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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삶

원제 : Precarious Life: The Powers of Mourning and Violence

주디스 버틀러 저 | 윤조원 역 | 필로소픽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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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7831234 / 240쪽 147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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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권력이 지워버린 타자의 얼굴에서 공동체의 가능성 찾기
난민의 얼굴에서 읽어야 할 ‘우리’의 《위태로운 삶》


《위태로운 삶》은 우리 시대 가장 논쟁적인 철학자이자 젠더 이론가인 주디스 버틀러의 《Precarious Life》를 새롭게 번역해 다시 펴낸 책이다. 폭력과 혐오가 국경을 넘나드는 지금, 저자는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쉽게 파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 즉 삶의 취약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비폭력적 윤리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특히 저자는 레비나스의 타자와 얼굴 개념을 통해, 의미의 사각지대에 갇힌 인간이 어떻게 통치와 권력에 의해 공적 담론의 장에서 얼굴을 박탈당하고 권리 없는 생명이 되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우리가 뿌리 뽑힌 그들의 삶 앞에서 애도가능성을 무기한 연기하고 무감각해지게 되는지 고찰한다.
타자의 삶의 취약성에 대한 애도에서 출발하여 인간과 주체를 새롭게 정의함으로써 연대와 정의로 나아가려는 저자의 통찰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며 외국인 이주자와 난민, 나아가 북한과의 평화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현재 한국 사회에도 큰 시사점을 던진다. ‘난민은 앞으로 다가올 정치적 공동체의 형태와 한계를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범주’라는 아감벤의 말처럼, 혐오와 폭력에 맞서 연대를 모색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우리’를 향한 고민의 출발점이 되어준다.

저자 소개

퀴어 이론의 창시자이자 후기구조주의 페미니즘의 대표적 이론가이다. 1956년에 태어나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서 자랐다. 1984년 예일 대학교 철학과에서 프랑스 철학에서의 헤겔 해석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87년 박사학위논문을 바탕으로 첫 책 『욕망의 주체』를 출간했다. 그리고 1990년 『젠더 트러블』을 출간하며 학계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에서 버틀러는 여성 없는 페미니즘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섹스/젠더의 이분법을 허물면서 기존 페미니즘 정치학에 도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스스로 레즈비언임을 밝힌 바 있는 버틀러는 ‘퀴어 이론’의 관점에서 보부아르, 크리스테바, 프로이트, 라캉, 이리가레, 위티그, 데리다, 그리고 푸코에 이르기까지 유명 철학자들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논의했다. 이 책은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10만 부 이상이 팔렸으며, 인터넷상에 국제 팬진(fanzine) ‘주디!’를 탄생시키면서 버틀러를 영미 지성계의 떠오르는 아이콘, 학계의 슈퍼스타로 만들었다. 


버틀러는 1999년 미국 학술지 《철학과문학》에서 ‘최악의 저자’에 뽑힐 만큼 난해한 글쓰기로 악명이 높지만, 다양한 학술 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오늘날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 이론가로 인정받고 있다. 2012년에는 ‘정치이론, 도덕철학, 젠더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아도르노상을 수상했다.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 이론가이자 여성주의 이론가 중 한사람’으로 평가받는 버틀러는 최근에는 시오니즘에 근거한 이스라엘의 국가폭력에 반대하는 유대인 행동주의자로서 당면한 쟁점들에 대한 글쓰기와 집단적 행동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그녀의 철학적 문제의식은 언제나 탁월한 문학적 수사를 경유해서 구체화된다. 그런 면에서 비판적 지식인의 성찰성은 시적 문장들과 만나면서 인간의 고통을 어루만지고 슬픔을 전염시키는 기이한 장면을 드러낸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수사학 및 비교 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내에서 번역되어 나온 저서로는 공저인 『우연성, 헤게모니, 보편성』, 단독서인 『불확실한 삶』,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 『안티고네의 주장』, 『누가 민족국가를 노래하는가』(공저) 등이 있다. 

역자 소개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헨리 제임스의 작품을 중심으로 여성성과 심미적 감성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소설과 비평이론, 페미니즘, 한국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편저한 책으로 《사회변동과 여성주체의 도전》, 《페미니즘: 차이와 사이》가 있다.

책 속에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뿌리를 뽑아버린 그들의 삶, 애도가능성이 무기한 연기된 그 삶 앞에서 우리가 무감각해질 수 있게 해준다. 삶의 가치, 모든 삶의 가치에 대한 더욱 첨예한 이해가 확고해지려면, 어떤 얼굴이 공적 시야에 들어오도록 허용되어야 하고, 보여야 하며 들려야 한다. 그래서 애도가 정치의 목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애도하는 능력이 없다면 폭력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삶에 대한 그 이해를 잃게 된다는 말이다. (17쪽)

미국에 의해 발생한 전쟁 사상자에 대한 부고는 없으며, 또 있을 수도 없다. 부고가 있으려면 삶, 즉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는 삶, 소중히 여기고 보존할 가치가 있는 삶,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삶이 있었어야 한다. 그 많은 사람, 모든 사람에 대해 부고를 내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주장도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어떻게 부고가 애도가능성의 공적인 배분 수단으로 기능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거듭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고는 한 사람의 삶이 공적으로 애도가능한 삶 및 국가적 자기인식의 상징이 되거나 되지 못하게 하는 수단, 한 사람의 삶을 주목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수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고를 일종의 국가 구축 행위로 간주해야 한다. (66쪽)

내가 너로 인해 혼동을 겪는다면 너는 이미 나의 일부이고 나는 너 없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너”에게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아내지 않고서는, 너를 알려면 나의 언어가 부서지고 굴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언어로 바꿔 말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내가 “우리”를 소환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너는 이 방향감각의 혼란과 상실을 통해서 내가 얻게 되는 결과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존재하는 방식이다. 다시 또다시,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무엇으로서. (85쪽)

분노와 이해불가의 순간, 즉 우리가 이해하는 인간 공동체로부터 다른 사람들이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보편적 권리로서 인권을 시행하는지 여부가 바로 우리의 인간다움에 대한 시금석이다. (135쪽)

그렇다면 레비나스에게 인간적인 것이란 얼굴에 의해서 재현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적인 것은 재현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바로 그 불일치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긍정되며, 그 불일치는 불가능한 재현을 통해서 전달된다. 그러므로 재현이 인간적인 것을 전달하려면 재현이 실패해야 할 뿐 아니라 그 실패를 드러내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재현하고자 하나 재현불가능한 무언가가 존재하며, 우리가 하는 재현을 이 역설을 간직해야 한다. (207쪽)

목차

감사의 글
서문

1. 설명과 면책, 혹은 들을 수 있는 이야기
2. 폭력, 애도, 정치
3. 무기한 구금
4. 반유대주의라는 비난: 유대인, 이스라엘, 그리고 공적 비판의 위험부담
5. 위태로운 삶

옮긴이의 말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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