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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잇 블리드

원제 : LET IT BLEED
시리즈 : 버티고 시리즈 [34]

이언 랜킨 저 | 최필원 역 | 오픈하우스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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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285617 / 47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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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스코틀랜드 범죄문학의 살아 있는 전설,
미국·영국·독일·프랑스 추리문학상을 모두 휩쓴
괴물 작가 이언 랜킨의 ‘존 리버스 경위’ 컬렉션

범죄문학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더 타임스』)로 뽑힌 ‘존 리버스 경위’는 겉으로 보기엔 그간 범죄소설에 등장했던 형사들과 많이 다르다. 시크한 말투, 부스스한 외모,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 체력마저 허약한 데다가 물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는 여러모로 흠 많은 중년 형사. 하지만 그는 기발한 말장난으로 주변 사람들을 웃게 하고, 까다로운 상관들에게 치이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직함을 가졌으며, 재빠른 상황 판단과 뛰어난 관찰력으로 쉴 새 없이 터지는 복잡한 사건들을 혈혈단신 해결해나가는 내공을 보여준다.
이언 랜킨은 ‘존 리버스 경위 컬렉션’으로 미국추리작가협회 에드거상, 독일과 프랑스의 가장 명망 높은 추리문학상 수상을 비롯해, 영국추리작가협회 맥칼란 골드 대거상과 다이아몬드 대거상 등 다섯 번의 대거상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중요한 것은 그가 여전히 컬렉션 집필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셜록 홈스를 이을 최고의 범죄소설 캐릭터로 뽑히기도 한 존 리버스 경위의 능력 또한 매번 진화하며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버티고에서 앞으로도 계속 출간할 존 리버스 컬렉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사라진 시장의 딸,
시 의원 앞에서 자신의 머리를 총으로 날려버린 남자
사건들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이 혼돈의 체스판에서 말을 움직여야 한다!


“‘추크츠방’이 뭔지 아십니까? 체스 포지션입니다.
자기에게 불리하게 말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판국.
재앙 같은 결과가 나올 걸 뻔히 알면서도
무조건 말을 움직여야 하는 상황을 뜻하죠.”

시장의 딸이 사라졌다. 유괴범을 자처하며 거액을 요구해 온 두 십대 소년은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잡히기 직전 강으로 몸을 던졌다. 존 리버스 경위는 그중 한 소년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씩 웃으며 친구를 감싸 안고 떨어지던 그 마지막 표정을. 리버스는 소년들의 신원을 파악하던 중 시장의 딸과 이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낸다. 소녀는 유괴되지 않았다.
지역구 주민들의 민원 상담을 하던 길레스피 의원 앞에 미성년자 강간죄로 복역하다 얼마 전 출소한 매커널리가 나타나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의원을 일부러 찾아와 보란 듯이 방아쇠를 당겼다. 비밀스러운 의원의 태도에 리버스는 불시에 그의 집을 방문하고, 급하게 문서들을 파쇄 중이던 의원은 두려움에 떤다. 그날 밤, 리버스는 의원의 집 앞에서 조각난 종이로 가득 찬 쓰레기 봉지를 발견하고는 집으로 가져가 하나씩 맞춰나간다.
마침내 그는 몇 가지 단서들을 포착해낸다. 시장의 딸이 왜 사라졌는지, 매커널리가 왜 의원 앞에서 자살했는지, 도대체 그 배후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이제 리버스가 체스판의 말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저자 소개

1960년 스코틀랜드 파이프에서 태어난 이언 랜킨은 1982년 에든버러 대학을 졸업하고 스코틀랜드 문학 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써야 할 3년을 소설 집필에 고스란히 쏟아부었다. 그의 첫 번째 존 리버스 소설인 『매듭과 십자가(Knots&Crosses)』는 1987년에 출간되었다. 존 리버스 시리즈는 3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언 랜킨은 호손덴 선임 연구원으로 선출되었고, 챈들러-풀브라이트 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5년에 수상한 다이아몬드 대거를 포함해 영국 추리작가협회의 대거 상을 총 네 차례나 받았으며, 2009년에는 CWA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미국에서는 앤소니 상과 『부활하는 자들(Resurrection Men, 2004)』로 에드거 상을 받았고, 덴마크의 팔레 로젠크란츠 상, 프랑스의 그랑프리 뒤 로망 누아르, 그리고 독일의 도이처 크리미 프라이스도 수상했다. 이언 랜킨은 에이버테이, 세인트 앤드류스, 에든버러, 헐, 그리고 방송 대학에서 명예 학위를 받았다.
그는 BBC 2의 「뉴스나이트 리뷰(Newsnight Review)」에서 토론자로 활동 중이고, 자신의 TV 시리즈인 「이언 랜킨의 사악한 생각들(Ian Rankin's Evil Thoughts)」의 진행을 맡고 있다. 그는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받아 자신의 고향, 에든버러에서 대영제국 4등 훈장, OBE를 수여받았다. 또한 최근에는 동반자, 그리고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에든버러의 주 부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역자 소개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르문학 브랜드인 ‘모중석 스릴러 클럽’을 기획했다.


