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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876 / 128쪽 128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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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990년 『현대시』 신인상에 시 「고등어」 외 5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최춘희 시인의 시집 『초록이 아프다고 말했다』가 시작시인선 0270번으로 출간되었다. 최춘희 시인은 등단 후 20년 넘게 삶과 죽음의 문제에 천착해 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삶과 죽음은 문학에서 보편적 주제로 다루어져 왔지만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춘희 시인의 경우에는 가족의 죽음이나 인간이 겪어야 하는 질병, 관계에서 오는 불화 등이 실존적 문제의식의 배경이 되었으리라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시인이 동일한 주제로 20년 이상 천착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해설을 쓴 이병헌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해 “옥타비오 파스가 죽음은 단지 삶 안에서, 삶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한 것은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라는 말일 것이다. 최춘희 시인 또한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도 끈기 있게 그에 저항하는 몸짓을 보여 준다. 봄을 노래하는 많은 시편들이 예증한다. 그 저항의 밀도는 이번 시집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했다”라고 평했다.
이번 시집에 자주 등장하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은 시인이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터득한 저항의 표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무의식의 심연으로부터 떠오르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는 죽음의 무게를 낮추고 삶의 무게를 높이면서 죽음을 공포의 대상이 아닌 객관적 실체로 바라보게 한다. 김명인 시인이 표4에서 “최춘희 시집 『초록이 아프다고 말했다』는 희망에 다다르려고 절망을 지고 가는 고단한 영혼의 기도집이다”라고 말했듯이 이번 시집은 삶을 펼쳐 놓기 위해 죽음을 끌어안은 자의 비가悲歌이다.
시인의 말
마음도 내 마음이 아니고
몸도 내 것이 아닌 것 같을 때
오랜 병을 터 잡고 사는 자의
말로써 다할 수 없는 슬픔이 클 때
사는 일이 너무 무거워
내려놓고 싶을 때
시를 통해 위로받고
시가 있어 나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다
초록의 딜레마
초록 물감을 뒤집어썼지 벌컥벌컥 초록 생수를 마시고 초록 길을 따라 저토록 사무치는 초록 풍경을 담고 거대한 초록의 심장 부풀어 오르지 타오르는 초록의 불길 끓어오르는 초록의 기포들 눈을 감고 눈부신 초록의 그늘 아래 무작정 누워 봐 어디 먼 데라도 가고 싶은 거니? 폭염은 방호벽도 없이 쳐들어와 막다른 골목에 초록을 내몰고 전신 화상을 입혔지 초록은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 신경이 예민한 초록은 중증 햇빛 알레르기 환자 대낮에도 칭칭 붕대를 감고 돌아다니지 초록은 햇빛에 쏘이면 살갗이 터져버리는 지뢰밭 초록은 일거수일투족 불안의 감시자 활짝 꽃 핀 망상의 뇌를 열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지 종횡무진 질주하는 초록 열차가 여기 있어 피할 데 없는 적도의 끝으로 돌진하는
초록이 아프다고 말했다 독주를 마신 초록이 검게 썩어가는 밤 초록 잎사귀 흐드러지게 늘어뜨리고 소문은 무성하다
시인의 말
제1부
창밖 나뭇가지 날아다니는 새를 보려고
고양이의 시선이 머문 그곳에 가려면 13
새가 되지 못한 새 14
난독의 구름 문장들 15
남천 16
맨홀 18
둥근 물방울의 집을 가졌다 20
사과의 심장 22
안개나무에 빗방울 떨어지고 24
시간의 무덤 26
피에타 28
훔쳐보는 봄날 29
시절 하나 가고 있다 30
초록의 딜레마 32
바람의 시간 33
그 한 잎의 절명시 34
꽃의 미식가 35
제2부
그게 시작이었다 39
검은 비 40
공터 일기 41
입양 42
생일 편지 44
꼬리의 힘 46
도시의 몽상가 47
샹그릴라 48
봄이 오지 않았다 50
아직 기차역에 52
꽃다발 54
기대다 56
꽃의 울음 58
납가새 59
봄밤 60
제3부
달 항아리 속의 고양이 65
극지에서 66
단풍 한 시절 68
바람의 얼굴로 70
레퀴엠 71
부록처럼 72
봄 안부 73
꽃비 내릴 무렵 74
궁평항 76
그만의 비밀 78
믿음 하나로 80
물끄러미 82
슬픔의 허리둘레 84
붉은 비문 85
돌아 나오다 86
잠이 깨다 88
제4부
말린 자두를 먹는 오후 91
어느 날 문득 92
와락, 덤벼드는 봄 94
햇빛 아래 슬픈 날 96
가을이 틀니를 하고 있다 98
어둠은 불면의 그림자를 끌고 100
오늘도 행복나무는 해피해요 102
오늘의 희망 뉴스 104
불면 106
까마귀가 있는 아침 107
다른 생의 시작 108
밤눈 110
천변에서 111
동행 112
해설
이병헌 저항의 밀도 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