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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피 [2판]

김이설 저 | 민음사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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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82625 / 19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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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고통도, 남자도, 핏줄도 공유하지 않은 새로운 가족의 탄생! 대형 신인 김이설이 무서운 솜씨로 그려 낸 21세기 신(新)가족 서사 ‘가족의 정의는 무엇인가?’ 한국 문학의 이 해묵은 숙고에 대해 이제 우리는 이렇게 되물어야만 할 것이다. ‘오늘의 가족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세계의 문학》에 전재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후, 민음사의 새로운 시리즈 ‘민음 경장편’ 의 시작을 열게 된 김이설의 첫 단행본 『나쁜 피』는 과거 한국 문학이 그려 온 전통적인 가족의 단상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가족이 어떤 의미를 함의하는지 진... 고통도, 남자도, 핏줄도 공유하지 않은 새로운 가족의 탄생! 대형 신인 김이설이 무서운 솜씨로 그려 낸 21세기 신(新)가족 서사 ‘가족의 정의는 무엇인가?’ 한국 문학의 이 해묵은 숙고에 대해 이제 우리는 이렇게 되물어야만 할 것이다. ‘오늘의 가족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세계의 문학》에 전재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후, 민음사의 새로운 시리즈 ‘민음 경장편’ 의 시작을 열게 된 김이설의 첫 단행본 『나쁜 피』는 과거 한국 문학이 그려 온 전통적인 가족의 단상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가족이 어떤 의미를 함의하는지 진지하게 조명하고 모색한 놀랍도록 신선한 작품이다. 증오라는 나쁜 피를 타고난 한 여자가 그 피를 흘려보내고 새로운 가족을 발견하기까지의 지난한 겨울. 모든 불행을 안고 태어났기 때문에 더욱 위악적인 여자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피할 수 없는 매력은 바로 누구나 타고나는 가족이라는 운명에 대한 지독하게 솔직한 대답에 있다.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다시 가족이다. 결핍을 타고난 여자 화숙, 미완의 모성을 품은 여자 진순, 부모와 함께 언어를 잃은 소녀 혜주. 이 세 명의 여자가 이루는 인공 가족의 모습에서 우리는 핏줄과 성과 가부장을 넘어서서 새롭게 구축되어 가는 21세기형 가족의 모습을 본다. 문학평론가 김미현은 김이설을 “고전적인 주제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시각으로 재편하는 능력”을 가진 보기 드문 작가라고 평한 바 있다. 보기 드문 것은 가치가 있다. 우회하지 않고 삶의 내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직설적인 시선이 빛나는 『나쁜 피』는 근래 보기 드문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치열한 현실을 진정한 언어로 그릴 줄 아는 작가 김이설 가족이라는 고통스러운 '운명', 그 너머를 꿈꾸는 '새로운 이야기(異說)' 2006년, 서울역 노숙자 소녀의 천진한 어조로 어두운 절망을 이야기한 등단작 「열세 살」에서부터 작가 김이설의 행보는 사뭇 남다르다. 신예 작가라고 하면 따라오게 마련인 ‘소비 지향적인 발랄함’이나 ‘팝적인 감수성’과 같은 수식은 그녀의 소설에 걸맞지 않는다. 박완서, 이혜경, 신경숙의 계보를 이어 오늘의 가족 서사를 보여 줄 한국 문학의 기대주로서, 김이설은 오히려 그러한 요즘 감성의 대척점에 놓인 ‘치열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작가다. 그런 김이설이 『나쁜 피』에서 그리고 있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삶의 선택지에서 뭔가에 홀린 듯 최악의 답을 선택해 나가는 하층민 여자의, 불행으로 점철된 인생이다. 폭력적인 외삼촌과 알코올중독자 할머니, 불륜으로 병든 외사촌과 함께 수많은 절망을 겪으며 고물상 동네에서 살아가는 그녀가 메마른 어조로 토로하는 가족이라는 운명적인 절망은 문득 몸서리칠 만큼 위악적이고 순수하게 고통스럽다. 그러나 그 모든 운명이 지나간 뒤, 주인공 화숙이 햇빛 비치는 겨울의 끝자락에 이르러 가족을 넘어선 새로운 가족을 발견하는 마지막 순간, 우리는 이전의 절망이 지극히 깊었기에 더욱 숨 막힐 듯 다가오는 삶의 향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증류되지도 휘발되지도 않은 짙은 삶의 날 향이 바로 김이설의 작품이 발하는 체취이다. 굳이 전복하려 들지 않아 더욱 전복적으로 다가오는 문학적 틀에, 가장 오래된 문학적 주제인 ‘운명의 극복’을 담아낼 줄 아는 작가, 김이설의 이야기는 한국 문학이 기다려 온 ‘새로운 이야기(異說)’임에 틀림없다. ■ 줄거리 고물상이 모여 있는 황폐한 천변 어귀. 알코올중독자인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며, 폭력적인 외삼촌과 지긋지긋한 가난, 지독한 애정결핍을 견뎌야 했던 화숙은 어느 날 도박에 미친 남편과의 별거 후 옛사랑과 자취를 감춘 외사촌 수연의 실종 소식과 함께 수연이 남기고 간 조카 혜주를 떠맡게 된다. 수연의 옛 남자 재현에 대한 감출 수 없는 연모의 정, 끝까지 ‘보통의 삶’을 살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괴감, 유일하게 자기 소유라고 할 수 있었던 오락실의 폐업까지, 화숙을 둘러싼 현실이 점차 고통스러워져 가는 한편, 이상할 정도의 모성을 혜주에게 쏟기 시작한 옆집 친구 진순은 혜주를 자기 아이로 삼기 위해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화숙의 외삼촌을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 날, 떠나갈 때와 마찬가지로 홀연히 돌아온 수연을 향해 화숙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결코 밝혀서는 안 되었을 ‘어떤 비밀’을 고하고, 그것을 듣고 고뇌하던 수연은 조용히 화숙에게 작별을 고하는데……. 그 겨울의 끝, 딸 수연의 죽음을 오해한 외삼촌이 복수를 위해 나섰다가 의문사하고 알코올중독이 심해진 할머니가 시설에 가게 되면서 홀로된 화숙은 진순과 조카 혜주를 데리고 천변 어귀에 세 사람 만의 새로운 가족을 이룬다. 증오라는 ‘나쁜 피’가 흐르는 일가를 둘러싼 절망과 좌절, 그리고 새로운 가족의 탄생. ■ 작품 해설 중에서 김이설이 탐구하는 현실 속의 인물들은 2000년대 후반기 소설의 기대주들이다. 그들은 때로 독자가 의식적, 감정적으로 쉽사리 호응하기 어려운 최악의 고통에 이르기도 하면서, 싸우고 울고 몸부림치지만 비명을 지르기보다 비틀린 입술 사이로 욕지기와 신음 소리를 내뱉으며, 끈질기게 자기 몫의 고통을 상연 중이다. 그러다가 어떤 최악의 순간에 이르러서는 그 순간만의 고유한 잔인성을 잃고 차라리 덤덤해진 채로, 고통과 밀착되어 마치 고통 속에 자기의 자리를 잡아 버린 듯한 모습을 마치 ‘평범한’ 사태인 양 보여 주기도 한다. 이것은 김이설식 현실이 드러내는 그만의 새로운 이야기(異說)이기에, 앞으로 김이설에 대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백지은(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 저자 : 김이설
1975년 충남 예산 출생.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열세 살」로 등단했다.

