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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개의 심장

원제 : Sobach'e Serdtse (1925)
시리즈 : 열린책들 세계문학 [344]

미하일 불가꼬프 저 | 정연호 역 | 열린책들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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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2134 / 338쪽 / 415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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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891년 5월 3일, 당시 러시아 제국의 일부이던 도시 끼예프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모두 러시아인으로 양가 모두 사제 집안이었으며 아버지 아파나시 불가꼬프는 끼예프 신학교 교수였다. 1901년 제2끼예프 김나지움에 입학한 후 러시아와 유럽 문학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며, 1909년 끼예프 대학 의학부에 입학했다. 1913년 첫 번째 부인과 결혼하는데, 이후 그는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을 경험하게 된다. 1916년 소아과 전공의로 대학을 졸업한 뒤 불가꼬프는 내전 시기에 여러 정권의 여러 부대에 군의관으로 차출된다. 1919년 신문 <그르즈느이>에 사설을 게재한 것을 시작으로 소품들을 발표하며, 그해 말부터 의료 활동을 완전히 중단하고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1920년대 전반기에 희곡 <자기방어>, <뚜르빈의 형제들>, 장편소설 <백위군> 등을 비롯한 많은 작품을 발표하지만 반소비에뜨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결국 1929년 모든 작품의 출판 및 공연이 금지되기에 이른다. 이에 그는 소련을 떠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는 청원서를 스딸린과 고리끼 등에게 보내며, 스딸린이 직접 전화로 그에게 일자리를 약속해 주어 간신히 모스끄바의 예술 극장에서 조연출로 일할 수 있게 된다. 이후 그는 연극계를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 간다. 오랜 세월을 강요된 침묵 속에서 살아가던 불가꼬프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혈압성 신장 경화로 시력을 잃는 등의 고통을 겪다가 1940년 2월 13일 사망한다. 

1928년 처음 작업에 들어가 불가꼬프가 사망 직전까지 수정과 보완을 거듭했던 <거장과 마르가리따>는 작가의 최고작일 뿐 아니라 20세기 최고의 러시아 소설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살만 루슈디의 <악마의 시>에 영향을 미치는 등 수많은 예술가와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남편과 이혼하고 불가꼬프의 세 번째 부인이 되는 엘레나 세르게예브나 쉴로프스까야의 모습이 이 작품의 여주인공 마르가리따에 많이 반영되어 있으며, 그녀는 시력을 잃은 불가꼬프의 구술에 따라 작품을 수정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작가의 사후 20년이 지난 1966~1967년, 많은 부분이 삭제된 형태이긴 하지만 <모스끄바>지에 처음 발표되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이를 계기로 그의 작품 세계가 재조명되기 시작한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중편소설 <개의 심장>, <악마의 서사시>, 희곡 <조야의 아파트>, <아담과 이브」, <질주> 등이 있다.


 

