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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052774 / 243쪽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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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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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955년, 분단과 냉전의 지평 너머를 꿈꾼 시집
오늘 우리는 1955년 일본에서 일본어로 출판된 김시종의 첫 시집 <지평선>으로부터 무엇을 읽어내면 좋을 것인가? 당시의 상황이 각인되어 있는 <지평선>은 일본어와 맞부딪쳐 대항한다는 김시종 시의 특징을 일찍부터 드러내는 시집이기도 하다. 이는 김시종 시의 전체상을 파악할 때 매우 중요한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평선>에는 김시종의 시를 다시 읽기 위한 시점을 풍양하게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동아시아 최고 시인 중 한 명인 저자의 작품 세계를 규명하고 이를 세계문학적인 시좌에서 파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1955년 간행된 <지평선>은 크게 2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가 ?밤을 간절히 바라는 자의 노래?이며, 제2부가 ?가로막힌 사랑 속에서?이다. 곽형덕이 번역한 이 시집의 목차에는 각 작품의 발표 연월이 상세히 표기돼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한국전쟁기에 쓰인 시는 제2부에, 그 이후에 쓰인 시는 제1부에 배치되어 있다. 이번에 간행된 <지평선>에서는 김시종 시인의 근간을 이루는 시론(?시는 현실 인식의 혁명?)과 해설 및 시인의 연보를 수록하여 독자의 풍부한 이해를 돕는다.
다다를 수 없는 곳에 지평이 있는 것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그곳이 지평이다.
―?자서? 발췌
지평선이란 일반적으로 눈앞에 망망하게 펼쳐진 공간이며, 지구가 구체이기 때문에 시야의 한계가 선과 같이 확정되면서도 완전히 확정할 수 없는 공간적 확대를 의미한다. 그런데 <지평선>에서는 “네가 서 있는 그곳이 지평이다”라고 하고 있듯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이라기보다 바로 아래 있는, 게다가 걸을 때마다 밟고 넘게 되는 경계선이 바로 ‘지평선’이다.
1950년대 동시대의 전 세계적 문제의식을 관통하다
<지평선>은 한국전쟁만을 역사적 배경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동시대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체결 및 발효, 미군의 오키나와 점령과 지배, 또한 핵실험에 의해 제5후쿠류마루第五福?丸가 피폭돼 반전반핵의 기운이 고조되는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다. 요컨대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의 군사 전략이 동북아시아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시점과 겹쳐진다. 그렇기에 <지평선> 제1부에는 미군의 존재나 미국에 의한 핵실험 등을 명시적 혹은 암시적으로 담은 시가 많이 수록되었고, ?지식?이나 ?묘비?와 같은 시에서는 반핵평화라는 시점에서 바라본 저항의 양상도 존재한다. 이것은 <지평선>이 한국전쟁만이 아닌 제5후쿠류마루 사건과 평화 5원칙(1954년 인도?중국 정상회담), 그리고 1955년 반둥 회의 개최에 의해 명확히 천명된 ‘제3세계’적 세계인식의 영향 또한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평선> 이후 김시종의 시점은 <일본풍토기>(1957), <장편시집 니이가타>(1970), <이카이노시집>(1978), <광주시편>(1983)이라는 시집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서서히 한 점으로 집중돼 갔다. 하지만 초점을 모아간 <장편시집 니이가타>에 담긴 제주 4?3의 묘출은, 예를 들면 오키나와 전투라는 사건과 겹쳐질 수 있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러므로 시는 성실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측에 있어야 합니다. 이를 저해하는 모든 것과 응당 마주봐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시는 대저 언어만의 창작이라고 한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려 하는 의지력 속에야말로 그렇게 돼서는 안 되는 것을 향한 비평이 숨 쉬고 있습니다. 그 자체가 이미 시라 해도 되며 그 비평을 언어로 발화할 수 있는 사람이 시인이기에 시는 좋든 싫든 현실인식의 혁명입니다.
―?시는 현실 인식의 혁명? 발췌
시론 ?시는 현실 인식의 혁명?(본서 부록)에서 김시종 시인은 ‘시’란 끊임없는 일상과 관습을 부정하고 저항하는 비평적 활동, 곧 혁명이어야 함을 단언한다. 이와 같이 <지평선>에 수록된 시는 나무가 뿌리를 뻗듯, 대지에 깊숙이 파고들어가는 동시에 지하에 스며들어 일본 전체에, 그리고 그 밖으로 넓어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시종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라는 문학사적인 시점이나 1950년대의 귀중한 기록이라는 관점에서 <지평선>을 읽는 것도 물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시집으로부터 읽어내야 할 것은 스스로 밖으로 기어 나와 우리를 타자와 연결시키고, 서로 비추어 보며 변화하도록 하는 힘일 것이다.
희망의 지평을 선취하기 위하여
이 시집이 출판된 1955년은 한반도의 분단이 되돌릴 수 없는 현실로 육박해 오던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김시종 시인은 냉전과 분단을 거부하고 평화의 지평을 꿈꿨다. <지평선>에는 한반도의 분단을 거부하고 일본 사회를 변혁하고자 하는 시인의 혁명가적 삶과 의지가 농밀하게 투영돼 있다.
혹한기가 끝나고 한반도에 봄이 찾아오고 있는 오늘, 남도 북도 아닌 재일조선인 공동체 안에서 60년 전에 출판된 <지평선>은 어떤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까? ‘제주4?3 70주년’을 맞은 올해, <지평선>은 완결된 과거가 아니라, 아직 진행형인 분단의 기억과 기원을 우리 앞에 다시 던지고 있다. 남북 간에 지금껏 꿈꿔보지 못했던 새로운 희망의 지평이 열리기를 바라며 시인은 반세기도 더 전에 이렇게 새겨놓았다.
아버지와 자식을 갈라놓고
엄마와 나를 가른
나와 나를 가른
‘38선’이여
당신을 그저 종이 위의 선으로 되돌려주려 한다.
―?당신은 이제 나를 지시할 수 없다? 발췌
시인의 말_ 『지평선』 한국어판 간행에 부치는 글
서문 | 오노 도자부로
자서
1, 밤을 간절히 바라는 자의 노래
박명 / 신문기사에서 / 후지 / 규율의 이방인 / 빛바랜 유방 / 밤이여 어서 오라 / 타로 / 남쪽 섬 / 처분법 / 지식 / 묘비 / 확실히 그런 눈이 있다 / 먼 날 / 내핍생활 / 기대 / 취우 / 우라토마루 부양 / 아이와 달 / 산다는 건 / 사이토 긴사쿠의 죽음에 부쳐 / 악몽 / 장마철 밤 / 눈 / 개표 / 살아남은 것 / 꿈같은 이야기 / 카메라
2, 가로막힌 사랑 속에서
품 / 밤의 중얼거림 / 쓰르라미의 노래 / 유민애가 / 봄 / 녹슨 수저 하나 / 제1회 졸업생 여러분께 / 한낮 / 세밑 / 식탁 위 / 굶주린 날의 기록 / 재일조선인 / 가을 노래 / 거리는 고통을 먹고 있다 / 여름의 광시 / 1951년 6월 25일 만찬회 / 거제도 / 정전보 / 정전보 / 당신은 이제 나를 지시할 수 없다
후기
부록 | 시는 현실 인식의 혁명
김시종 시인 연보
해설 | 위기와 지평-'지평선'의 배경과 특징 / 오세종
옮긴이 후기 | 위기와 지평 분단과 냉전의 지평 너머를 꿈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