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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지퍼 다는 연구나 하시오

허경발 저 | 니케북스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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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4361840 / 272쪽 215 x 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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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국내 최초 BCG로 암의 면역치료 시도한 靑廈 허경발 박사, 70년 의사 인생을 회고하다 배에 지퍼 다는 연구나 하시오 때로 열심히 살아온 한 사람의 인생 보고서가 어떤 자기계발서나 인생지침서보다 더 큰 감동과 교훈을 줄 수 있다. 바로 그런 인생 보고서가 출간되었다. 한국 외과의학의 산 역사, 허경발 박사가 의사로 살아온 70년을 회고하며 집필한 《배에 지퍼 다는 연구나 하시오》가 그런 책이다. 올해 91세. 박사는 고령이라는 선입견이 무색할 만큼 유려한 육필로 직접 책을 집필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비롯된 꼼꼼한 자료 수집 및 보관, 젊은이 못지않은 또렷한 기억력을 바탕으로 술술 써 내려간 허경발 박사의 책은 심각한 의학서가 아니라 한 의사의 결코 녹록지 않았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따뜻하고 유쾌한’ 삶의 이야기이다, 허 박사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집필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제 내 나이 90이 되었고, 의사로 살아온 세월만도 70여 년이 되어간다. 긴 세월 겪은 이러저러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두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의사로 살아오는 동안 만약 나에게 오해가 있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이 기록이 당시의 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더불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열심히 일해 왔다는 보고도 하고 싶었다.” 허 박사가 책에서 들려주는 의사로서의 삶의 보고, 삶의 궤적은 그의 정신과 품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글 사이사이 담긴 학(學)과 덕(德)의 깊이는 후배 의사는 물론, 우리 일반인들에게도 잔잔한 감동과 깊은 가르침을 준다. 이 책 속에는 허 박사가 의술을 통해 맺은 인연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 인연 중엔 시인 박목월, 이당 김은호, 평보 서희환 등 문화예술계 인맥은 물론 김종필 전 국무총리, 방우영 전 조선일보 회장 등 유명 인사들이 있다. 하지만 허 박사가 정말 잊을 수 없는 인연들은 평범한 환자들이다. “사람 배에 지퍼 다는 연구나 해라.”라며 호통 치던 환자 덕분에 그는 간 내 담석이 소장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측도(側道)형성술을 개발, 이후 많은 담석 환자들의 고통을 치유해주었다. 이런저런 환자들과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은 허 박사의 따뜻한 인술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허 박사는 순천향대학병원 개원부터 합류, 의료원장과 대학원장을 거쳐 그곳에서 정년퇴직을 했다. 정년퇴직 후 70이 넘은 나이에 의사 인생 2막을 보훈병원 원장으로 보냈다. 보훈병원 재직 시를 회고한 글에서는 그가 얼마나 많은 개선과 개혁을 통해 명(名) 병원장의 모범적 모습을 보여주었는지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 책에서는 담석수술의 최고권위자답게 <담석증에 대한 이해와 오해> 그리고 <병에도 멜로디가 있다> 등 우리에게 필요한 의학 지식도 일부 알려주고 있다.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공을 세웠지만 목표로 했던 일을 성취한 뒤에는 그 공을 빌미로 이득을 취하지 아니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스승님의 말씀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왔다는 허 박사의 면모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추천사에서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다. “허 박사는 한평생 의사로 봉직하면서 주어진 환경과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과 성의를 다하는 모습으로, 보기 드물게 나에게 깊은 감명을 준 인물이다. ……청하는 병고에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늘 깊은 연민을 가지고 함께 병마와 싸워온 훌륭한 의사다. … 1988년 보사부 장관직을 추천했을 때 자신의 천직을 다하겠다며 그 자리를 사양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저자 소개

허 박사는 8·15해방과 6·25 등 우리 민족의 최대 격동기를 거치면서 1951년 세브란스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그 후 학문의 폭과 깊이를 더하기 위해 1954년 뉴욕대학 벨뷰(Bellevue) 병원과 뉴욕 사이댄햄(Sydenham) 병원에서 외과학 수련을 받았다. 허 교수는 환자 수술에만 주력하는 여느 외과의사와는 달리 실험의학에 남다른 관심과 흥미를 갖고 우수한 논문을 많이 발표했다. 특히 췌장외분비기능과 담즙분비연구에는 독보적인 업적을 냈으며 그중 사람에서의 췌장외분비반응을 규명한 논문은 에 발표되었다.
그리고 담낭외 담석의 빈도가 높던 시기 담석 수술 후 재발 또는 잔류 담석으로 인한 재수술의 번거로움을 감소시키기 위해 조영제 희석법을 이용한 효과적인 담도 조영술을 개발, 많은 담석증 환자들을 재수술의 고통에서 구해주었다. 이 논문은 미국외과학회지 에 게재됨으로써 그의 학문적인 공헌을 인정받게 되었다. 허 박사는 1971년 위암 및 흑색종 환자에 BCG 요법을 시도하여 우리나라에 항암면역요법을 도입하는 개척자적 학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1972년 허 박사의 BCG 면역치료요법은 한국의료계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논란이 심했지만 결국 실제 효과와 외국 문헌의 입증에 밀려 논란은 이내 사라졌다. 허경발 박사는 순천향대학병원 개원부터 합류하여, 의료원장과 대학원장을 거쳐 그곳에서 정년퇴직했다. 그리고 70이 넘은 나이에 보훈병원 원장으로 의사 인생 2막을 보냈다.


