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아버지의 귀

박원희 저 | 푸른사상 | 2018년 07월

북트리

정가
$18.00
판매가
$9.9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20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10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91130813561 / 144쪽 128 x 20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박원희 시인은 12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버지의 귀』를 들고 나왔다. 12년은 긴 시간이다. 그래서 시인의 주변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시집 나오냐”고 재촉했는지 모른다. 그는 그럴 때마다, 덤덤하게 “시가 덜 영글어/먹기가 뭣합니다”라고 얼버무렸다.
그는 자신이 쓴 시를 바라보며 “상술이 시가 될 수 있는지” 의심한다. “시가 바람이 나서 이렇게 소설처럼 말해도 되는 건지” 걱정한다. 독자들은 이러한 시인의 발언들과 마주할 때 그의 언어가 세련된 것과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시인이다. 구부러진 사회를 향해 힘 있게 소리 낼 수 있는 우직한 시인이다.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을 질 줄 안다. 거짓말하지 않는다. 힘들게 버틴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러한 미덕은 우리가 ‘현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현대적인 것’일 수 있다.
(중략)
‘선비’와 ‘시인’이 동일하게 호명되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시기에 그가 살았었더라면 그는 선비로 불렸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를 고집 센 사람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고집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직선”의 길만을 제시하는 지금 여기의 속도 속에서 그는 온몸으로 ‘직선’의 길이 문제 있음을 지적한다. 그가 이사를 여러 번 해야만 했고, 가난해야만 했던 이유를, 우리는 이러한 속사정에서 짐작할 수 있다.
독자들은 시인의 모습을 보며 드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시인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달래 먹어보드래요”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를 품고 있고, 자신의 몸을 일으킨 꽃을 향해 “마음을” 달 줄도 안다. “산다는 것이 꽃바람 날리는/날만” 있겠느냐며 토닥여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그의 장점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데 있다. 희망을 꿈꾸는 것은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에 꾸는 막연한 습관이다. 하지만 이 막연함이 언젠가는 반드시 현실로 다가올 것을 믿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믿는 행위다. 믿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현실을 가능한 것으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중략)
시인은 나도 이렇게 당당하게 서 있는데 당신도 버텨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가난해서 옷깃을 숨길 수 없는 시인은 우리에게 희망을 끈을 놓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러니 우리 모두 힘을 내자. 눈치 보지 말고, 줄 서지 말고, 당당하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자. 흐린 가을 하늘 위로 작은 공을 쏘아 올리자.
―문종필(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박원희
지은이 : 박원희
1963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대학교를 졸업했다. 1995년 『한민족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시집 『나를 떠나면 그대가 보인다』를 간행했다. 시를 배달하는 사람들 ‘엽서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머리말

세계는 우연히 온다
기다리는 것은
더디게 오고
기다리지 않는 것은
빠르게 지나간다
바라볼 수 없던
바라본 적도 없는
세계
벌써 기다리던 세상은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책 속에서

들꽃 잠자는 마을

사랑을 몰라 물들면
조팝나무가 될까
[들꽃 잠자는 마을]이라는
카페 앞
커피는 검은 곳 흰 수증기를 부리고
산수유 조팝나무
기다림의 번열로
꽃을 피운다
여주에서 양평 가는 길
개군인가 하는 마을
차는 많고 인적은 없는
길에서
봄바람에 신난
나무가
이미 문 닫은 카페 앞에서
꽃을 피운다
오랜 기다림에
새겨진
마음을 단다


나이

나이가 들면서 자꾸 불편해지고
민망해진다

돋보기와 근시경을 번갈아 쓰면서
보고 싶은 것들만 보이는 나이가 되어
편집된 세상을 하나씩 읽다가

문득

젊은 날 무시로 보던 하늘이
무서워졌다
바라볼 수 없는 세상이
무서워졌다

눈이 병들어 보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
마음이 병들어 보지 못하는 세상이

우르르르 우르르르

젊은 날의 기억처럼 몰려다니다
겨울 초입, 눈과 낙엽이 함께 쌓인다


아버지의 귀
― 세월호 무상(無償)이라는 단어에 대한 명상

저녁의 귀가는 외롭다
사냥이 끝난 저녁 황혼을 몰고 온 사나이
안주로 계란을 먹었다
사냥터에는 사냥할 것이 없고 총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동냥을 나온 여인이
빈손인 사나이들의 저녁을 조롱했다

봄이라 꽃을 흔드는 바람은 시대를 거스른다
무상으로 나를 바라보지 마라
무상으로 나를 보기 위해서는 피지 않은 나뭇잎 다섯 장이
필요하다
꽃을 보기 위해 나온 아이들이 고개를 숙이고
나무 둥치를 바라본다

아직 피지 않은 나뭇잎은 사냥꾼을 조롱한다
사냥이 끝난 저녁
꽃들이 과녁처럼 떨어지고 있다
과녁들이 훨훨 날아다닌다

바람이 돌아와
귓불을 때리고 귓바퀴를 돌아 귀 끝에 머물러
‘아버지’
부른다

“꽃이 떨어지기 전에 아버지,
아이들에게 아직 피지 못한 나뭇잎 다섯 장이 필요해요”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용접 / 작업화를 신으며 / 유리창에 비친 의자의 저녁 / 만월 / 석산에서 / 눈이 오는 풍경 / 창자 / 대략 시인 / 상실의 계절 / 사하라 사막의 눈 / 가을 / 폭포 / 중앙선 기차가 산을 넘어가는 중 / 들꽃 잠자는 마을 / 개 / 목백일홍 / 벽소령에서

제2부
입춘(立春) / 길에 대하여 / 동물병원 / 올갱이 / 습기 / 가을, 조문 / 쇄석에 관한 소고 / 장형, 죽음에 부쳐 / 축혼비(畜魂碑)를 지나며 / 무제 / 고가에서 / 강구에서 / 몰(沒) / 물레방아 / 사진 / 박새 / 문

제3부
고양이 / 빙하기 / 헐겁다 / 라면을 먹으며 / 나이 / 이빨 / 이사 / 형(刑) / 오늘 감상 / 올림포스 카메라 / 금성 가는 길 / 처제 / 영운동 / 봄꽃 놀이 / 낙수 / 이 순, 선생 생각 / 미륵리 가는 길

제4부
바람만 꿈꾸다 / 황제내경을 보다가 / 산전(山田) 가는 길 /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 관람기 / 살아 있다, 최근에 / 안 섰다 / 아버지의 귀 / 봉화에서 일박 / 유골 / 낯선 곳 / 민들레홀씨가날리는5월,그날 / 무단횡단 / 한 70년쯤 사랑은 / 푸른 / 오늘은 2015년 12월 28일 / 꿈

작품 해설: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문종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