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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용서 적개심, 아량, 정의

원제 : Anger and Forgiveness: Resentment, Generosity

마사 C. 누스바움 저 | 강동혁 역 | 뿌리와이파리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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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4621011 / 58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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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불행히도, 제 책은 주제가 지나칠 만큼 시의적절한 순간에 대한민국에서 출간됩니다” -마사 C. 누스바움, 한국어판 서문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분노를 자극하는 사회였습니다. 부의 양극화에 따라 일어나는 ‘갑질’을 비롯한 온갖 사회 부조리, 청소년의 잔혹한 흉악범죄와 파렴치한 성범죄, 일상적으로 짓밟히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 이 모든 곪아터진 상처를 소독하고 돌봐주기는커녕 구더기처럼 그 피고름 속에서 뒹굴던 이전 정부를 떠올리자면, 이른바 적폐 청산을 우리 시대의 화두로, 분노를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감정으로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분노하지 말라는 말에서 “가만히 있으라”던, 한스럽고 위선적인 명령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사회가 정상화되고 분노가 해소된 지금까지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너무 쉽게 누군가에 대한 분노를 처벌 형태로 해소하려 드는 것일지 모르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를 움직이는 분노라는 감정을 면밀히 검토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로 보입니다. 사실, 최근 남북의 해빙 분위기를 가능하게 한 것도 응징과 보복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분노에서 벗어나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한 전향적 결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건설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조금씩 보이는 요즘입니다. 한편으로는 물을 흐려 이 희망을 지저분한 보복의 무대로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이 보이기도 하죠. 그 어느 때보다도 명징한 분별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석학, 누스바움에 의해 재정의된 ‘분노’와 ‘용서’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 사법 차원에까지 이르는 온갖 불평등으로 인한 ‘갑질’로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한 이 사회에서 한국인들은 직장에서도, 전철이나 버스, 가게에서 잠깐 만나는 사람을 상대로도, 온갖 분노를 느끼고 삭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며 살아간다. 이토록 일상적인 감정에 대해, 한편에서는 분노야말로 정의 사회를 실현하는 추동력이라며 ‘분노하라’고 부르짖고, 다른 한편에서는 분노를 삭이거나 다스릴 대상으로 보고 ‘힐링’으로의 과몰입으로 넘쳐난다. 우리 시대를 선도하는 유명 지식인 중 한 사람인 마사 C. 누스바움은 이 책에서 ‘분노’와 ‘용서’를 재정의하면서 분노의 본질이 복수와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복수가 건전한 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비합리적인 행위라고 파악하는 만큼, 누스바움은 ‘말도 안 돼!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표현으로 축약되는 분노를 ‘이행-분노Transition Anger’라는 이름으로 구분하며, 마틴 루터 킹 목사, 넬슨 만델라 등이 보여주었던 감정이 바로 이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용서는 분노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일까? 누스바움은 대단히 감상적으로 취급되는 용서 개념의 다양한 구조를 유대교와 기독교, 세속 도덕의 전통 속에서 탐구한다. 누스바움은 가해자가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격하시키는 대가로 용서를 베풀어주는 거래적·교환적 용서란 모든 문제를 서열과 상대적 지위의 문제로 치환해버리는 자아도취적 분노 및 보복과 맥을 같이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태도는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과거지향적 태도로, 누스바움은 피해가 발생했을 때 누가 더 잘못을 많이 했는지 따져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몸을 낮추고 빌며 자비를 청하는 거래적 용서를 하기보다 피해사실이 있었음을 공인하고, 최대한 그 피해를 복구하며, 다시는 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미래지향적 태도를 요구한다. 친밀한 관계, 중간 영역, 정치적 영역에 적용된 누스바움의 통찰력 깊고 박학한 시각은 분노와 용서 모두에 놀랍도록 새로운 빛을 비춘다. 복수의 여신에서 자비의 여신으로 이 책은 2014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진행된 ‘존 로크 강좌’의 강의록을 기반으로 하였다. 누스바움은 복수의 여신들이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다스림 덕분에 도시문명과 공존할 수 있는, 정의로운 분노의 신 에우메니데스로 변화한다는 그리스 비극 『오레스테이아』의 결말부분을 인용하면서 강의를 시작한다. 이후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현대의 사회심리학자, 철학자들의 철학적 논의를 광범위하게 참조하면서 분노라는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다양한 문학작품과 현실의 여러 사건들, 심리학적 논의들을 근거로 들어 자신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나간다. 분노와 용서를 재정의한 뒤, 누스바움은 세 가지 영역에서 분노의 작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첫 번째 영역, ‘친밀한 관계’에서는 자식이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모가 취해야 하는 감정적 반응에 대해 문학작품의 분석을 곁들여 교육자로서의 지론을 내놓거나, 내면에 집중하여 분노를 곱씹게 만드는 현대의 심리치료 기법에 대한 비판적 입장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두 번째로 누스바움은 가게 점원 혹은 전철이나 비행기에서 만난 사람, 직장 동료나 상사 등 ‘중간 영역’의 타인이 분노를 촉발하는 경우를 다룬다. 이때 누스바움은 세네카의 서신을 참조하며 스토아학파적 금욕주의 및 거리 두기를 효과적인 전략으로 제안한다. 만일 거리 두기가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피해가 초래됐을 경우에는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 ‘정치적 영역’에서, 사법제도에 분노라는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누스바움의 입장은 확고하다. 범죄를 예방하거나, 범죄피해를 사후적으로 복구하는 데에 분노라는 감정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점을 국가 간 사례를 비교분석함으로써 강력하게 제시한다. 또한 분노 감정이 개입할 경우, 사법제도가 가진 자들과 못 가진 자들 사이에서 불균형하게 작동하게 된다는 우려도 확실히 전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감자들을 보유한 미국의 사례를 중심적으로 다루지만, 흉악범죄와 관련된 기사가 뜰 때마다 ‘범죄자 인권만 있고 피해자 인권은 없느냐?’는 식의 댓글이 달리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생각할 거리가 될 것이다. ‘분노해야 할 때는 분노해야 한다’는 말은 언제나 옳은가? 우리는 겉으로는 공동체의 미래를 염려하는 듯 통합과 화해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본인의 잇속만을 차리며 부조리한 현실에 무조건 순응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너무도 많이 목격해왔다.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도, 이들이 저지른 부당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도 못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구성원 대다수의 신뢰를 잃기에 이르렀다. 2016년 OECD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부를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24퍼센트만이 ‘그렇다’고 대답해 OECD 평균인 42퍼센트에 크게 못 미쳤다. 그렇다면 누스바움은 사법체계 전체나 사회가 오염되어 있어 법적 대응이 불가능한 경우에 발생하는 분노는 어떻게 설명할까? 이 경우에도 누스바움은 분노를 철저히 거부한다. 구체적으로는 영국 식민통치하의 인도, 흑백차별이 여전하던 20세기 전반의 미국, 아파르트헤이트로 흑백 간의 갈등이 절정에 이르러 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배경으로 간디와 마틴 루터 킹, 넬슨 만델라가 보여주었던 ‘비-분노’의 가치를 확인해나간다. 흥미로운 것은, 누스바움이 기존의 ‘비폭력’이라는 외양에 집중하는 대신 ‘비-분노’라는 감정적이고 내면적인 차원의 혁명으로 초점을 옮겨놓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자기 자신에 대한 억압된 분노를 품고 있으면서도 히틀러에 대해서는 이상적이고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비폭력’을 주장했던 간디보다는, 전략적으로 폭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결코 분노에 휘둘리지는 않았던 넬슨 만델라가 높이 평가된다. 이 책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제는 허울 좋고 명목만 남았거나 그저 교조화된 신념으로만 존재하는 ‘인권’에 대해서, 정의와 자비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 소개