옮긴 책으로는 제프리 디버의 《잠자는 인형》,《소녀의 무덤》,《도로변 십자가》, 할런 코벤의 《결백》,《영원히 사라지다》,《단 한번의 시선》, 제임스 시겔의《탈선》, 제프 린제이의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로버트 러들럼의 《본 아이덴티티》, 데니스 루헤인의 《미스틱 리버》, 모헤이더의 《난징의 악마》,  제임스 패터슨의 《위치 앤 위저드》등이 있다. 

책 속에서

24p
“어리석은 생각은 마.” 한 경관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그저 말뿐이었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두 십대 소년은 가드레일에 찰싹 달라붙었다. 그들이 버려둔 차에서 3미터쯤 떨어진 곳이었다. 리버스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손가락으로 가리켜 그들이 아닌 차로 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두었다. 트렁크는 살짝 열려 있었다. 리버스는 조심스레 마저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트렁크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가 트렁크를 닫자 위태롭게 걸쳐진 차가 앞뒤로 몇 번 흔들리다가 멈추었다. 그가 금발 소년을 돌아보았다.
“안 추워?” 리버스가 말했다. “차에 들어가서 얘기할까?”
바로 그때부터 세상이 슬로 모션에 빠져들었다. 금발 소년이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친구를 감싸 안았다. 두 소년은 등지고 있던 가드레일에 몸을 기댔다. 금속판은 그들의 체중을 버텨내지 못했다. 보도에 디뎌진 싸구려 운동화가 미끄러지면서 그들의 다리가 위로 번쩍 들렸다. 그리고 그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추락했다.

71p
그의 시선이 다시 벽에 걸린 시계로 돌아갔다. 20분만 더 참으면 귀가할 수 있었다. 그때 교실 문이 거칠게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키 작은 남자가 안에 들어와 있었다. 남자는 얇은 항공 재킷과 해진 바지 차림이었다. 그의 두 손은 재킷 주머니에 깊숙이 파묻혀 있었다.
“당신이 의원이오?” 남자가 물었다.
길레스피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었다. 남자는 헬레나 프로핏을 돌아보았다. “당신은 뭐요?”
“제 비서입니다.” 톰 길레스피가 설명했다. 헬레나 프로핏과 남자는 잠시 서로를 빤히 쳐다보았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용건을 얘기하지.” 남자가 말했다. 그가 재킷 지퍼를 내리고 총신을 짧게 자른 산탄총을 뽑아들었다.
“당신,” 그가 프로핏에게 말했다. “당신은 꺼져.” 그가 산탄총을 의원에게 겨누었다. “넌 꼼짝 말고.”

341p
“‘추크츠방’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독일어인가요?” 리버스가 말했다.
그제야 차터스가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렇습니다. 체스 포지션이죠. 자기에게 불리하게 말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판국. 재앙 같은 결과가 나올 걸 뻔히 알면서도 무조건 말을 움직여야 하는 상황을 뜻하죠.”

362p
그는 누가, 혹은 무엇이 윌리와 딕시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알고 싶었다. 뼈만 앙상한 이 여자애가? 그 애들 스스로가? 무섭게 추격했던 경찰이? 그 모든 걸 허락해준 시장이? 커스티를 멀리 쫓아낸 계모가? 가만히 따져보면 계모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시장에게도 분명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
어쩌면 시스템의 문제였는지도 몰랐다. 새미가 열렬하게 비난했던 시스템. 윌리와 딕시에게 실망을 주고 이아인 헌터 경과 로비 매티슨 같은 사람들을 보호해온 바로 그 시스템. 모든 문제는 균형에 있었다. 성공하는 사람이 있으면 실패하는 사람도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등 떠밀려 추락하는 사람들. 견디다 못해 알아서 추락하는 사람들.
어쩌면…… 그들을 쫓기 위해 기어이 잔해에서 기어 나왔던 리버스 자신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다. 바짝 다가가 그들로 하여금 운명의 선택을 하게끔 부추긴 그 때문에. 내 집착 때문에. 그는 생각했다. 내 개인적인 도덕성 때문에.

426p
수백 개의 일자리, 기업 분할, 행복하게 웃는 얼굴들. 솔티 두게리 같은 사람들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 리버스는 과연 자신에게 그런 사람들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울 권한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사람들은 누가 무슨 죄를 저지르고 어떻게 처벌을 모면했는지에 관심이 없었다. 매달 말에 꼬박꼬박 월급이 지급되기만 한다면.
길레스피는 죽었다. 하지만 리버스는 이들이 그를 죽이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적어도 이들에게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네 사람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의 자신감, 그들의 무심함, ‘선의’에서 한 일이었다는 그들의 주장, 그들에 대한 모든 게 역겹게 느껴졌다. 그들은 세상 물정을 너무나 잘 알았다. 누가, 아니, 무엇이 이 세상을 이끌어나가는지 알고 있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경찰이나 정치인처럼 최전선에 나서는 어리석은 이들이 아니었다.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뒤에서 조용히, 그리고 비밀스럽게 움직이는 사람들. 필요에 따라 뇌물을 쓰고 ‘진전’과 ‘제도’라는 이름으로 법을 어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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