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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 ; 詩 물속에서 건진 말들

이병철 저 | 북레시피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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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140343 / 244쪽 13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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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푸른 물빛 도는 문장 위로 은은히 전해지는 시의 울림
일상의 심해深海에서 낚아 올린 펄떡이는 언어!

“그녀를 놓쳤다. 봄날의 작은 물고기처럼 따뜻하던 손을 놓쳤다.
내 생애 가장 예뻤던 시절을 나는 놓쳐버렸다.”

낚시와 사랑과 삶은 서로 닮아 있고 강물과 당신은 저 멀리 흘러간다.


『낚 ; 詩 - 물속에서 건진 말들』은 바늘처럼 섬세한 시인의 감성으로 우리 마음속에 숨어 사는 그리움과 연민을 낚고자 한다. 낚시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고 또 시인이 쓴 무수한 에세이집이 있지만 ‘시인이 쓴 낚시 에세이’는 지금껏 없었다. 푸른 물빛 도는 문장 위로 팽팽히 드리워진 낚싯줄의 떨림과 은은히 전해지는 시의 울림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이 잡아채는 펄떡이는 언어를 바라보면 낚시와 우리 삶이 무척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책의 말미에는 생동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시인의 낚시 사진이 실려 있어 잔잔한 서정의 글들 속에서 현장감과 삶의 활기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 내 삶에 민원을 넣고 싶다.
마음에 근시와 난시가 생길 즈음 얼른 낚싯대를 챙겨 강으로 바다로 간다.”

강물에 몸을 담근 한 사내가 세상을 사랑한 기록이자 미처 다 하지 못한 고백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 삶을 계량하는 숫자들을 들여다보면 마음에도 근시와 난시가 생기고, 불안한 잠 속에서 환청과 이명이 들린다. 눈과 귀도 쉬어야 한다고, 암기 과목처럼 들러붙은 처세의 언어와 폭탄주에 지친 입에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이제 얼른 낚싯대를 챙겨 강으로, 바다로 간다. 낚시를 할 때 시인은 도시의 삶에서 잃어버린 ‘경이’를 되찾는다고 말한다. 늘 반복되는 일상, 풍경, 사람, 공간을 벗어나 자연과 마주하면 모든 게 다 신기하다. 삶이란 너무 뻔하다. 일상이라는 것은 대개 예측이 가능하고, 거기엔 우연함이나 미지의 영역이 거의 없다. 그런데 낚시는, 내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몰두하는 무모한 행위다. 저 물속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세계가 있는지 모르면서 강과 종일 마주보고, 바다와 대화하는 짓이다. 무엇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과 우연성이 낚시의 매력이다. 낚시를 사랑한 시인의 고백! 이 책은, 강물에 몸을 담근 한 사내가 세상을 사랑한 기록이자 미처 다 하지 못한 고백이다.

낚시를 하면 복잡한 삶이 단순해지고 풍요로워진다.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서로 균형을 맞추면서 삶 전체를 발전시켜나간다. 원고 마감에 ?길 때는 ‘빨리 원고 완성해서 낚시 가야지’ 하는 생각이 마감의 동력이 되고, 낚시를 하다 보면 일상으로 복귀해야 할 부담감을 느낀다. 그렇게 낚시가 삶을 이끌고 간다. 낚시를 위해 열심히 살고, 낚시를 하다 보면 또 삶이 절박해지는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물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애쓰지 않고, 덤덤하게,
흘러가는 것들을 흘러가는 대로 두면 언젠가는 온다.
물고기도, 기회도, 사람도, 사랑도.”

마음을 비우고 주변을 돌아볼 때 찌가 올라오듯 불현듯 시가 온다!


흘림낚시의 묘미는 물살 흐름에 따라 일정한 속도로 방출되던 낚싯줄이 물고기가 입질하는 순간 급격히 빠르게 풀려나가는 데 있다고 했다. 물 흐르는 대로 흘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시인은 억지와 인위로 가득한 자신의 삶을 생각한다. 이미 지나간 일을 거스르려는 욕심과 다 끝난 마음을 되돌리려는 집착,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으려는 헛된 노력, 안 되는 일을 되게 해달라는 생떼, 잊어야 함을 알면서도 못 잊고, 놓아야 함을 알면서도 놓을 수 없는 바보 같은 고집까지. 흘러가는 대로 흘려줘야 하는데, 붙잡을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것들 이제는 흘려보내야만 한다고. 홀로 안개 자욱한 새벽강에 몸을 담근 채 삶이 종종 안개 낀 바다와 같다고 느낀다. 맑아서 멀리까지 잘 보이는 날은 드물고, 한치 앞을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이 세상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우연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안개는 말해준다. 그러나 가끔 안개 속으로 몸을 던지면 저쪽에선 결코 알 수 없고 볼 수 없던 것들을 뚜렷하게 만질 수 있다고, 때로는 용기가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꿔준다고.

