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힘들어도 괴롭진 않아 원유헌의 구례일기

원유헌 저 | 르네상스 | 2018년 05월

미리보기 북트리

정가
$34.00
판매가
$18.7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7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북셀프

1시간도 길다! 5분만에 OK! 매장에서 직넙 책을 찾아가세요. 500원 추가적립!(선착순 천명/일)

가능매장 : 신세계강남점, 롯데스타시티점

북셀프로 구매하기 북셀프란?

ISBN : 9788990828798 / 288쪽 / 547g / 152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기자, 농부가 되다! 느리고 투박해도 유쾌한 좌충우돌 귀농 적응기! ‘사직서’라는 글씨를, 그것도 한자로 최대한 정성스럽게 써서 내니 기분은 최고였다. 지리산 노고단이 보이는 곳에서 드디어 내 맘대로 살 수 있게 된 거다! 농사짓는 인간, 호모 농農사피엔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괴롭진 않아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잠깐 멈춰서 이 이야기를 들어 보라! 이 책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한국일보에 〈원유헌의 구례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이야기를 다듬어 구성하였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았던 필자가 더 이상 주는 대로 먹고 시키는 대로 살고 싶지 않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전라남도 구례 땅으로 귀농을 했다. 처음 접하는 농사일에 안 그래도 짧고 굵은 신체조건과 느리고 둔한 운동신경으로 실수 연발이지만, 농사를 대하는 필자의 진지한 생각과 개성 강한 이웃들의 정 넘치는 도움 또는 참견이 유쾌하고도 따뜻하게 펼쳐진다. 처음에 텃세를 걱정했던 필자가 어느덧 이웃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시골 생활에 스며들어 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이 아저씨라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어진다. 구례가 고향인 사람도, 구례에 한 번도 안 가본 사람도 당장 짐을 꾸려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어지는 이야기! 지리산과 섬진강, 그곳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그곳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진짜 농부가 되고자 고군분투 중인 필자는 물론이고 별 얘기 아닌 것처럼 눙치듯 하시는 말씀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장씨 아저씨, 든든하고 따뜻한 아버지 어머니 같은 전 이장님과 오봉댁 어머니, 지혜롭고 순수한 천사이자 필자가 꼽는 인생의 롤 모델 간전댁 할머니……. 아니, 꼭 그들이 아니라도 괜찮을 것 같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한 발짝 물러선다면 그곳이 어디든, 거기에는 나의 그들이 있을 테니까.

저자 소개

67년 양띠. 도시에서 사진 많이 찍고 글 조금 쓰며 기자랍시고 살았다. 
2011년 연고가 전혀 없는 전남 구례로 내려와 농부입네 살고 있다. 
농사로는 밥 먹고 살기 힘들어 각종 아르바이트로 부족한 현찰을 메우고 있다. 
생각 없이 살고자 귀농했으나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의 계획은 계획 중이다.


 

머리말

내내 ‘왜 이렇게’였다.
다들 그렇게 산다지만 다들 그래야 하는 게 싫었다. 나는 후퇴를 꿈꿨다. 다시 돌아갈 생각도 없었다. ‘사직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쓰는 과정 모두가 나에게는 성스러운 의식이었다. 2011년 8월, 나는 한국은행 앞에서 마지막 퇴근 버스를 탔다.

사실 생각만큼 아름답지도 않다. 그래도 좋다. 빨리 가라고 하는 사람 없고, 그 길이 틀렸다고 하는 사람도 없다. 모든 게 내 맘이다.

맨 처음 정한 목표를 이루었다. 후퇴. 싫은 것과 거리 두기, 미운 사람 안 만나기, 나쁜 짓 안 하기, 돈 없으면 가만히 있기. 뒷걸음질만 한 건 아니다. 착하게 농사짓기, 많이 도와주기, 음악 듣기, 책 읽기, 마을 회관에서 밥 많이 먹기.

이곳의 힘은 사람이다. 사람들 덕에 산다. 어디선가 시골 인심에 대한 험한 소리도 들리고,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게는 좋은 사람들이 조금 더 많다. 그 덕에 산다. 글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이 은인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그들 덕을 보며 살 계획이다.

책 속에서

그렇게 좋은 봄, 이 화려한 봄날 오토바이의 종착지는 맨날 농장이다. 농장도 화려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봄비 내리고 따스한 바람 불더니 뭐든지 쑥쑥 자란다. 농막 주변은 핏빛 철쭉이 감쌌고 감나무 주변의 호밀은 다리 짧은 주인 가랑이까지 간지럽힌다. 감자밭과 마늘밭 옆 맨땅은 어느새 냉이꽃이 하얗게 덮었고 온갖 야생화가 산으로 이어진다.
(216쪽)


농장에 도착하니 간전댁 할머니가 와 계셨다. 이젠 “농장 안 델꼬 가면 걸어서라도 갈라요.” 하시던 협박 절차도 없이 그냥 오시기로 한 건가. “할머니, 말씀도 없이 언제 오셨대요!” 멀리서 걸어가면서 소리를 질렀지만, 할머니는 벙긋 웃기만 하신다. 뭐라 뭐라 말씀을 하는데 뻔히 안 들릴 줄 알면서 ‘나 핑계 대는 중이야.’ 하시는 거다. 가까이 다가가 다시 여쭈니 내가 하면 반나절거리 일을 마무리하며 변명을 하신다. “새벽에 눈이 떠졌는디 잠이 와야 말이제. 선재네 오늘 나락도 담아야 된디 들깨 뚜드릴 새가 어디 있으까 싶어 밝아진 담에 슬슬 걸어왔어요.”
(103쪽)