책 속에서


악성종양에 BCG를 사용한 것은 1971년부터로 환자는 1년 전 담석수술을 했던 육(陸)모 여사였다. 육 여사는 수술한 자리가 불편하다며 입원을 했고 진찰, 검사한 결과 담석재발은 아니었다. 그래서 통원치료를 하기로 했는데 퇴원 직전 허리의 통증을 호소했다.
허리 X 레이 사진을 보니 허리뼈가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 말 그대로 청천벽력이었다. 방사선과 진단은 전이성 암이라는 것이었다. 다음날 전신의 뼈를 촬영해보니 벌써 두개골까지 전이되어 있었다. 퇴원을 보류하고 다시 정밀 검사를 해보니 오른쪽 하복부에 콩알만한 혹이 발견되었다. 그 혹을 생검(生檢)해보니 전이성 흑색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원발(原發) 암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49쪽)

BCG를 사용해보니 육 여사의 임상 소견이 대단히 호전되었다. 이에 욕심이 생겨 다른 위암 환자 등에도 사용해보았다. 그랬더니 DNCB 양성 환자 등 중에서 호전 증세가 나타났다. DNCB검사를 하지 않는 시골 병원에서도 위암 재발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BCG를 써서 좋은 효과를 보았다는 편지가 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요법에 대한 소란한 논쟁이 잦아들었고, 늦은 밤 집으로 전화를 걸어 비난을 퍼붓던 장난도 잠잠해졌다. 미국 주간지인 TIME 지 1972년 5월 22일자 P44에 여성 유방암 치료에 BCG 요법이 유효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끄럽던 비난의 소리가 종적을 감추었다.(52쪽)

그 날도 담석환자의 수술을 끝내고 진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경북영덕군에 사는 서용수씨가 들어왔다.
“선생님 지난 5년 동안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데 몸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요?”
환자를 살펴보고 간단한 검사를 해보니 전형적인 담석 증세와 황달이 있는 상태였다.
수술 10일 후 방사선과에 가서 T튜브로 조영제를 투입하여 담도조영 촬영을 했다. X 레이 결과를 본 나는 기겁을 했다. 총수담관 안에 또 담석이 다시 가득 차있지 않은가.
고심 끝에 환자에게 사실을 알리고 2차 수술을 시행했다. 2차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10일 후, 다시 담도조영술을 해보니 또 돌이 가득 들어 있었다. 환자가 눈치를 채고 무엇이 잘못되었나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이와 같은 경우가 발생한 적이 있었는데, 적당한 수술법이 없어서 미국에서 공부할 때 은사였던 뉴욕대학(NYU)의 존 멀홀랜드(John H. Mulholland) 교수에게 상황 보고와 처치법에 대한 상담 편지를 보냈었다.
편지 내용과 보브 교수의 논문을 검토하고 용기백배되어 환자에게 상세한 설명을 한 다음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환자는 묵묵부답, 몹시 화난 얼굴이었다. 한참 후 고개를 든 환자는 거세게 항의를 했다.
“내 배에 칼질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마세요. 대신 뭐 하나 가르쳐줄테니 그것에 대한 연구나 해보세요.” 주치의로서의 체면이나 자존심이 다 구겨진 나는 그의 얼굴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그것이 뭡니까?” 하고 물었다.
“사람 배에 지퍼 다는 연구나 하란 말이요. 담석이 재발하거든 지퍼를 열어 담석을 제거하고 지퍼를 스윽 닫으라는 말이요. 알겠소?” 하고는 돌아 누워버렸다.
(65쪽-69쪽)

가을 하늘 맑은 어느 날, 시골 농부 한 사람이 들길을 걷다가 그만 독사에 물리고 말았다. 원래 가을 독사는 특이 무서운 독을 지니고 있기에 이 농부는 죽음의 공포에 떨면서도 아픔을 참으며 빨리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광경을 본 어떤 노인이 친절하게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어서 수를 써야지. 독사에 물렸을 때는 그 독사를 잡아 도로 물어주어야 해. 그러면 1:1이 되어 독이 중화되는 법일세.”
농부는 노인이 절박한 순간에 나타난 구세주라 여기면서 노인의 분부대로 독을 중화시켜보겠다는 일념에 독사를 잡아 입으로 물려고 했다. 순간 입 움직임이 사람보다 날쌘 독사는 그 농부의 혀를 먼저 물고 말았다. 두 번째 공격으로 2:0이 된 것이다. 이때 다시 1:1을 되려면 독사보다 더 빨리 두 번을 물어야 하는데 농부는 그럴 용기와 힘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중화 효과를 포기하고 서둘러 병원을 찾았다.(95쪽-96쪽)