딴짓을 할 때 찌가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주변을 돌아볼 때 올라온다. 계속 붙잡고 들여다봐봤자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시도 마찬가지, 쓰려고 하면 안 써진다. 불안과 강박을 마음 바깥으로 잠시 밀어둘 때,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거나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음악처럼 들을 때, 불현듯 시가 온다. (p. 17)

“놓친 물고기만 생각하면 결국 낚시를 망친다.
어제 놓친 행운을 아쉬워하면 오늘 내게 다가오는 기회마저 놓친다.”

낚시와 인생은 그렇게 서로 닮아 있다!


낚시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도 한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올 때도 있고, 경험과 지식, 완벽한 계획이나 준비가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아흔 아홉 번 실패를 견디는 불가해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낚시는 인생과 무척 닮아 있다. 빨리 잊고 낚시에 집중하면 또 잡을 수 있는데, 놓친 물고기만 생각하다 결국 낚시를 망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제 내 것이 될 뻔했던 행운을 계속 아쉬워하는 동안 지금 나에게 다가오는 기회마저 놓쳐버리고, 결국 빈손이 되어 쓸쓸한 내일을 맞는다.

좋았던 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오늘 빈곤한 현실은 외면한 채 내일의 풍요로움만 대책 없이 낙관하는 사람은 인생이라는 낚시터에서도 꽝을 칠 수밖에 없다. 낚시는 오직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정직한 노력이 자연을 미소 짓게 하는 행위다. 그때 자연이 우리에게 물고기를 선물로 주는 것처럼, 오늘의 삶에 충실하면 세상도 너그러워져 기회와 행운, 소중한 성공들을 머리맡의 양말 안에 넣어준다. (p. 89)

시인, 미끼를 던지다!
(낚)시인이라 불리는 이병철 시인의 물빛 에세이

저자 소개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시와 문학평론을 쓰며 여러 매체에 칼럼, 에세이, 여행기 등을 연재한다. 연중 6개월은 집에 없다. 비와 파스타와 클라라 주미 강의 바이올린을 좋아하고 섬과 옥상과 일인용 텐트에서 자주 잠든다. 숫자로 계량되는 삶이 싫어 차라리 글자 속을 헤매는 중이다. 은유와 상징을, 모든 꿈과 우연을 사랑한다.


시집 <오늘의 냄새>, 평론집 <원룸 속의 시인들>, 산문집 <낚 ; 詩 -물속에서 건진 말들>,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가 있다.

책 속에서

목차

머리말 - 사랑하는 세상, 사랑하는 생활

1부 - 낚시, 사랑을 놓치다
01. 쇼크리더/ 02. 딴짓/ 03.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04. 캐치 앤드 릴리즈
05. 쓸쓸한 귀가/ 06. 부시리 가고 부시리/ 07. 파도는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08. 첫/ 09. 미늘/ 10.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11. 놓친 물고기
12. 차라리 입질이나 안 하면/ 13. 믿음 가지고/ 14. 감각의 속임수/ 15. 흘러가는 대로
16. 괜찮겠지/ 17. 마음에도 밑줄을/ 18. 웨이딩의 지혜/ 19. 첫 캐스팅이 지겨워지는 순간
20. 견딜 수 없다/ 21. 아무 생각도/ 22. 바닥 읽기/ 23. 같은 곳에 정확히
24. 오늘은 안 돼요/ 25. 낚시 식도락/ 26. 쏘가리 만나고 가는 사람같이

2부 - 하늘과 바람과 별과 낚시
27. 나만 믿고 따라와/ 28. 낚시 자술연보/ 29. 할머니와 붕어찜/ 30. 父子
31. 그날/ 32. 가장 좋은 친구/ 33. 나의 낚시 슈퍼스타/ 34. 전조선문학가조사동맹
35. 논산 할아버지/ 36. 넙치농어를 찾아서/ 37. 강물과 꽃과 생일/ 38. 안개를 넘어서
39. 여수 기행/ 40. 비효율의 아름다움/ 41. 방구석 블루스/ 42. 그런 물고기 또 없습니다
43. 5짜 쏘가리 막전막후/ 44. 어떤 변명/ 45. 물/ 46. 선전포고/ 47. 어느 여름날
48. 향기로운 술, 향기로운 사람/ 49. 비의 낭만에 대하여/ 50. 사람이 그리운 계절
51. 욕망이라는 이름의 어묵탕/ 52. 노르웨이 황금 대구를 만나다
53. 무작정 노르웨이 기행문/ 54. 스승과 제자, 쏘가리 찾아 삼천리/ 55. 낚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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