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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저택

원제 : From The Dust Returned(2001)

레이 브래드버리 저 | 조호근 역 | 폴라북스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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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094572 / 25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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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55년의 기다림 끝에 출간된 레이 브래드버리 꿈의 작품!
환상문학의 대가가 평생을 바쳐 사랑한 단 하나의 이야기


지구의 작은 한 점에서 영원한 우주를 꿈꾼 작가, 환상문학의 음유시인 레이 브래드버리. 그의 서정적이면서 시적인 소설들은 SF와 환상문학의 입지를 주류 문학의 위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이주민의 정서, 소년의 감성, 인간에 대한 믿음을 담은 작품들은 그가 항상 소중하게 간직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삶과 죽음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엘리엇 가족’은 브래드버리가 자신의 가족 구성원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탄생시킨 대표적인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등장하는 단편들은 데뷔 초창기부터 평생을 함께한 주요 작품이자 그의 가장 사적인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현대문학 폴라북스는 ‘엘리엇 가족’의 시작과 끝을 다룬 브래드버리의 연작소설 『시월의 저택』을 ‘폴라 데이 앤드 나이트’를 통해 선보인다. 이 책은 1945년 「귀향 파티」를 시작으로 여러 잡지에 발표했지만 좀처럼 출판까지 이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레이 브래드버리가 새로운 글과 편집을 더해 55년이 지난 후 연작소설 형태로 완성한 책이다. 긴 세월을 거쳐 완성된 『시월의 저택』에서는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이제 막 발휘하는 젊은 브래드버리와 원숙함을 갖춘 거장 브래드버리가 이룬 특별한 ‘협업’과 마주할 수 있다. 핼러윈을 기다리던 소년과 사라지는 것들을 안타까워하는 청년, 아름다운 추억 하나하나가 기쁨인 노인의 모습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괴상한 가족 가운데 유일한 인간 아이, 티모시
영원한 존재들의 유한한 순간을 기록하다


4천 년이 넘는 시간의 기억을 간직한 이집트 미라 할머니, 밤에만 활동하는 아버지와 결코 잠들지 않는 어머니, 세상의 온갖 것들의 머릿속을 드나들 수 있는 누나 세시, 큰 날개로 밤하늘을 누비는 에이나르 삼촌 그리고 유령 사촌들…… 엘리엇 가족, 시월의 일족은 우리가 흔히 몬스터라고 부르는 ‘외국 도깨비’들이다. 영원한 삶을 사는 이들은 일반 사람들에게 때로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한편으로는 긴 세월 속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친밀한 존재이다. 시월의 저택 앞에 버려진 인간 아이 티모시는 이들에게 거두어져 자라면서 자신이 가족과 다른 존재라는 걸 깨닫고 혼란스러워한다. 특별한 능력이 없는 티모시는 다른 가족들을 부러워하고, 유한한 삶을 사는 자신의 신세를 슬퍼하지만 새로운 가족들과의 만남, 따뜻한 돌봄 속에서 삶과 죽음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한다. 영원의 존재들과 인간의 아이 티모시는 특별한 순간을 기록해나가며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을 만끽한다.
인간이지만 기괴한 가족의 일원인 티모시는 레이 브래드버리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한 주인공이자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잇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스스로를 현실과 환상, ‘두 세계의 주민’이라 여겼던 레이 브래드버리답게 티모시와 가족을 향한 작가의 애틋한 감정은 각별하다. 엘리엇 가족은 자유롭고 영원한 삶을 누리지만, 한편으로 (전설과 미신 속 존재답게) 사람들에게 잊히거나 강하게 부정당하면 쉽사리 ‘먼지처럼 사라져버리는’ 약한 존재이다. 브래드버리는 전쟁과 대공황, 이념의 대립으로 황폐화된 미국 사회에 가족적인 것, 환상과 낭만의 이야기가 설 곳이 없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소년 티모시가 이름을 기억하는 방법으로 가족을 지키고자 했던 것처럼, 그도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세계의 이야기를 계속해나갔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인 ‘From the Dust Retuned’는 그래서 흙과 먼지가 되어 사라진 옛 가족을 부르는 주문이자 다시 모일 날을 꿈꾸게 하는 약속이기도 하다.