1947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로서 뉴욕 대학교에서 연극학과 서양고전학으로 학사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고전철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하버드 대학교 철학과와 고전학과에서 교수직을 시작하여 석좌교수가 되었으며, 1980년대 초에 브라운 대학교 철학과로 옮겨 역시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시카고 대학교 철학과, 로스쿨, 신학교에서 법학․윤리학 석좌교수로 활발히 강의하고 있다. 그는 학문적 탁월성을 인정받아 미국철학회장을 역임했고, 1988년에 미국학술원 회원으로, 2008년에 영국학술원 해외회원으로 선출되었을 뿐 아니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과 함께 인도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놈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 등과 함께 미국 외교전문지《포린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2005, 2008년)나 뽑히기도 한 그는, 2008년 한국학술진흥재단 주최로 열리는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를 통해 ‘감정과 정치문화’라는 주제로 서울대, 고려대, 계명대에서 강연을 진행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저서로는 『사랑의 지식(Love's Knowledge)』(1990), 『시적 정의(Poetic Justice)』(1996),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For Love of Country)』(1996), 『인간다움의 함양(Cultivating Humanity)』(1997), 『성과 사회 정의(Sex and Social Justice)』(1998), 『선의 허약성(The Fragility of Goodness)』(2001), 『인간다움으로부터의 은둔(Hiding from Humanity)』(2004), 『동물 권리(Animal Rights)』(2004), 『학교는 시장이 아니다 NOT FOR PROFIT』(2010), 『능력 창조(Creating Capabilities)』(2011) 등 다수가 있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미스터리 작가를 위한 법의학 Q&A』 『신비한 동물 사전 원작 시나리오』 『불량 변호사』 『우리가 묻어버린 것들』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1, 2』 『혐오에서 인류애로』 등이 있다. 주로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을 번역하며, 언젠가 본인의 작품을 쓰게 될 날을 준비하고 있다.