역자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불가코프 작품에 나타난 서술 기법의 특징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러시아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논문으로는 「도스토옙스키 문학에 있어서 <자유>의 주제」, 「불가코프적 그로테스크 특성」, 「불가코프 작품에 나타난 <타임머쉰>의 모티브」, 「불가코프 작품에 나타난 <동물>의 형상」, 「불가코프 작품에 나타난 <의사>의 형상」 등이 있다. 『체계적으로 배우는 생활 러시아어 문법』, 『러시아 문학 영화 감상법』, 『슬라브 문화의 이해』를 지었으며, 『불가코프 중편선』, 『비운의 달걀』, 『이반 바실리예비치』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우우우 ─ 구구구구 ─ 우우! 아, 나를 좀 보세요, 내가 죽어 갑니다!
눈보라가 개구멍 밑으로 불면서 내게 마지막 임종 기도를 해주고 있어요.
나도 눈보라와 함께 울부짖습니다. 끝장이야, 난 끝장!
더러운 원통형 모자를 뒤집어쓴 무용지물의 인간, 인민 경제 중앙회 공무원들의 표준 식사 보급 식당에 근무하는 그 요리사 놈이 내게 펄펄 끓는 물을 끼얹는 바람에 그만 왼쪽 옆구리에 화상을 입고 말았지.
아아, 그 파충류 같은 악당 놈.
그러면서, 뭐 자기가 쁘롤레따리아라고!
오, 하느님 맙소사, 아이고 아파라!
뼛속까지 끓는 물이 스며드는구나.
나는 지금 울부짖습니다, 울부짖어요. 우우우 ─, 울부짖는다고요.
그래, 내가 지금 이렇게 울부짖는다고 좋아질 게 뭐 있나?
내가 무엇으로 방해했단 말인가? 무엇으로?
그 구정물 쓰레기통 좀 파헤치며 뒤적였다고, 그래 인민 경제 회의 몫의 음식까지 내가 정말 다 말아 먹었나?
탐욕스러운 인간. 여러분도 그놈 같은 낯짝은 어디서든지 볼 수 있을 거예요. 하늘 높은 줄은 모르고 세상 넓은 줄만 아는 인간! 누르스름한 낯짝을 한 도둑놈.
아아, 인간, 인간들!

본문 9~10면


젊은 의사가 뭔가를 경계하는 듯한 사악한 눈빛으로 개에게서 한시도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다가서더니, 등 바로 뒤에서 오른손을 꺼내자마자 재빨리 개의 코에다 축축한 솜뭉치를 밀어 넣었다.
순간 샤릭은 정신이 멍해졌고 머릿속에선 뭔가가 가볍게 빙빙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샤릭은 한 번 껑충 뛰어올라 옆으로 비킬 수는 있었다.
젊은 의사도 덩달아 뛰어오르며 갑자기 솜뭉치로 샤릭의 온 낯짝을 발라 막기 시작했다.
곧 호흡이 차단되었다.
그러나, 한 번 더 개는 뿌리치며 도망칠 수 있었다.
<악당……> 하는 생각이 개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리고 한 번 더 솜뭉치가 바싹 달라붙어 왔다.
그러자 갑자기 관찰실 한가운데에 거대한 호수가 나타났으며, 호수 위의 조그만 조각배들 안에는 내세의 천진난만한 개들이 매우 쾌활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마침내, 개의 다리는 뼈대 없이 흐물흐물해지더니 꺾이며 굽어졌다.
「탁자로!」

본문 98~99면


「허 참, 젊은 사람…….」
모욕당한 드이르낀이 쓰디쓴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이게 바로 열심히 일한 대가지. 밤에 잠도 안 자고,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면서 일하지. 하지만 결과는 항상 한 가지, 귀싸대기 얻어맞는 것뿐이야. 혹시 당신도 귀싸대기 치러 온 거 아냐? 뭐…… 때리세요, 뭐. 드이르낀을 때려 버려요. 보다시피, 드이르낀의 상판대기는 뭐 국가의 소유니깐. 혹시, 당신은 손이 아플까 봐 못 때리시나? 그럼 뭐, 저 가지 달린 촛대를 잡으시지, 뭐.」
이렇게 말하고 나서, 드이르낀은 책상 바로 뒤에서 포동포동한 볼때기를 유혹적으로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까로뜨꼬프는 의심쩍은 듯 수줍어하며 웃더니 가지 달린 촛대의 자루를 움켜잡았다.
그러고는 초들이 꽂혀 있는 부분으로 드이르낀의 머리를 <파삭> 하는 소리와 함께 내리쳤다.
드이르낀의 코에서 책상보로 핏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드이르낀은 <살려 줘!> 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나서 사무실 안쪽 문을 통과해 달리기 시작했다.

본문 305~306면

 

목차

목차
개의 심장
악마의 서사시
역자 해설 - 불가꼬프적 사실주의, 기괴한 상상력과 만나다
미하일 아파나시예비치 불가꼬프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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