다듬고, 고치고, 하나로 이어 탄생한 새로운 이야기
레이 브래드버리의 픽스업 소설은 특별하다


‘픽스업(Fix-up)’은 비슷한 성향과 유사한 흐름을 공유하는 독립된 단편들을 모아 하나의 새로운 소설로 선보이는 것을 뜻한다. 잡지 연재를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들이 주로 사용한 방식이지만 평생 300여 편에 달하는 단편을 발표하며 ‘단편의 제왕’으로 불렸던 레이 브래드버리이기에 『화성 연대기』, 『다크 카니발』 등 그의 픽스업 소설은 다른 작가들의 것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책의 주제와 성격에 맞추어 기존의 작품을 손보는 것은 물론 중간중간 이야기 사이를 새롭게 채우고, 절묘하게 배치하여 하나의 전시회처럼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시월의 저택』의 경우에는, 5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발표한 작품들을 연결시키는 작업이기에 더욱 세심하게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다듬고 하나로 잇는 작업은 단편들끼리만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었다. 이 책의 뒤에는 계속 반려되는 원고 투고에 지친 레이 브래드버리에게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담당 에이전트 돈 콩던이 있었고, 지금은 사라진 수많은 잡지, 편집자 들의 역사가 함께한다. 또한 ‘엘리엇 가족’이야기에 영감을 제공했지만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만화가 찰스 애덤스, 브래드버리를 믿고 기다린 독자들이 있었다. 자칫 평생의 아쉬움으로 남을 뻔한 이야기는 오랜 시간을 거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담아 브래드버리의 다른 작품들보다 더 깊고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저자 소개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 스타니스와프 렘과 함께 20세기 SF 문학의 입지를 주류 문학의 위상으로 끌어올린, 이제는 전설이 된 거장이다. 그의 서정적인 문체와 시적 감수성은 올더스 헉슬리가 “시인”에 비유한 바 있다.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구축한 그의 환상적인 작품 세계는 SF 문학의 범주를 넘어 일반 문단까지의 광범위한 독자층을 거느렸다. 


훗날 그의 여러 작품에서 ‘그린타운’으로 등장하는 일리노이 주 워키건에서 태어난 브래드버리는 고등학교 졸업 후 도서관에서 독학을 하며 방대한 지식을 쌓았다. 그는 스무 살에 발표한 첫 단편 「홀러보첸의 딜레마」를 시작으로 70여 년의 작가 생활 동안 소설, 시, 희곡, 에세이, 동화 등을 넘나들며 다방면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특히 300여 편의 단편소설을 남기면서 ‘단편의 제왕’이라 불렸다. 장편 『화성 연대기』 『민들레 와인』처럼 여러 단편을 모아 하나의 연작소설로 개작하기도 했으며, 연작단편집 『일러스트레이티드 맨』에서는 독특한 소재로 엮은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다양한 단편문학의 가능성을 시도했다. 또한 문명 비판서의 고전이 된 『화씨 451』과 같이 그의 작품들은 과학의 진보와 긍정적인 미래를 그린 종전의 경향과 달리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자주 그렸고, 이러한 세계관의 근저에 정신문화의 회복과 인간 본연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냈다. 


브래드버리는 평생 우주여행을 꿈꾸었지만 50여 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의 한집에 살며 비행기 대신 기차로 여행을 다녔다. 텔레비전을 비판했지만 자신의 단편들을 영상화한 [레이 브래드버리 극장]을 제작하여 각종 미디어 관련 상을 수상했고, 영화 [모비 딕]의 각본을 집필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족적을 남겼으며, 장르소설 작가로는 최초로 수상한 2000년 전미도서재단 평생공로상 외에 미국예술훈장, 프랑스문화훈장, 퓰리처 특별 표창상 등을 받았다. 


그가 91세를 일기로 타계했을 때 전 세계 문화계 인사들이 애도를 표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추도 성명에서 “브래드버리는 우리의 문화를 재편하고, 우리의 세계를 확장시켰다”라고 말했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아동과학서 및 SF소설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타임머신,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 『SF 명예의 전당 2: 화성의 오디세이』(공역) 가 있다. 

머리말

내가 창조한 등장인물은 모두 내가 어릴 적 시월 밤에 할머니네 집을 돌아다니던 친척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두고 싶다. 숙부 중에 진짜로 에이나르 아저씨가 있었으며,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사촌이나 숙부나 숙모와 연결되어 있다.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내 상상 속의 굴뚝 연통에, 층계에, 다락방에 그대로 살아서 떠다니고 있다. 한때 놀라울 정도로 어렸으며 핼러윈의 즐거움에 깊이 감동한 꼬마의 깊은 사랑을 원동력으로 삼아서. -레이 브래드버리

 


‘두 세계의 주민’이라 자신을 칭한 브래드버리답게, 그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들이 모인 『시월의 저택』에서도 두 가지 세계가 뒤섞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하나는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일리노이주 워키건이다. 멜빌, 포, 휘트니와 같은 작가들을 처음 만난 도서관과 미국 중서부의 광활하고 풍요로운 풍경은 그의 모든 작품 속에 깊이 아로새겨져 있다. 다른 하나의 세계는 할리우드다. 대공황 시대의 막바지에 브래드버리 일가는 일자리를 찾아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해 왔고, 이곳에서 그는 멕시코 및 아시아계 이민자, 유럽에서 도망쳐 온 문화계 종사자들이 뒤섞인 환경에서 새롭고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슬쩍 들여다본 격동기의 할리우드가, 기묘하고 괴상한 시월의 가족을 처음 품은 요람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뒤섞인 결과, 『시월의 저택』은 서정적이고 아련하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미국적인 핼러윈 이야기로 완성되었다. -옮긴이 조호근