목차

감사의 말
한국어판 서문

제1장 서론: 복수의 여신에서 자비의 여신으로

제2장 분노: 나약함, 갚아주기, 지위 격하
1. 분노: 잃어버린 고리
2. 분노: 인지, 느낌, 에우다이모니즘
3. 분노의 요소
4. 분노와 피해 갚아주기
5. 세 가지 길: 이행
6. 합리적 감정으로서의 이행-분노: 분노의 도구적 역할
7. 신의 분노
8. 분노와 젠더
9. 분노와는 다른 ‘반응적 태도’: 감사, 슬픔, 혐오, 증오, 경멸, 시기
10. 분노를 지키는 문지기: 평온한 성품

제3장 용서: 계보학적 탐구
1. 용서와 계보학
2. 유대교의 테슈바: 작위 및 부작위에 관한 점수 매기기
3. 기독교의 교환적 용서: 내면세계의 점수 매기기
4. 무조건적 용서
5. 반대편 갈래: 잃어버렸다 되찾은 아들, 말러가 말하는 사랑의 종교
6. 유대교 전통의 소수의견
7. 인간의 취약성 인정하기?
부록: <진노의 날>

제4장 친밀한 관계: 분노의 함정
1. 취약성과 깊이
2. 친밀성과 신뢰
3. 잘못된 사회적 가치관: 망신주기와 통제
4.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분노: 잃어버렸다 되찾은 딸?
5. 부모에 대한 자녀의 분노
6. 감사와 상호성
7. 연인과 배우자: 긴장
8. 연인과 배우자: 배신, 결별
9. 자신에 대한 분노
10. 가족관계에 관한 법

제5장 중간 영역: 스토아주의로 충분하다
1. 매일매일 분노
2. 중간 영역에 관한 스토아주의자들의 주장
3. 일상적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실수로 엉뚱한 사람 탓하기와 편파적으로 평가하기
4. 중간 영역의 중간: 직장동료와 지인들
5. 무상의 감사
6. 복지에 대한 침해: 법으로 넘기기
7. 평온한 성품

제6장 정치적 영역: 일상에서의 정의
1. 에우메니데스
2. 이번에도, 왜곡된 사회적 가치
3. 부당한 행위와 법의 통치: 보복이라는 과제, 교화라는 과제
4. 비-분노와 형법
5. 자비: 사후조치를 사전조치와 연결하기

제7장 정치적 영역: 혁명적 정의
1. 고귀한 분노?
2. 이행의 이야기: 페이턴의 『울어라, 사랑하는 조국이여』
3. 혁명적 비-분노: 이론과 실천
4. 만델라의 이상한 아량
5. 용서 없이는 미래도 없다?

제8장 결론: 세상의 눈

부록 A: 감정과 『생각의 격변』 부록 B: 분노와 비난 부록 C: 분노와 그 종류
옮긴이의 말│후주│참고문헌│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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