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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밀밭은 없다

김채형 저 | 청어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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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605384 / 248쪽 210 x 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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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잃어버린 꿈들의 유실물을 찾아가는 긴 여정
 사람들은 모두가 비슷한 삶을 산 것 같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자기만이 간직하고 있는 깊은 우물 속 비밀 같은 이야기들이 있듯이, 김채형 작가의 작품들은 익숙한 일상에 대한 특유의 친화적인 문체 뒤에 숨은 반란과 함께 그 끝을 넘어선 낯선 삶의 사랑법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마치 내 이야기나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최인호 작가가 한 말이 떠오른다. “남들은 내가 작품을 너무 쉽게 쓴다고 하는데, 나는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기 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모르고 하는 소리야.” 맞는 말이다. 김채형 작가도 분명 그랬으리란 생각이 든다.
『더 이상 밀밭은 없다』에서는 고향 친구와 사춘기 시절의 절망과 변해버린 고향, 일탈을 위한 여행, 캐나다에서 느끼는 고국에 대한 향수, 선생님을 짝사랑했던 소녀, 평범하게 사는 게 좋은 거라고 말하던 아버지의 변신과 그를 지켜보는 아들의 불안함, 눈폭풍에 갇혀 새삼 뒤돌아보는 삶, 아내에게 쫓겨난 꿈을 잃은 가장, 두 번의 결혼생활을 실패한 어머니와 가출을 일삼는 아내를 버릴 수 없다는 막내외삼촌, 죽은 아버지를 통해 자신의 누추한 삶을 반추하며 자신만의 공간을 원하는 화자, 빛 바랜 사진첩 같은 어린 시절 남자 친구와의 추억 등 9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다.
김채형 작가의 작품들은 허상이나 겉멋에 치우치지 않고 진지한 자기 체험과 함께 철저한 자기반성이나 회환들이 묻어나기에 그만큼 감동도 함께한다. 정말로 슬프면 눈물도 나오지 않는 것처럼 작가는 내면의 활화산 같은 고뇌를 오히려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기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채형
김채형
충청남도 보령 출생
2003년 <월간문학>에 「고양이가 사는 집」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작가의 관찰력이 뛰어나고 문학적인 현존성이 아주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고양이가 사는 집」과,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드러내는데 주력한 작품으로, 그 과정에서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의 영역에서는 간과되고 있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아울러 타자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의 문제를 과감히 제기하고 있다는 평을 받은 「물안개」를 비롯하여, 그동안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들과 신작 등 중.단편 8편을 모아 첫 소설집인 『그 사막에는 야생화가 있다』를 엮었다.





책 속에서

별똥별이 지다

 

 사월인데도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다. 북국 특유의 강풍이 휘-잉 지붕 밑을 훑고 지나가는 소리가 을씨년스럽다. 그녀는 한바탕 재채기를 해댄다. 감기에 몸살기까지 겹쳐 오는지 온 몸이 지끈거리기까지 해서 따끈한 한국식 방바닥이 간절해진다. 침대 옆에 깔아놓은 전기장판 스위치를 켜고 누워 담요를 턱까지 끌어올려 덮는다. 창문으로 네모진 회색빛 하늘이 들어와 마치 또 하나의 모포자락처럼 그녀의 얼굴을 덮어온다. 구름 한 조각이 빠르게 흘러 작은 하늘을 가로지른다.
누운 채로 고개를 돌려 책상 위에 놓인 탁상용 달력을 본다. 인터뷰 날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걸 확인한다. 준비를 빈틈없이 하고 가야할 텐데, 생각하면서도 다시 담요를 끌어당긴다. 몸이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 한다.
요즘 들어 향수병이 깊어진 탓인지, 그녀의 마음은 습관처럼 그 하늘 아래로 달려간다. 삼월만 되면 아지랑이가 곳곳에 피어오르고 온 세상이 수줍은 새색시의 웃음마냥 연분홍과 연초록으로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곳. 지금쯤 산은 온통 진달래색으로 꽃물이 들었었지.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병은 완쾌되었을까. 진달래꽃 속에서 그가 또다시 빙긋이 숫기 없는 미소를 보내온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소꿉동무 시절의 그의 모습이 확대되어 다가온다. 그녀는 또다시 가슴 한편에 아릿한 통증을 느낀다.

목차

작가의 말

더 이상 밀밭은 없다
그 겨울의 외출
첫사랑, 그리고 편지
아버지의 변신
눈폭풍 속에서
빙하기
바람소리
겨울풍경
별똥별이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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