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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329129 / 92쪽 / 341g / 210 x 14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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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장, 그 분주한 틈에 앉아 그려낸 사람들의 일상 그리고 상상 섬세한 터치의 일상그림으로 주목받는 신예 작가 김은미가 재래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림책에 담아냈다. 김은미는 2017년 4월부터 10월까지 성남 모란시장을 매일같이 찾아가,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상인들 곁에 앉아 그들의 인터뷰를 한편 한편 그림으로 옮겼다. 화폭에 담긴 상인들의 말들은 때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낱낱이, 때로는 그들의 상상 속에 아스라이 자리잡은 꿈과 희망을 그려내 보인다. 시장상인들이 내어준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턱을 괴고는 주변을 지나치는 사람들을 살피는 일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만만치 않게 부담스러운 일이겠지만 본래도 남의 말을 차분히 잘 들어주는 작가에게는 낯설지 않은 일이었다. 남들 같으면 상인들의 이야기에서 새로운 뭔가를 발견해내려 조바심을 냈겠지만, 역시나 이도저도 잘 주워담기만 하며 칭찬이든 지청구든 그저 웃음으로 응대하는 김은미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시장바구니에 잘도 담아내 한상 푸짐히 차려낸 것이다. 몽환적이고 아련한 꿈을 담아낸 세밀화들 햇볕을 가리느라, 비를 막느라 걸쳐놓은 비닐 천막들 사이로 비치는 햇볕을 담아놓은 그림들은 자연스럽게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아니, 그보다 이 그림책의 압권은 시장의 현장감을 넘어선 상인들의 상상과 꿈을 그려낸 장면들이다. 낚시광이면서 수족관을 운영하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부분에서는 그가 바닷가의 거대한 암반에 앉아 낚시대를 드리운 장면이 그려져 있다. 그의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양, 저 멀리 바다로 우리를 데려다놓는 작가의 힘이 만만치 않다. “나랑 같이 산다고 평생 일하느라 고생하고 여기저기 아플 일만 있어. 제대로 같이 맘 편히 여행 한번 못 다녔는데.” 병상에 누운 아내를 떠올리는 상인의 후회가 담긴 말도 놓치지 않고 아름다운 풍경화로 그려냈다. 그 꿈 속에서 잠시 그 노부부 내외와 함께 걸어도 좋겠다. “여기는 사려고 하는 게 딱 있다니까. 내가 물건을 잘 찾는 건지 물건이 나를 잘 찾는 건지.” “오늘은 또 뭘 물어보려고 왔어. 이 나이 되면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별로 없어.” “살아보니 마음 편한 게 몸 편한 것보다 낫더라고.” “내가 낚시를 참 좋아해. 그래서 물고기 파는 장사 하는 거 아니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 “비가 와도 장사는 하지 그럼.” “몸은 여기서 일하고 있어도 마음만은 바다에 가 있어.” 짧은 말들과 작은 그림들이지만, 어느새 머릿속은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로 가득 찬다. 보기만 해도 눈이 부신 천막들, 고단함 속에 묻어나는 자신감. 왁자지껄 떠들썩한 시장 틈바구니에서 고단한 눈빛을 눈부신 햇빛으로 바꿔내는 작가의 솜씨에 작은 박수를 보낸다.
새벽에 집을 나와 짐을 싣고 장터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천막을 치는 거야.
담주에 뭐 하러 또 와. 할 얘기도 없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