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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철학자의 유쾌한 만남

고명수, 강응섭 저 | 세창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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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4117624 / 208쪽 140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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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시인은 어떻게 시를 잉태할까요? 철학자는 시를 어떻게 사유할까요? 책의 출발은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철학자가 ‘시간은 시인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난다’며 강물처럼 흐르는 시인의 감성을 예찬하였습니다. 그런 시인의 감성이 어떻게 시로 나타나고 철학은 이런 시를 어떻게 일상으로 풀어낼지가 궁금하였습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처음 기획을 제시하였을 때, 두 분의 곤혹스러운 표정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기존과 다른 책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겸양의 마음이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학교수이며 시인이신 고명수 선생님은 “제가 보편적인 시인의 마음을 보여 줄 수 있을까요?” 걱정과 기대를 하셨습니다. 또한 대학교수이며 정신분석학을 연구하시는 강응섭 선생님은 “아직 가야 하는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걱정하시던 기억도 납니다. 상대방을 전혀 모르던 두 분이 책이라는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지난 2년여 기간 동안 글로써 상대방을 응시한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요? 저자이신 고명수 시인은 처음에 이런 의문을 던져 주셨습니다. “시인과 철학자, 이 둘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둘은 공통으로 말을 다루는 일을 합니다. 말을 통해 사물과 정신과 마음을 드러냅니다. 시인이 비유와 상징의 언어로 자신의 마음을 형상화한다면, 철학자는 자신의 사상을 개념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이제 같은 말(언어)을 사용하면서도 그것을 운용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눕니다. 과연 이 대화는 이어질 수 있을까요?” 예술과 철학의 사유를 통해 보는 감성과 이성의 유쾌한 뉘앙스. 일찍이 시인인 휠더린과 사상가 하이데거의 관계에서 보이듯이 시인과 철학자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모두가 언어로서 표현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책의 내용은 대화의 형식을 빌렸지만 ‘시(詩)’를 중심으로 한 각자의 이야기입니다. 한 저자의 글만 읽어도 충분한, 그런 책입니다. 한 분야에서 창작과 연구를 하는 서로 다른 개인이 시와 철학으로 만나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대화입니다. 저자들은 그 분야를 대표하는 사람은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자부심과 엄밀함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가진 창작자이자 연구자입니다. 나오는 시들은 멋들어진 문구를 가진 시가 아닙니다. 그저 곱씹을수록 담백함과 친근함이 묻어나는 시입니다. 그리고 심오하고 어려운 철학이 아닙니다. 진솔함과 배려가 있는 철학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시와 철학이라는 큰 주제를 너무 작게 다루었다고 꾸중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보고 넓게 다루는 것만이 좋을까요? 작지만 큰 모습을 담은, 부분이지만 전체로 통하는, 그런 이야기고 싶습니다. 사람과 사람, 생각과 생각의 교차점을 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과 생각이 오고 가는 사거리에서 무작정 이 책을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감성과 이성>이라는 큰 주제로 시작하는 시리즈의 첫 번째 책입니다. 모쪼록 독자 여러분도 저희와 같은 마음으로 시와 철학을 만나 주시고, 앞으로 계속될 화가, 소설가 등도 기대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저자 소개

  • 저자 : 고명수, 강응섭
고명수
동국대학교 국어교육과를 나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원대학교 복지학부 사회복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문학치료연구소 소장으로 ‘문학치료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한국독서치료학회 이사, 문학비평가협회 이사, 문예계간지 『문학과 창작』, 무크지 『노는사람들』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시인으로는 월간 『현대시』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한국시문학상, 동국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마스터 키』, 『금시조를 찾아서』, 『내 생의 이파리는 브리스틀 콘 소나무 가지 끝에 걸려 있다』, 저서는 『한국 모더니즘 시인론』, 『시란 무엇인가』, 『나의 꽃밭에 님의 꽃이 피었습니다-민족의 청년, 한용운』, 『시 창작 강의』, 『문학의 이해』, 『21세기의 교양』, 『어린이글쓰기치료』 등이 있다.

강응섭
총신대학교 신학과, 프랑스 몽펠리에III(폴 발레리)대학교 정신분석학과를 거쳐 몽펠리에개신교신학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가을부터 서초구에 있는 예명대학원대학교에서 조직신학, 정신분석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한국에 온 라캉과 4차 산업혁명』, 『라깡과 기독교의 대화: 라깡의 정신분석으로 기독교 읽기』, 『동일시와 노예의지』, 『프로이트: 무의식을 통해 마음을 분석하다』, 『자크 라캉과 성서해석: 정신분석학으로 성서 읽기』, 『자크 라캉의 《세미나》 읽기』, 『첫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프로이트와 라캉의 사랑론』, 역서로 『라캉 신드롬』, 『신화 꿈 신비』, 『여성의 에로틱한 열정과 페티시즘-라캉과 클레람보의 직물과 정신분석』, 『라깡 세미나·에크리 독해 I』(공역) 등이 있다.