책 속에서

부드럽고 거친 바람이 덜렁거리는 널판을 흔들고 지나가며 속삭이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이는 오직 세시뿐이었다. 고양이 다음으로 도착해서 가족 중에서 가장 예쁘고 특별한 딸이 된 세시는, 다른 사람들의 귓가를 어루만진 다음 그 마음속으로, 그리고 더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꿈속까지 들어가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 그녀는 그렇게 누운 채 멀리서 들려오는 비바람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며 언덕 너머에서, 한쪽 바다와 그 반대쪽으로 멀리 있는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살폈다. 북쪽에서 만년빙의 한기를 품고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나, 영원한 여름이 계속되는 멕시코만이나 아마존의 정글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숨결까지도.
-23~24쪽, 잠자는 소녀의 꿈

세시는 들판과 초원을 보며 생각했다. 그럴 가치가 있을지도 몰라. 오늘 밤 이후로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럴 가치가 있을지도 몰라. 문득 부모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다시 들려왔다. “조심해라. 땅에 묶인 하잘것없는 존재와 결혼해서 스러지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
그래요, 그래요. 세시는 생각했다. 만약 그가 나를 원한다면 나는 여기서 즉시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어요. 그러면 봄날 밤마다 떠돌아다닐 필요도, 새와 개와 고양이와 여우 속에 깃들일 필요도 없을 거예요. 그와 함께할 수 있으면 충분할 거예요. 오직 그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41쪽, 바람 속의 마녀

“부디, 제발, 저도 지금 도착할 가족들처럼 자라나게 해주세요. 늙지도 않고, 죽을 수도 없는 존재가 되게 해주세요. 다른 가족들은 자기들이 어떻게 해도 죽을 수가 없거나, 먼 옛날에 이미 죽은 이들이라고 말했어요. 세시도 그렇게 말하고, 어머니와 아버지도, 할머니도 그렇게 속삭이시는데, 그리고 이제 다른 가족들도 모두 오는데 저는 아무것도 될 수가 없어요. 벽을 뚫고 들어오거나 나무 위에 살거나 땅속에 살다가 17년 만에 비가 내리면 물을 타고 흘러나오는 이들도, 무리를 지어 뛰어나오는 이들도 될 수가 없어요! 저도 그렇게 되게 해주세요! 모두 영원히 사는데, 왜 저는 그럴 수 없나요?”
-61쪽, 귀향 파티

한때 기쁨이 가득했던 유럽과 미국의 하늘에는 이제 억압과 편견과 불신의 구름에 떠밀려온 우울한 기운만이 들어차 있었다. 귀향 파티에 참석했던 손님들은 다시 저택 근처로 돌아와 창문으로, 다락방으로, 지하실로 스며들어 재빨리 모습을 감추었다. 가족들은 무슨 일인지, 벌써 두 번째 귀향 파티를 하게 된 것인지, 세상이 종말을 맞이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게 여겼다. 그리고 세상의 끝이 다가왔다는 추측은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적어도 그들의 세상은 끝나고 있었으니까.
-109쪽, 돌아오는 이들

“삶은 방문일 뿐이며, 잠으로 완결되나니. 나는 죽음이라는 잠에서 찾아왔으니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거야. 생명이라는 잠 속에서 쉬기 위해 바삐 달려가는 거지. 내년 봄이 오면 나는 누군지 모를 아가씨나 부인의 벌집 속에 깃들인 씨앗이 되어, 생명을 받아 영글기를 기다리게 될 거야.”
“누난 이상해.” 티모시가 말했다.
“진짜 이상하지.”
“세상이 시작한 후로 누나 같은 사람이 많았을까?”
“알려진 사람은 거의 없어. 하지만 무덤에서 눈을 떠서 아직 어린 신부의 석류 같은 미궁 속에서 잠들 수 있다니, 운이 좋은 쪽 아닐까?”
-184~185쪽, 삶을 서두르라

목차

프롤로그 아름다운 이가 기다리네
1장 마을과 저택
2장 아누바, 도착하다
3장 꼭대기 다락방
4장 잠자는 소녀의 꿈
5장 바람 속의 마녀
6장 티모시는 언제?
7장 저택과 거미와 아이
8장 먼길을 온 생쥐
9장 귀향 파티
10장 시월의 서쪽
11장 돌아오는 이들
12장 오리엔트 북행 특급
13장 노스트룸 파라켈시우스 크룩
14장 시월의 종족
15장 에이나르 아저씨
16장 속삭이는 이들
17장 테베의 목소리
18장 삶을 서두르라
19장 굴뚝 청소
20장 여행하는 이
21장 먼지로 돌아가다
22장 기억하는 이의 이야기
23장 선물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해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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