“어이 자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뭔지 안가?”
또 뭐라고 그러시려고 이러나 싶어 “농사일 아닌가요?” 했더니 “지금 지가 허고 있는 일이라네. 다 지가 제일 힘든 일 허고 산 줄 안단 말이여.” 하신다. 그러더니 “농사일 좋은 것이 뭐인가. 오늘 못 허먼 내일 허고 내일 못 허먼 모레 허고 그먼 되제.”
(89쪽)


“촌스러운 게 나쁜가?”
아저씨 말씀인즉, 촌스러움은 맘 편히 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비싼 거 좋은 거 먹고 입지 않아도 되고, 남들 의식하지 않고 내 생각대로 살 수 있는 생활 방식이다. 괜히 위에 사는 사람들 바라보면서 목 부러지지 말고 제 처지 깨닫고 살면 되는 거라 하신다. 앞만 보고 살다가는 인생에서 남는 장사 못한다고. 목소리 높이던 두 촌놈은 한마디 못하고 듣기만 했다.
(255쪽)


D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행님, 오늘은 감 깎아 몰랴야지요. 지금 농장으로 갈까요?” 뭘 하든지 힘이 넘치는 동생이다. 남들은 감이 나뭇가지를 꺾을 정도로 붙었다는데, 동생네 감 농사는 그렇지 못했다. 농약을 하지 않은 탓이다. 그래도 기운 빠지는 일은 없다. 오히려 우리 농장 감이 잘돼서 다행이라며 제 것처럼 좋아했다. 어른한테만 배우는 건 아닌가 보다.
(113쪽)

가끔 마을 회관을 지나치다가 어머니들과 눈이 마주치면 강렬한 손짓을 보내신다. 들어가 보면 “점심 안 잡솼지요? 여그서 잡숫고 가요. 동태 지져 놨은께 얼렁 한 그륵 잡솨.” 하신다. 점심을 먹었건 안 먹었건 고맙게 한 그릇 먹고 나면 “고맙소, 원샌” 하신다. 엥? 처음엔 이해가 안 됐다. 아니, 빈손으로 지나가던 놈 애써 불러들여 따순 밥 먹여 주시고는 먹은 놈한테 고맙다니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어머니들은 의아해하는 나에게 “반찬도 없는디 이렇게 들어와서 잘 잡순께 얼마나 고맙소.” 하신다. 당신들보다 한참 어린놈에게 여전히 존대를 하시지만 알맹이는 영락없이 자식 대하는 마음이다. 듣는 나도 엄마 말씀이려니 여긴다.
(180쪽)


모판을 넣어 둔 못자리를 살펴봤다. 하얗게 부직포를 씌워 놓은 모판 바닥이 촉촉해야 하는데 물이 다 빠져서 맨땅이 드러나 있었다. 전 이장님께 부리나케 달려갔다. “아버님, 못자리가 말랐던데요. 물 대야 되는 거 아닌가요?”
여전히 몸이 안 좋으신지 누워 계시던 어르신이 어서 오라며 몸을 일으키셨다. “걱정 안해도 돼. 아침에 보고 왔네. 처음엔 바닥에 물기만 있어도 다 빨아들이는 벱이여. 외나 물이 많아서 넘치먼 모가 녹아뿌네. 내일이나 물 들여보내면 돼.”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큰일 났나 싶다가도 어르신의 “괜찮네.” 한마디면 세상이 평온해진다.
(230쪽)


내려와서 1년 정도 아이는 힘들었다. 다른 문화와 말투와 몸짓에 적응하는 게 어른이라도 쉽지 않았을 거다. 부모로서도 걱정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아이가 얘기했다.
“난 다른 사람도 전부 우리처럼 사는 줄 알았어.”
무슨 소린가 했다.
“보니까 엄마 아빠 모두 있는 집도 그리 많지 않아. 우리가 당 연한 게 아니더라고.”
별 대꾸는 안 했지만 그때 많이 고마웠다.
(265쪽)


선재가 다시 묻는다.
“아빠는 이제 꿈이 뭔데?”
“아빠 꿈?”
선재 눈을 바라봤다. 그 눈으로 내 얘기가 쏙 빨려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빌었다.
“간전댁 할머니 나이 때 할머니처럼 되는 거. 모두에게는 아니라도 누구에겐가 도움이 되고 가르침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75쪽)

목차

여는 글_ 주는 대로 먹고 시키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았다

1부_ 여름, 풀은 못 이기는 벱이여
함부로 내려오지 마라
덕분에 등 따숩고 배부르게 삽니다
농사가 자연이라고?
그러고 가먼 속이 씨언헙디까?
경우 없는 종자
앞집에는 천사가 산다

2부_ 가을, 빨리 한다고 더 잘산단가?
다들 어디로 가는 건데?
갈고 뿌리고 거둬들이면 끝?
콤바인 앞에서 낫질
농촌은 농민들이 지켜라?
그냥 하는 수밖에

3부_ 겨울, 쉬어도 되고 쉬면 되는데
취중 연말 정산
스마트폰 유감
잘 안하고 잘 살란다
일흔, 꿈꾸기 좋은 나이
설 지나면 봄
새끼들 살펴 주라고 빌었제

4부_ 봄, 덕분에 살지요
덕분에 살지요
그렇게 좋은 봄
나는 아직 적응 중
농부의 땅
촌스러운 게 어때서!
자식 농사는 어디쯤?

추천의 글_ 낮은 효율, 높은 연비 그리고 농부 원유헌 (글/권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