책 속에서

혜주가 온 건 다음 날이었다. 방문을 여니 할머니가 밥을 먹이고 있었다. 상에는 물 만 밥에 부스러기 김, 참치 캔이 하나 있었다. 나를 본 혜주가 벌떡 일어나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아가. 울지 마라. 아가, 아가.”
할머니가 등을 쓸었지만 달랠수록 울음소리가 커졌다. 아이고, 아가. 이게 무슨 일이냐, 대체. 혜주의 울음소리보다 할머니의 탄식이 더 듣기 싫었다.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시끄러, 다들 입 좀 다물어 봐!”
혜주가 더 크게 울어 댔다.
“네 엄마 닮았어? 왜 자꾸 울어.”
-19쪽

“나는 겨우 열두 살이었어.”
“그건 수연이도 마찬가지였어.”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죽도록 맞고 돌아오더니, 며칠 뒤에는 아예 사라져 버렸어. 남은 식구들은 길바닥에 내쫓겨야 했고. 아버지가 정말 부정한 짓을 했다면 억울하지도 않아. 수연이 어머니와 무슨 일이라도 있었다면 나도 수연이에게 다가가지 않았을 거야.”
나는 멈칫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같이 사라졌잖아.”
-133쪽

“다녀오셨어요.”
안채로 들어서자 혜주가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색연필을 쥐고 있던 혜주가 다시 바닥에 엎드려 발을 까닥거리며 그림을 그렸다. 여자 셋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림의 구석에는 세모 지붕의 집 한 채, 하늘에는 노란 해가 떠 있었다. 뛰어왔어 내 몸은 어느새 땀으로 흥건했다. 진순이 깨끗한 수건으로 내 이마를 닦아 주었다.
“밥 줄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195쪽

 

목차

목차
천변 어귀
고리
겨울 황사
작가의 말
작품 해설_ 이설(異說)의 현실, 현실의 이설 : 백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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