의사로서 경험을 쌓다보니 정말 병에도 멜로디가 있었다. 예를 들면 겉으로는 아주 점잖은 분위기의 신사인데, 진찰실에 들어오면 태도가 확 달라지는 사람이 있다. 빨리빨리 진찰해달라, 몹시 아프다 등등으로 소란을 피우는 환자는 필경 신석, 또는 담석 등으로 담관이 막혀 고생하는 환자이다.
반대로 몹시 아픈데도 애써 참으면서 공손한 태도로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사람은 복막염 등 복막 자극 증세가 있는 사람이다. 이런 환자들은 배를 펴지 않으려 하고 무릎을 구부려야 편하다고 한다.
물을 마시거나 기타 음식을 먹으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는 장폐쇄, 담석증, 췌장염 등의 질환이 있을 때이고, 음식을 먹은 후 약간이라도 속이 편안해지는 경우는 위궤양이나 위염이 있을 때이다.
이렇게 환자의 행동 등등으로 병 진단의 실마리가 나오게 되기도 하지만 자세한 문진(問診)을 통해야 보다 많은 진단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환자의 식사관계, 대소변의 규칙성, 구토와 설사 혹은 변비 증세의 유무, 체중의 변화 등등을 종합 검토하면 특별한 기계적 검사를 하기 전이라도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환자와의 대화, 문진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멀홀랜드 교수의 말처럼 좋은 의사가 된다는 것은 병이 들려주는 멜로디를 잘, 올바로 알아차리는 것이다.(175쪽-176쪽)

목차

추천사 - 향기로운 인연, 허경발 박사의 회고록 출간을 축하하며 ? 009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정년퇴임 논문집 권두사
- 우리 의학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외과 의사 ? 012
책머리에 - 의사로 살아온 70년을 회고하며 ? 015

◇ 1장 의사의 길 파란만장의 길, 의사가 되다 ? 021
6·25전쟁터에서 선진 의술을 만나다 ? 027
내 의사 인생의 스승, 선배 그리고 동료들…… ? 033
뉴욕 벨뷰병원 제 3외과의 낙상(落想) ? 040
국내 최초로 암에 BCG 새 요법 시행하다 ? 045
순천향병원 개원과 흥미로운 에피소드 ? 053
제자의 책 속 H 박사는 누구? ? 059

◇ 2장 잊을 수 없는 환자들 사람 배에 ‘지퍼’다는 연구나 하시오 ? 065
갑상선 수술과 박목월 시인의 청노루 ? 070
김은호 화백의 도화봉작도(桃花蜂雀圖) ? 076
헛똑똑한 서울‘놈’ 의사 ? 081
세계 최대의 담석을 지닌 스물넷 젊은이 ? 087
50환 짜리로 100만 환을 낸 담도폐쇄증 환자 ? 090
1:1 과 2:0 ? 095
대변을 걸러 담석을 모아온 원 생원(生員) ? 101
간암 수술 후 19년 생존한 엄 차관의 부친 ? 104
맥주가 약이다, 약! ? 109
손해 배상을 요구하던 위암 환자의 부인 ? 112
맹장염으로 사망, 항의하던 보호자들은 왜? ? 118
서희환 선생이 주신 ‘씨뿌려 거두고’ ? 123
12.12 사태로 총상을 입은 이재천 장군 ? 127
내가 담석 수집가가 된 까닭은? ? 130

◇ 3장 의사 인생 2막 대통령 비서실에 편지를 보낸 천 선생 ? 137
3년간 점심을 해결했던 직원식당 ? 146
보훈병원에 침구시술을 설치하게 된 배경 ? 149
호스피스 제도가 절실했던 위암 환자 ? 152
노벨 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며 ? 157
원주 유공자 진료 문제를 해결해준 친구, 방우영 회장 ? 160
병원장의 독창가(獨唱歌) ? 164

◇ 4장 몸과 병, 의술의 이해 병에도 멜로디가 있다 ? 173
담석증 수술에 대한 이해와 오해 ? 177
보르도 학회 참석과 간내담석 ? 186
항문은 똑똑하다 ? 193
오른쪽 하복부의 병은 다 맹장염인가? ? 197
마취의 기원은 웃음 가스 ? 201
인턴 생활이란 의사로서 평생 직업의 시작이다 ? 209
외과 교과서에 프로메테우스 신화? ? 213

◇ 5장 나를 이끌어준 한마디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 219
매일 세 가지를 반성하라 ? 223
고전(古典)에서 찾은 가슴에 남는 구절들 ? 227

◇ 6장 진료실 밖의 이야기 부친이 만든 월소리(月沼里)의 호일보(鎬逸洑) ? 235
어머니의 와사증(?斜症)과 불효자 의사 ? 243
아내의 눈을 팔러 온 조카 ? 246
황 교수의 양반론 ? 249
가짜의사 허정모 사건 ? 253
대학병원장 P 박사가 구속된 사연 ? 256

◇ INTERVIEW 대한민국 외과계 큰 어른 靑厦 許?渤 박사 ?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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