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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의 길

원제 : Un chemin de tables

마일리스 드 케랑갈 저 | 정혜용 역 | 열린책들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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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8907 / 16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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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진지한 성찰과 강렬하고 시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며 현대 프랑스 문단을 뒤흔들고 있는 소설가. 1967년 프랑스의 툴롱에서 태어나 르아브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루앙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후 파리에서 역사학, 철학, 민족학을 공부했고, EHESS(프랑스 사회 과학 고등 연구원)에서 1년간 수학했다. 2000년에 첫 작품 『구름 낀 하늘 아래를 걷다』를 출간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0년에 발표한 『다리의 탄생』으로 메디치상과 프란츠 헤셀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에 『동쪽으로 뻗은 접선』으로 랑데르노상을 수상했다. 2014년에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를 발표하면서 오랑주 뒤 리브르상, 웰컴 북 문학상 등을 비롯한 전 세계 10여 개 문학상을 휩쓸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녀를 오늘날 프랑스 문단의 대표 작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케랑갈은 그밖에 『떠도는 삶』(2003), 『꽃이나 화환은 사양합니다』(2006), 『케네디 해안 절벽로』(2008), 『이 밤 이 순간』(2014), 『식탁의 길』(2016) 등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식탁의 길』은 그녀의 최근작이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3대학 통번역대학원(E.S.I.T)에서 번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번역,출판기획 네트워크 ‘사이에’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단추전쟁》, 《집착》, 《산 자와 죽은 자》, 《에콜로지카》(공역), 《지하철 소녀 쟈지》, 《성 히에로니무스의 가호 아래》, 《파란색은 따뜻하다》, 《실험 소년 클라랑스》, 《지구를 구하려면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라》,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 줘》, 《삐에르와 장》, 《돈》, 《한 여자》, 《페르미나 마르케스》, 《틴틴의 모험 시리즈》, 《짝 이룬 남녀는 서로 사랑한다》,《현대의 삶을 그리는 화가》등이 있다.


 

책 속에서

여름 동안, 잔이 바로 그 현장에서 모로에게 보여 준 것은 예술가들의 얼렁뚱땅 요리, 모로가 알고 있는 요리, 각자의 역사가 뒤섞여 있는 친구들의 요리와는 전혀 딴판인 그 무엇이다. 잔은 모로를 다른 분야로, 생태주의의 영역으로, 대지의 자원이라는 영토로 이끈다. 이곳은 과일과 채소들, 그러니까 황금빛 배, 다이아몬드 호박, 이파리 달린 당근, 비프스테이크 토마토, 맛있는 뿌리채소들, 진보랏빛 개량종 가지, 그리고 파슬리, 샐비어, 쐐기풀 등의 야생초들로 이루어진 광대한 영역이다. 이곳은 목덜미를 잡아채야 하는 가금류들이 우글거리며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의 돼지에게 말을 걸고 태양이라는 이름의 황소가 떵떵거리는 그런 대륙이고, 인간적인 부엌이다. 또 다른 세상. 무슨 일인가 벌어진다. 모로는 잔이 대지와 계절에 주파수를 맞추고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고, 그녀의 에너지와 그녀가 드러내는 기분의 투명성 ─ 솔직한 즐거움, 휘몰아치는 분노 ─ 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모로가 그녀의 행위와 걸음과 시선이 발산하는 자신감을 대하고 몹시 흔들렸을 거라고 확신한다.
- 본문 18~19면

처음부터, 모로는 마법의 공간이나 마찬가지이며 놀이터인 동시에 실험실인 부엌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불과 물을 사용해 보고 여러 가지 기계와 조리 도구를 작동시키다가 곧 몇 가지 변환을 다스릴 줄 알게 된다. 용해와 결정, 기화와 비등, 고체 상태에서 액체 상태로의 이행, 냉에서 온으로의 이행, 백에서 흑으로의 이행 ─ 그리고 그 반대도 ─ , 날것에서 익힌 것으로의 이행을. 부엌은 세계의 변모가 일어나는 무대이다. 그리하여 요리라는 행위는 정해진 법칙을 따르는 놀이와는 다른 것으로 빠르게 바뀐다. 그것은 사물에 대한 가르침이고, 화학과 감각의 모험이다.
- 본문 27면

모로는 젊음을 발산하고, 침착하고, 우울하고, 은밀하다. 한 마리 고양이. 레몬 띄운 페리에 한 잔. 그 잔을 쥔 손. 대번에, 묘사해야 할 대상이 그 손이 된다. 그 손은 일을, 늘 일을 한다. 그건 놀라운 전문성을 발휘하는 도구, 제작하고 만지고 느끼는 ─ 감지기 ─ 감각적인 도구이다. 손가락 마디들이 특히 인상적인데, 3옥타브 넘어서까지 정확한 음을 짚어 낼 수 있고 재빨리 쫙 펼쳐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으며 동시에 여러 가지 동작들을 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처럼 길쭉하고 힘차다. 노동자의 손이자 예술가의 손. 따라서 희한한 손.
- 본문 89면

모로는 시장에서 돌아오면 눈코 뜰 새 없이 음식을 만드는데, 그래야 첫 번째 고객들이 주린 배로 모습을 드러낼 때쯤인 정오까지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이 빡빡한 시간 동안, 이 협소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은 엄청난 강도의 즉흥적 행위이자 아주 높은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온 감각의 실험인 동시에 재료 ─ 유기적이고 살아 있으며 초민감성인 재료 ─ 와의 부딪침이다. 내가 모로에게 그런 일을 어떻게 하는 건지 자세히 알려 달라고 하자, 모로는 어깨를 으쓱거리고, 입술을 비틀고, 턱을 쓰다듬는다. 재료에 집중해요. 재료를 드러내고, 재료에 포커스를 맞추는 편이에요. 가끔 서로 결이 다른 재료들이 어우러질 때 그것들은 입안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드러내죠. 이런 식의 결합, 이런 식의 대비, 그게 바로 그만의 요리법으로서, 시장에서 구입해 온 야채에 맞춰서 그가 해석하고 재창조해 내는 것이다. 가끔씩 모로는 자신이 만드는 음식의 깊이와 발전 및 변형 가능성을 알아내기 위해서 수심을 재듯 맛을 본다.
- 본문 105~106면

목차

1 베를린 / 되너 케밥
2 오네 / 케이크, 카르보나라, 수제 피자
3 식당들 / 투르느도 로시니
4 구타
5 직업 자격증 / 전통식 블랑케트 드 보, 사바용 프랑부아즈
6 초상화
7 라 벨 세종 / 버터 샐비어 뇨키
8 알리그르 / 돼지감자, 꾸리살
9 피로
10 아시아 / 포토푀, 부용
11 미식 세계 / 그라통, 잠두콩, 비둘기
12 코숑 드 레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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