염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 의심과 회의를 통해 자기 긍정에 도달하려하는 시인의 시적 태도는 시집에서 일관되게 목도되는 지점이다.
김언 시인이 표4에서 “김경수 시인의 시에서 소멸과 탄생은 한 몸이다. 되돌아갈 수 없는 탄생의 순간과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소멸의 운명은 상식적으로 한자리에 섞일 수 없는 몸을 이루지만, 그의 시에서는 한 몸처럼 기거하고 한 몸처럼 움직인다”라고 말한 것도 결국 시인이 “쉼 없이 스쳐 가는 삶의 순간순간을 다시 보려고” 한다는 점에서 상실된 자아를 회복하여 자기 긍정에 도달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혜영 시인이 “주체의 위치가 사물이나 타자의 관점으로 변화되어 시는 새로운 효과를 발산한다”라고 표4에서 말했듯이, 시인은 주체를 전복시킴으로써 이미지와 상징의 한계를 넘어 자신만의 존재론적 탐구 과정을 이어나간다.
김경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궁극적인 자아를 찾아 떠나는 기나긴 방황을 선택하였다. 상실의 시대에 인간성을 회복하고 인간 존엄을 실현하는 길은 시가 걸어가야 할 길과 닮아있다. 우리는 『편지와 물고기』에서 시적 대상에게로 향하는 시인의 강렬하면서도 선명한 언어와 마주하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는, 혹은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경수
지은이 : 김경수
1957년 대구에서 출생.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93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하얀 욕망이 눈부시다』 『다른 시각에서 보다』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 『달리의 추억』
『산속 찻집 카페에 안개가 산다』 출간.
이론서 『알기 쉬운 문예사조와 현대시』 출간.
2007년 제19회 봉생문화상(문학 부문) 수상.
계간 『시와 사상』 발행인.
부산 김경수내과의원장.  

머리말

시인의 말


육 년 만에 다시 여섯 번째 언어의 집을 짓는다. 예전에는 텍스트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외부의 자연과 내적 심리를 미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에 주로 관심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시 자체를 작품의 실질적 대상으로 삼고 텍스트와 세계의 대립을 해체시키는 텍스트의 외적 해체와 팝아트 등의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기법과 모더니즘의 버무리기 기법을 사용하여 언어의 놀이를 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현대시에서의 중요한 점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인데 매번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재미있는 작업이기도 하고 절망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동안 발표하였던 시들을 시집으로 묶으니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큰 파도처럼 밀려 온다. 아직도 끝없이 더 정진해야 한다.

2018년 9월
김경수


책 속에서

편지와 물고기


애인에게 보낼 편지를 들고 찬 바람에 떨고 있는
한 소심한 사내가 강물 속을 들여다본다.
물고기는 물의 치마에 새겨진 문양文樣이다.
물속 자유민주공화국에서 비로소 자유를 쟁취한
푸른 지느러미가 맑은 소리를 매달고 흔든다.
물고기의 내장을 통해 차가운 소리가 흐를 때
물고기라는 언어는 편안해진다.
물고기란 언어가
꼬리지느러미에 힘찬 사유思惟를 달고 강물 속에서 유영한다.
저녁노을이 산 뒤로 넘어가자
산이 짧은 순간 더욱 선명한 검은색이 되어
언어들이 헤엄치고 있는 강 속으로 뛰어든다.
물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흰 꼬리지느러미를 단 시간이 끊임없이 사라지는 것을
파란 수초 같은 현재가 끊임없이 새로운 현재로 바뀌는 것을
물고기는 시간도 흐르는 알갱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상징象徵이다.
사라지는 존재가 사라지는 시간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물고기란 언어가 사라지는 인간의 뒷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본다.
한 소심한 사내가 살고 있는 산속 작은 집 창문을
저녁 7시가 두드린다.
애인에게 보낼 편지를 아직 보내지 못하고 있다.
편지가 한 사내의 마음을 읽고
꿈속 우체통으로 스스로 들어간다.

목차

시인의 말

차례

제1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13
소설이었으면 좋았다 14
편지와 물고기 16
무엇이 아름다운가요? 18
사물이 나를 본다 20
서러운 시집詩集 1 22
서러운 시집詩集 2 23
글자가 걸어 나온다 1 24
글자가 걸어 나온다 2 25
편안해진다 26
라면과 사랑 28
햄버거Hamburger 30
콜라Cola와 아버지 32
글자가 되어 34
내 어여쁜 사람은 떠나가고 35
세월이 가면 내 어여쁜 사람은 떠나가고 36
아흔아홉 마리 양 38
동화가 된 성경聖經 40

제2부

생生의 아름다움을 보다 45
강물을 적시는 저녁노을 46
언어를 굽는 카페에서 48
나목과 빈 벤치 50
아름다운 모습들 51
안개가 걸어온다 52
인생의 빛 54
기억記憶의 바다 56
칸나가 등불을 켜면 58
동상銅像 60
왜? 61
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 62
일백 년 뒤에 65
꽃구름 66
녹색만 남다 67
그리운 인생 68
현인賢人을 찾다 70
신기하지 않은가? 72

제3부

그림자에도 따스함이 있다 77
난초에게 말을 걸다 78
안개와 놀다 80
바람을 만지다 82
균열龜裂 84
저녁 산책로를 걷다 86
변해 간다 88
달려간다 90
잃어버린 것을 찾다 91
나를 위로하자 92
유행가가 흐른다 94
구름 위의 비행기에서 보다 96
초승달 98
난초蘭草를 보며 99
마지막 잎새 100
꽃나무를 보내다 102
쓸쓸함을 위로하다 103
선택의 갈림길 104

제4부

길 위에 서서 길을 찾는다 109
나무와 햇빛 사과 110
끝없는 전쟁 112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 113
오리가 날다 114
그림자는 물에 젖지 않는다 116
어부漁夫 117
뒤돌아보면 118
새야 119
아침 산책 120
부산에 내리는 첫눈 122
2013년 희망 제작소 124
벚꽃 잎이 떨어지다 126
외로운 사람이 나무가 되다 127
가슴에 간직한 울음 풍선 128
행복 129
아파트 산책로 벤치에 앉아 130
잠들고 싶을 때 132
세월과 어머니 134

해설

유성호
존재론적 슬픔을 넘어 자유로이 날아가는 ‘작은 새’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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