책 속에서

12p. 시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즉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남겨 두라는 것이지요. 마치 제주해녀가 제일 좋은 전복은 제일 기쁜 날인 ‘님 오시는 날’ 따다 주려고 물속 바위에 붙은 채로 남겨 두듯이 말입니다. 말을 아끼고 절제하는 곳에 시의 매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지요. 시인은 왜 이처럼 말을 빙 돌려서 눙치고 에둘러 말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재미있어서일 것입니다.

20p. 시인은 가장 본질적인 것을 서두에서 말합니다. ‘말(언어)로 마음의 물고를 틔우는 것’, 그것을 시(詩)라고 제시합니다. 그러니까 말이 사물을 구분(경계) 짓기도 하고, 마음도 가른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 따르면, 말이 있기 전에는 사물을 구분 짓는 일이 없고, 마음을 가르는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구분도 없고 가르는 것도 없는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물을 구분하는 일이 생기고, 마음을 가르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것은 말 때문입니다.

29p. 삶의 유한성과 존재의 무상함에 대해, 베일에 가려진 세계와 존재의 비밀에 대해 시인들은 누구보다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궁금해하는 존재들일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들은 지구별에 처음 온 ‘어린왕자’처럼 사물을 낯설게 보고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겠지요. 존재와 세계의 비밀에 대한 궁금증은 시인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49p. 우리가 얼굴을 전혀 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노상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살짝 볼 수 있고 잠시 볼 수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본 얼굴이 이어져서 우리가 생각하는 얼굴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눈에 어려 있는 상(像), 여러 겹의 상, 그 상들의 행렬, 그것이 얼굴입니다. 무수한 얼굴 상의 나열, 이것을 ‘기표의 고리’라고 라캉은 말했습니다.

58p. 소중한 것들, 아름다운 것들을 떠나보내고 마주한 암울한 식민지의 현실 속에서 시인은 한없이 부끄러워합니다. 부끄러운 이름, 부끄러운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해 슬퍼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거대한 어두움에 짓눌려 저항 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채 살아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원통함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확신을 가지고 노래합니다.

75p. 프로이트가 이야기한 경계 없는 순수한 신경증, 순수한 정신증, 순수한 도착증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것이고, 현실에서는 세 개의 요소가 겹쳐져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늘 경계는 복합성을 띱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할 때 Complex가 복합성이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는 복합성의 자리, 경계와 경계가 부딪히는 자리입니다. 이 경계가 얼마나 복합적이냐를 살피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118p. 소비사회 속에서 사는 우리의 운명은 수족관에 갇힌 산낙지와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게주인은 산낙지에게 필요한 공기와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주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게주인의 이윤을 위한 것입니다. 포획된 산낙지가 싱싱해야 더 많은 손님이 가게를 찾아올 테니까요. 그러나 주인이 넣어 준 공기가 “아우슈비츠의 독가스보다 더 잔인하고 음흉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산낙지가 몇이나 될까요?

138p. 우리는 ‘친환경, 친경제’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친환경을 주장하면서 핵발전소를 건설합니다. 전기차 소비를 추진하면서 세금을 뺀 가격에 전기를 공급합니다. 이것이 친경제라고 홍보합니다. 우리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친경제적이라고 하고, 핵발전과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고 선전합니다. ‘차가운 자본주의’는 발톱을 숨기고 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료에 붙는 세금이 전기 소비세에도 부과된다면 이제 전기차는 친경제가 아니게 됩니다. 전기차와 관련된 종사자들은 세금 폭탄 아래 놓이게 되는 시한부 기간을 살게 됩니다.

 

목차

시작하며… 6
시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9
시란 마음의 전복을 따는 일이었습니다 18
시인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27
마주하신 본질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39
시인은 무엇을 노래해야 할까요? 52
시인이 노래하신 갈매기의 이름이 궁금합니다 66
존재를 드러내는 언어란 무엇일까요? 80
충만한 이름을 지켜 내고 감당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97
풍요 속에서도 간절하게 궁핍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11
문화가 불편하고 불쾌하게 다가왔습니다. 122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에 대하여 141
시인은 다시 돌아온 첫사랑을 만나셨는지요? 157
유쾌한 만남 후에…
- 시와 중용 173
- 정신분석(학)과 정신말(줄) 195
참고문헌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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