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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413905 / 108쪽 / 151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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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고향의 자연과 도시인의 노동과 질병을 생각하게 하는 김시동의 시편들 2008년 『스토리문학』으로 등단한 후 두 권의 시집을 펴냈던 김시동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을 출간했다. 김시동 시인의 고향은 경북 안동 예안 금곡이다. 시인에게 있어서 고향은 “목단꽃 같은 그리운 내 고향”이며, 그 향기가 골골이 피어나고 “금곡의 관문인 박슥재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런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 시를 쓰는 김시동은 고향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시를 많이 쓴다. 표제시 「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에 나타난 시인의 처가는 아름답고 인정이 넘치는 곳이다. 지형과 인사의 묘사가 생동감 있다. 구불구불한 가랫재이고, 큰 산 어귀에 붙은 황장재이며, 첩첩한 산골은 주름살이고, 골골이 꽃샘바람이 인다. 백일홍처럼 고운 아내는 화색으로 곤히 잠들고, 물소리는 반기듯 자맥질한다. 염불 소리에 저녁이 늙어간다는 표현이 절창이다. 담장 아래 작약꽃 향기가 날리는 밤에 처가에 도착한 시인을 장모님보다 사랑방 불빛이 먼저 반기고, 그 불빛에 금슬 좋은 장인장모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장모님 마음은 항상 푸성귀처럼 따뜻하고, 딸과 사위를 맞는 반가움에 장인장모는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하다. 아름답고 풍성한 비유로 가득한 처갓집 시골 풍경을 그리고 있다. 아름다운 고향과 처가를 가지고 있는 시인은 ‘비빔국수 부부’가 되고자 한다. 시 「비빔국수 부부」에서 화자는 “우리도 비빔국수처럼/ 맛있게 살아보자 여보/ 모자라는 건 맞춰가면서 말이요/ 반쪽끼리 비비고 살다보면/ 맛나는 한세월이/ 아마 기쁨으로 가득하지 않겠나”라고 아내에게 제안한다. 그리고 시 「어버이날」에서는 부모님에게는 바쁘게 사느라 잘 해드리지 못한 불효를 고백하며 용서하지 말라는 채찍을 스스로 내린다. 김시동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노동과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시 「손가락 오형제」의 오형제는 다섯 손가락의 비유다. 화자는 건초염에 걸려서 고생을 하고 있다. 과도한 노동에서 얻은 이 병으로 손가락들은 “퇴직하고 싶다”고 운다. 그러나 현실은 손가락의 아우성을 돌아볼 수가 없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멋내는 것을 뒤로 미루고” 양식과 돈과 열매를 찾아 쉼 없는 노동을 하고 있는 손가락들이다. 화자는 이 손가락들을 보는 것이 착잡하다. 이 손가락들이 보배인데 건초염에 걸리도록 노동을 해야 하다니. 생업을 위한 노동의 고역은 그만의 일이 아니다. 수많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산다. 김시동은 이런 생활의 고역 속에서 시를 꽉 붙잡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고 축복이다. 그가 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시는 그의 곁에 있을 것이며, 시가 그의 곁에 있는 한 김시동은 반드시 아름다운 운명의 꽃을 피울 것이다.
