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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205058 / 12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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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강영은 시집 『상냥한 시론』 특징과 서평
강영은의 시 세계는 다소 낯설다. 다소 낯설다는 것은 파격적인 새로움은 아니지만, 그러나 관습적인 사고와 상상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시편들은 낯익은 형태론 속에서 전개되지만 잠시도 예사롭지 않다. 그의 창작 방법론은 기본적으로 ‘재현되는 이미지’가 아니라 ‘그려지는 이미지’를 지향한다. ‘재현되는 이미지’는 최대한 드러난 원본에 가까워지려하지만 ‘그려지는 이미지’는 자신의 심미적 주관성에 의한 투사를 지향한다. 이것은 편의적으로 거울에 반사된 풍경과 호수에 반사된 풍경에 견주어 변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거울은 정태적이지만 호수는 역동적이다. 그래서 거울은 있는 그대로의 재현에 충실하지만, 호수는 물결의 변화에 따라 그려지는 다층적인 새로움에 충실한다.
- 홍용희(문학평론가)
강영은의 시를 읽는 독자는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작품의 전모가 드러나는 순간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그녀의 시가 갖는 개성과 무관하지 않다. 강영은의 시는 단순함을 넘어서 복합적인 구조를 지향한다. 복합적인 구조를 지향하는 강영은의 시는 우리에게 삶의 허무를 극복하는 건강한 생명력을 전달한다. 스스로의 존재를 존중하는 강영은의 건강한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나에게는 자존自存을 세우는 그러한 언어가 필요하다.
- 권온(문학평론가)
출판사 리뷰
바람이 다리를 달아주었어요,
골목을 돌아나가는 검정비닐을 보며 두 다리를 종종거리는
준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여주는구나
엄마별이 울고 있어요, 아가별은 어디 있을까요,
빌딩 사이 뜬 개밥바라기를 보며 두 눈을 글썽이는
준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밤하늘을 보여주는구나
늑대가 나타났어요, 도와주세요,
불쑥불쑥 어둠을 내려놓는 동물 병원 앞에서 손나팔을 만들어 부는
준아, 너는 살아있는 어둠을 보여 주는구나
계단은 올라가는 거에요, 자 보세요,
엄마를 기다리며 쉼 없이 전철역 계단을 오르내리는
준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긴 계단을 보여주는구나
때 묻은 입술로는 뱉어낼 수 없는 다섯 살배기 네 말들이
내가 읽은 올해의 가장 좋은 시구나
- 「상냥한 시론(詩論)」 전문
“다섯 살배기” “준”이의 말이 “올해의 가장 좋은 시”라고 역설하고 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눈빛과 말이 시의 출발이며 지향점이라는 것이다. 아이는 “검정비닐”이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에서 “바람이 다리를 달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늘의 “별”을 보며 “아가별”이 없어서 슬퍼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동물 병원 앞에서”“늑대가 나타났다고”외치기도 한다. 이러한 어린아이의 말과 행동이 곧 시 창작의 준거가 되는 “시론”이라는 인식이다. 이것은 또한 시란 패턴화 된 사고와 시각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는 언명의 강조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르면, 강영은의 “이상한 연못”의 감각과 언어는 기성의 관습적이고 정태적인 사고에 대한 부정이면서 동시에 어린아이의 천진하고 순진무구한 시각이 열어 놓는 “상냥한 시론”으로 정리된다. 어린이의 무한 상상력으로 기성의 표준화된 상상의 벽을 돌파하고자 하는 것이다. 앞으로 그의 이러한 시적 고투가 일상의 진부함을
뛰어넘어 현실을 인식하는 싱그러운 희열과 해방감을 열어가길 바란다. 새로운 시적 방법론은 새로운 발견과 창조의 생명력을 개척해 나갈 때 완성형에 이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은 당신에게 주고 반은 나에게 준다.
혀를 굴리기엔 먼 맛,
숨어 우는 새에게도,
이목구비가 오독한 열매의 허허실실虛虛實實이
상냥했으면 좋겠다.
2018년 6월
강영은
1부
투케tuche에 대한 소고小考·12
산수국 통신·14
타인들·15
거울의 방향·16
라섹·18
성체聖體·20
쇼show·22
사랑에 관한 책·24
우리는 언제나·26
눈물병甁·28
기린 여인·30
싱잉 볼singing bowl·32
모란의 한낮·34
몰입의 기술·36
데드 존·38
2부
촛불학 개론·42
장미의 이름·44
아일란 쿠르디·46
가벼운 지구·47
바벨·48
그물과 종달새·50
호모 하빌리스·51
이빨고래·52
여이驢耳·54
히키코모리고양이·56
말벌의 형식·58
곡성哭聲·60
방심의 취향·62
양구楊口·64
이상한 연못·66
3부
강남역·70
버스의 감정·72
젤소미나·73
유혹, 혹은 미세먼지·74
미완성 교향곡·75
여행의 방식·76
안목眼目에 대하여·78
선셋 포인트·80
블루의 깊이·82
평등한 조류潮流·84
브란덴부르크 협주곡·86
아코디언·88
Mountain of Dragons·90
낙엽들·92
4부
음주론·94
현관문을 여는 두 개의 방식·96
양의 귀환·98
떨기나무의 노래·99
이순耳順·100
천태산 은행나무를 읽는 법·101
날개등본·102
기와이기·104
방산 사기장 심룡方山 砂器匠 沈龍·106
뿌리를 위하여·107
천사·108
상냥한 시론詩論·109
샤론의 장미처럼·110
오월의 향기·112
샨티Shantih·114
■ 해설 | 홍용희
‘이상한 연못’의 언어와 중층적 상상력·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