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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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가랫재 넘고 보니
거대한 주왕산 팔부능선 어귀에 붙은 황장재다
주름살마다 골골이 꽃샘바람이 일고
길게 누운 지품면 들에는 저녁놀 늦장이다
용추폭포 회오리 바람에 복사꽃 날리니
곤히 잠든 아내 얼굴은 어느덧 화색이다
옥계유원지 이정표 따라 달산면에 들어서니
맑은 물 오십천 물소리 반기듯 자맥질 힘차다
옥천사 여승의 염불 소리에 저녁이 늙어가고
팔각산 장국바위 위엄 아래 일던 바람도 조용히 지난다
백일홍처럼 고운 아내 내게 주심에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는 김서방 오늘 따라 더 뿌듯하다
바람결에 불빛 꼬리 춤추고
담장 아래 작약꽃 향기 날리는 이 밤에 도착하니
밤하늘 퉁퉁 부은 별빛 왕방울처럼 쏘아보고
켕한 보름달 장모님보다 먼저 나와 반기는
처갓집 사랑방 불빛 아래
새끼줄처럼 금실 좋은 장인장모님 그림자 어른거린다
아주 잘 생긴 대문 없는 훤한 마당에는
장모님 보물창고 하우스가 있다
작은 평수라도 온갖 푸성귀 서로 잘났다고 뽐내고
올망졸망 서로 키 재기 바쁜 걸 볼 때마다
장모님 마음 항상 푸성귀처럼 따뜻하다
안산에서 출발한다는 딸 전화 한 통에
잠 못 드시고 뜬눈으로 기다리시는 장인장모
얼굴이 반가움에 보름달이다
손가락 오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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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초염에 고생이 많은 오형제
뜨거운 물로 사우나한다
혈관이 부드러워질 때 출근이다
퇴직하고 싶다고 우는 형제들
아우성에도 돌아보지 않는 현실은
어둠을 짊어지고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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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이 있고 돈이 있는 곳
알찬 열매가 잘 영글도록
멋내는 것은 뒤로 미루고
희망의 차표를 끊은 오형제다
-
형제들을 보면서 찹찹하다
보배가 따로 없는데도 말이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견스럽다
하지만 오늘도 아픔을 주고 있는 나
매끄러운 옷 사주지 못해
늘 형제들을 보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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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국수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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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고향 부엌
푸성귀들 토막살인의 본고지다
불이 화력에 따라 춤추던 물이
목에 힘주고 있는 국수의 몸을
아주 유연성 있게 만들어
양푼이로 이동시키는데
밭에서 온 푸성귀와
공장에서 온 국수가
칼의 고향 부엌에서 첫 만남이다
냉장고에 걸어둔
붉은 옷 한 벌 입혀주면
뒤엉키어 진땀 흘리는데
찰떡궁합의 진가가 따로 없다
반들반들 고운 맵시 부드러운 마음씨에
목젖 침이 먼저 문을 열어 드린다
맛나게 살아가는 비빔국수 부부의
첫발 내딛는 순간
이미 뇌에서는 행진곡이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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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비빔국수처럼
맛있게 살아보자 여보
모자라는 건 맞춰가면서 말이요
반쪽끼리 비비고 살다보면
맛나는 한세월이
아마 기쁨으로 가득차지 않겠나
--
제1부
손가락 오형제·13
일터는 자루 속이다·14
저울·15
약봉지는 한때 친구였다·16
돈의 양식은 땀이다·18
보물섬인 고통의 미학·19
건초염의 원망·20
오월의 서오릉·21
면역력·22
현금지급기·24
조기 폐차·25
비야 고맙다·26
꽃들에게 비는 장례식장이다·27
인사동 거리처럼·28
기준·30
제2부
시끄러운 봄·33
저승에서 온 택배·34
내 고향 지금쯤에는·35
어버이날·36
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38
금곡을 아시나요·40
할미꽃을 보고 나는 알았지·41
팽목항에서 받은 메시지·42
지황은 아버지의 손가락·43
꽃등·44
뿌리·45
분신·46
북망산 첫차·48
사람꽃·50
산은 어머니십니다·51
제3부
얼굴팽이·55
태양의 하루·56
봄날 예찬·57
사모·58
이 비 그치기 전에·59
비빔국수 부부·60
비 안마기·62
흑심·63
찔레꽃·64
조각보·65
달의 사랑·66
부용화·68
코스모스·69
접시꽃 아내·70
땀띠 꽃·72
제4부
무서운 봄·75
월령교의 사랑·76
나비의 화려한 날·78
장곡사의 시주·79
제비꽃이 내게 한 말·80
인동초의 내심·82
여왕의 절규·83
홀씨·84
설국·85
비움·86
바람의 낭송·87
바위의 성품·88
모기를 사랑한 남자·89
비는 스승·90
해설 자연과 노동과 질병의 시학 / 공광규·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